간식이 살아서 돌아다니는 섬에 방문한 한 기자, 그리고 섬에 흩어져 있는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며 섬의 비밀을 밝혀내는 이야기. Bugsnax 는 영단어 Bug 와 Snacks 를 합친 단어를 제목으로 내세우는 단순한 제목의 게임으로, 간식거리처럼 생긴 벌레들이 돌아다니는 (언뜻 설정만 보면 무릉도원 같은) 섬을 탐험하며 맛있는 간식 벌레 “버그스낵스” 들을 포획하고, 해당 섬에 살고 있는 거주민들과 점점 친해지며, 그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내용의 스토리를 담고 있다. 게임 내 스토리의 서론은 다음과 같다: 주인공은 나름 유명한 기자이며, 전설적인 탐험가인 “리즈버트” 로부터 간식 모양의 생명체들이 서식하는 섬 “스낵투스섬” 에 오라는 초대를 받게 된다. 리즈버트의 경우, 이렇게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섬에서 자신과 같이 살아갈 여러 사람 – 정확히 말하자면 게임 내 등장하는 종족들은 인간과 비슷하게 생활하지만 생김새는 복슬복슬한 마스코트처럼 생긴 “그럼푸스” 인데, 편의상 앞으로 사람 또는 등장인물이라고 적겠다 – 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스낵투스섬에 작은 마을을 설립하게 되는데, 문제는 주인공이 섬에 도착했을 때 리즈버트는 사고로 인해 사라진 상태였고, 리즈버트 외 다른 사람들은 버그스낵스들을 포획하는 것을 어려워하며, 심지어 리즈버트가 사라진 후 생긴 공동체의 불화 때문에 대부분의 거주민들은 마을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처음 주인공이 섬에 도착했을 때 만나는 사람은 리즈버트가 아니라 임시 시장인 “필보” 이며, 버그스낵스를 잡는 튜토리얼을 이끌어 주는 역할 및 왜 주인공이 섬의 이곳저곳 살고 있는 사람들을 다시 마을로 불러오고 리즈버트를 찾아서 예전처럼 화목한 마을을 다시 이루어 내야 하는지 (= 이 게임의 메인 퀘스트들이 왜 그렇게 진행되는지) 에 대한 이유를 플레이어에게 쥐어 준다. 필보가 이 게임의 메인 퀘스트들을 담당하는 것처럼, 이후 섬 이곳저곳을 탐험하며 만나는 다른 인물들은 사이드 퀘스트들을 담당하게 되며, 특정 버그스낵스의 사진을 찍거나, 부탁을 들어주면 플레이어의 우편함으로 들어오는 가구들을 이용해 주인공의 집을 꾸미거나, 심지어 거대 버그스낵스를 사냥하는 것 등등, 메인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 말고도 이것저것 즐길 컨텐츠가 적지 않게 존재한다. 물론, 이 게임의 매력 포인트는 순수하게 스토리 및 게임의 분량에서 오는 게 아니라, 바로 다양한 버그스낵스를 잡는 과정에서 오는 것이다. 같은 장르의 다른 작품들처럼, 생명체 수집 및 도감 채우기가 게임 재미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게임인데, Bugsnax 의 게임플레이 과정에 흥미를 느끼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게임 내 등장하는 버그스낵스들이라는 존재 자체가 일반적인 생명체 수집 게임보다 플레이어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 큰 역할을 해내었다. 당장 생각을 해봐도, 사슴벌레나 잠자리같이 일반적인 곤충을 잡는 게임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날아다니는 올리브” 또는 “바닥에 기어다니는 감자튀김과 햄버거” 를 잡는 게임을 한다고 하면, “아니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기에 이런 생명체를 만드셨어요?” 라고 게임 개발자에게 물어보고 싶을 것이다. 버그스낵스들의 울음소리 및 비주얼 또한 게임의 아기자기함을 강조하면서 이 게임이 범상치 않다는 걸 보여 주는데, 커다란 피자가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모짜!!!! 모짜!!!!!!” 