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사이코 소녀는 연금술사 메카니카(MechaNika), 아가사 나이프(Agatha Knife)를 제작했던 스페인의 인디 게임 개발사 Mango Protocol의 신작으로, 어디선가 들려오는 목소리의 지시에 따라 어두운 저택을 탐험해야 하는 포인트 앤 클릭 방식 어드벤처 게임이다. 특유의 비주얼과 분위기, 게임 플레이는 개발사의 색채가 잘 드러난다. 허나 다수의 캐릭터와 묘하게 현실을 비꼬는 듯한 스토리를 보여줬던 두 전작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서사의 비중이 다소 줄어들었다. 게다가 게임의 무대도 저택으로 한정돼있어 게임의 규모 또한 작아진 모습이다.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두 전작과 마찬가지로 주인공 캐릭터를 직접 조종해 여러 장소를 돌아다니며 사물을 조사하고 퍼즐을 푸는 방식을 유지한다. 다만 소녀들이 직접 나섰던 두 전작과는 다르게 이번작에서는 못난이 인형이 소녀를 대신해 주인공으로서 활약한다. 외딴 저택을 배경으로 한 게임이라 그런지 두 전작과의 연관성이 크게 드러나진 않는 것 같지만, 다행히도 엔딩 이후 크레딧을 통해 같은 세계관임을 증명하는 장면이 하나 나온다. 각 파트마다 다섯 가지 미덕으로 불리는 벌레를 수집하기 위해 저택을 돌아다니며 아이템을 획득하고 퍼즐을 푸는데, 동선이 조금 장황하게 잡힌 것만 감안하면 대체로 퍼즐의 완성도는 그럭저럭 괜찮은 편이다. 초반에 걸음 속도가 느려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다행히 바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보완된다. 연금술 키워드를 활용한 독특한 용어는 충분한 설명으로 이해를 돕고 새로운 파트에 돌입할 때마다 추가 기믹이 적절히 등장해 텐션은 적정 선에서 유지한다. 다만 소녀와 주인공 이외에 캐릭터가 아예 없다시피 하고 대화도 전무한 수준이라 게임이 다소 허전하게 느껴질 여지는 있다. 한편 스토리에 있어서는 중반쯤부터 본격적인 묘사가 시작된다. 클렘이라 불리는 소녀와 소녀의 두 부모의 이야기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나는데, 이번작의 경우 음침한 저택의 분위기와 더불어 외로움이라는 감정이 크게 두드러진다. 억세면서도 흥을 잃지 않았던 두 전작의 주인공들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다. 다만 소녀의 처지를 드러내는 장치나 연출이 조금 부족한 감이 있다. 그리고 이 탓인지 스토리에 대한 몰입과 이해는 살짝 떨어진다. 기왕이면 연금술이라는 특징과 더불어 소녀의 이야기를 좀 더 넣었더라면 괜찮았을 듯하다. 최종 순간에서 선택에 따라 두 가지 엔딩을 감상할 수 있다. 두 엔딩 모두 개연성은 나름 확보하고 있어 만족스럽지만, 엔딩 이후의 흐름을 보건대 둘 중 진엔딩은 확실히 한 쪽으로 기우는 느낌이다. 비단 결말 뿐만 아니라 스토리의 내용을 아울러 보면 어떻게 보더라도 강철의 연금술사가 떠오를 수밖에 없다. (아예 게임 도중에 오마쥬도 한두군데 깔아놨다.) 강철의 연금술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이들이라면 무조건 의식하게 되는데, 개인적으로는 강철의 연금술사로부터 좀 많이 영향을 받은 게 아닌가 싶긴 하다. 여러모로 무난한 느낌으로 즐길 수 있는 게임이지만 플레이 타임이 짧아진 만큼 감성적인 측면 또한 살짝 약해진 느낌은 있다. 아무래도 개발사의 두 전작과는 다르게 연금술이라는 소재와 실질적인 게임 플레이에 집중하고 싶었던 듯한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조금 부족했던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안 좋은 게임이라고 치부하기엔 나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여지도 충분하다. 이래뵈도 두 전작과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이니 같은 세계관을 무대로 한 새로운 콜라보를 기대해볼 법하다. https://blog.naver.com/kitpage/2233475425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