라고 외치는 모습이나, 샌드위치 여러 개가 하나의 긴 뱀처럼 움직이면서 바위를 올라가는 장면을 보게 되면, 버그스낵스들이 묘하게 현실에 존재하는 생명체처럼 움직이기는 하지만 시청각적으로는 너무 비현실적인 생명체라는 걸 느끼게 될 것이다. 두 번째로 게임플레이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버그스낵스들을 잡는 방법이 은근히 논리적이며 이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기믹을 실험해 보는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자면, 게임의 맨 처음에 만나는 딸기 버그스낵스는 바닥을 돌아다니는 단순한 생명체이기 때문에 원격 덫을 설치하고 멀리 떨어져 있으면 알아서 덫의 범위 안에 들어오고, 이를 플레이어가 조종해서 쉽게 잡을 수 있다. 그런데 바로 다음 지역에 나오는 햄버거 버그스낵스는 덫을 설치하면 그냥 머리로 박치기를 해서 부숴 버린다. 그러면 이 녀석은 어떻게 잡을까? 답은 이 특정 버그스낵스가 좋아하는 소스의 종류에 있는데, 케첩을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케첩을 다른 햄버거 버그스낵스에게 뿌려주면 서로 – 소싸움을 하는 것 마냥 – 부딪치면서 충돌사고를 일으키기 때문에 이때 기절한 버그스낵스를 잡기만 하면 포획할 수 있다. 이처럼 게임을 진행하면서 단순하게 한 가지 도구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포획 기기 및 소스를 사용해서 각 버그스낵스의 포획 방법을 알아내는 재미가 있었으며, 몇몇 버그스낵스의 경우 포획 방법이 두 가지 이상 존재하기 때문에 이것저것 실험해 보다가 (게임이 직접적으로 알려주지 않은) 독특한 포획 방법을 찾아 내는 재미도 있었다. 즉, 게임 내 존재하는 버그스낵스라는 생명체의 기묘함과 새로운 버그스낵스를 볼 때의 호기심, 그리고 이들을 잡는 방법을 탐구하는 재미 두 가지가 긍정적 시너지를 일으켜서, 게임플레이 면에서는 게임 내내 거의 버그스낵스 수집만 주구장창 하는데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게임플레이의 주요한 특징들은 이 정도면 적당히 적은 것 같은데, 그러면 이 게임의 스토리는 어떨까? 아기자기한 그래픽에 비해, 게임 내 스토리의 경우 아동용 게임과는 거리가 좀 멀며, 등장 인물들이 은근히 뼈를 때리는 대사를 하거나 기괴한 내용을 서술하는 부분들이 존재한다. 전자의 경우, 종족 특성상 등장인물들이 귀여워 보이기는 하지만 실제로 말하는 걸 들어보면 입이 험하거나 과거가 밝지 않은 경우들이 있으며, 게임 초반에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필보에게 적대적인 상황에서) 필보가 듣는 욕이나 서로 말싸움하는 걸 듣다 보면 숨이 턱 막혀오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후자의 경우, 게임 내 버그스낵스를 먹게 되면 생기는 부작용 때문에 게임의 은은한 기괴함이 부각되는데, 게임 내에서는 “스낵화” 라고 부르며, 버그스낵스를 먹게 되면 팔과 다리가 자신이 먹은 버그스낵스로 변화한다. 즉, 위에서 말한 딸기 버그스낵스를 다른 사람에게 먹이면, 그 사람의 팔이 딸기로 변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더 무서운 건 이렇게 팔이 변한 사람들이 그냥 “아 이건 버그스낵스를 먹으면 발생하는 소소한 부작용이에요!!” 라고 말하고 그냥 넘어 간다는 점과, 한 사람에게 많은 버그스낵스를 먹이다 보면 몸의 전체가 음식으로 변한다는 점이다. 분명히 현실 세상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면 공포 또는 재난 영화 시나리오로 이어질 것 같은데, 게임 속 사람들이 몸이 변하는 걸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아무런 불평도 안 하는 걸 보면, 이 세상의 사람들은 모두 안전불감증이 걸린 것인지 아니면 팔 하나 정도는 서로 떼어서 나누어 먹는 훈훈한 문화가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된다. 게임 내 스토리의 경우도 생각보다 기괴한 편인데, 스포일러라서 여기에 자세히 적지는 않겠으나, 게임의 초중반에는 다양한 등장 인물들에 대해 알아가는 과정 및 그들의 부탁을 들어주는 과정과 마음을 여는 순간들을 보면 따뜻한 스토리를 지녔다고 플레이어들을 다 낚아 버리지만, 엔딩에 오게 되면 “와 이거 비주얼이 현실적이었으면 왠만한 심리적 공포 게임들 다 씹어 먹었겠는데 ㄷㄷ;;;” 라는 생각이 들게 된다. 심지어 원래는 이보다 스토리가 더 어두웠으며 이후 수정을 통해 더 밝은 엔딩이 나오도록 몇 가지 캐릭터 설정과 결말을 손보았다고 하는데, 수정 전 버전으로 나왔더라면 얼마나 더 많은 트라우마를 플레이어에게 심어 주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게임의 엔딩 부분이 너무 갑작스럽게 해결된 점도 있어서 약간 어이가 없게 느껴졌으나, 전체적인 흐름은 만족스러웠고, 게임의 세계관 및 설정 또한 마음에 들었다. 참고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해변가에 있는 배를 타고 거대한 버그스낵스들이 서식하는 섬으로 갈 수 있는데, 본 게임에는 없었다가 이후 업데이트로 추가된 무료 컨텐츠여서, 스낵투스섬에 직접 추가하기에는 공간이 애매하니 이렇게 구현한 듯 하다. 이 새로운 섬의 경우 기본 게임과 비교해서 적절한 수준의 플랫포밍 및 순발력이 요구되며, 거대한 버그스낵스 및 보스 버그스낵스를 잡는 과정 또한 본 게임보다 약간 더 어렵다. 물론 그렇다고 못해 먹을 정도는 아니고, 난이도 자체는 다른 게임들과 비교하면 매우 쉬운 편이니, 거대한 고대 버그스낵스들을 보면서 감탄하고 열심히 이곳저곳 들쑤시다 보면 자연스레 섬의 모든 버그스낵스를 포획할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적자면 보스 버그스낵스를 포획하는 과정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눈치채기 애매한 부분 및 컨트롤 면에서 미묘하게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는 점인데, 어짜피 게임 자체가 하드코어한 게임이 아니라 느긋하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에 더 가까워서, 이러한 소소한 단점들이 크게 부정적으로 여겨지지는 않았다. 결론적으로, 게임플레이 면에서 버그스낵스 채집 및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는 재미를 잘 넣어 두었고, 시청각적 면에서는 나름 귀여운 버그스낵스의 모습으로 게임 초중반의 분위기를 잘 잡아 주다가, 스토리 면에서 각 등장인물들의 특색 및 게임 후반부의 무거운 분위기로의 전환을 잘 담아 둔, 밸런스가 꽤 괜찮은 어드벤처 게임이라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약 20시간이 걸려 업적 100% 를 따고 엔딩을 볼 수 있었으며,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나쁘지는 않으나, 출시된 지 좀 된 게임이다 보니 직접 해보고 싶다면 정가에 사지 말고 적당히 할인할 때 구매하는 걸 권장한다. 도전과제의 경우 그리 어렵지 않은데, 가장 달성률이 낮은 도전과제가 무려 달성률 15% 가 된다는 걸 보면 알 수 있듯이, 게임을 하다 보면 자연스레 도전과제 절반 이상이 달성되어 있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놓치면 강제로 2회차를 진행해야 하는 도전과제는 없으니, 도전과제 공략은 게임의 엔딩을 보고 난 뒤 + 스팀 업적의 설명을 보고도 어떻게 달성할지 모르는 도전과제가 있을 때 보는 걸 권장한다. 여담) 사실 이 게임의 제일 무서운 점은, 게임의 스토리가 아니라 화면에 보이는 버그스낵스를 보면서 배가 점점 고파져서 자연스레 야식을 시킨다는 점이다. 실제로 저녁에 이 게임을 하다가 패스트 푸드가 땡겨서 무의식적으로 햄버거 세트를 두 번 정도 시켜서 먹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