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 루프에 빠진 선원들, 그리고 이를 끊을 수 있는 코발트 코어에 도달하려는 선원들의 여정을 카드 게임의 형식으로 풀어나가는 덱빌딩 게임. Cobalt Core 는 이 평가를 쓰는 시점에 와서는 마조히스트들이 주식으로 먹는 장르로 인식이 잡힌 로그라이크 덱빌딩 장르의 게임으로, “우주선을 조종하여 좌우 방향으로 위치 조절 및 이를 이용한 공격 회피” 라는 특징을 자신만의 색채로 내세우는 게임이다. 덱빌딩 장르 특성상 플레이어는 카드를 이용해서 특정 행동을 취할 수 있으며 – 그리고 다른 덱빌딩 게임들에서 보이는 에너지 시스템을 채용하기 때문에, 카드의 능력마다 다른 수량의 에너지가 할당되어 있고, 매 턴 3의 에너지가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며 이를 모두 사용하면 당연히 다음 턴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 전투가 끝나고 새로운 카드를 받아서 덱에 추가할 수 있다는 점 및 카드 별로 다른 희귀도가 존재한다는 점까지, 많은 덱빌딩 게임을 해 왔다면 익숙한 카드 + 유물 (패시브 아이템) + 지도 위 노드 배치 및 플레이어가 갈림길을 선택하는 경로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다. 그러면 이 게임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바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게 단일 캐릭터가 아니라 그들이 타는 우주선이라는 것이며, 적들도 단신으로 공격하는 게 아니라 우주선을 타고 공격을 한다는 것이다. 스팀 페이지의 설명란에서 더 자세히 설명을 하고 있는 스크린샷들을 볼 수 있지만, 간략하게 적자면, 적과 플레이어의 우주선은 여러 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플레이어의 우주선과 적이 공격을 발사하는 부품이 일직선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상대방의 공격을 완벽하게 “회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의 경우도 적용되어서, 플레이어가 우주선의 대포 부분에서 공격을 발사했는데 적의 우주선이 일직선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적은 데미지를 입지 않는다. 이 때문에, 모든 적의 공격을 우직하게 맞으면서 버틸 필요가 없고, 적재적소에는 회피를 이용해서 플레이어가 받는 데미지를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 Cobalt Core 은 플레이를 하면서 묘하게 Astrea: Six Sided Oracles 가 생각난 게임이다. 게임 메커니즘 및 세계관 설정은 완전히 다르지만, “어디서 많이 본 덱빌딩 장르의 게임에 차별점을 두면서 게임 전체를 지탱해 주는 핵심적인 메커니즘의 존재 + 시각적 및 청각적으로 매력적인 분위기 + 기본적인 난이도가 쉽기 때문에 나 같은 덱빌딩 장르의 허접들도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 자체에 부담을 가지지 않음 + 그런데 게임 내 컨텐츠가 묘하게 부족해서 여러 판 하다 보면 게임을 모두 파악하게 되어서 다회차를 깊게 건드리고 싶지 않음” 이라는 4박자가 겹치는 게임이라고 생각하였다. 물론, Cobalt Core 이 Astrea: Six Sided Oracles 보다는 입문 및 전략을 짜기 훨씬 쉬운 게임이기는 하고, 후자의 경우 각 캐릭터당 키워드 및 고유 유물의 활용도를 파악하는 게 쉽지는 않아서, 난이도 면에 있어서는 이 게임이 훨씬 플레이하는 데 부담감이 적은 게임이기는 하다. 각 캐릭터 별 컨셉들도 매우 직관적이라 한 판씩 돌려 보면 해당 캐릭터가 무엇에 특화되어 있는지 알아내는 게 쉬우며, 게임의 기본 난이도 또한 이러한 장르에 익숙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우승을 따내는 게 어렵지 않으니 말이다. Cobalt Core 의 특징들을 – 위의 문단에서 적은 게임의 기본 메커니즘들 말고 – 더 적어 보자면 다음과 같다: > 총 3명의 선원을 골라서 우주선에 태울 수 있으며, 게임 시작 시 기본 카드 덱 + 이후 전투 보상으로 나오는 카드들의 종류는 처음 시작한 선원들이 획득할 수 있는 카드들만 등장하게 된다. 각 선원 별 강점들이 다르니, 어떠한 선원을 태우느냐에 따라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우주선에서 무엇이 부족할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자면, 게임 시작 시 해금되어 있는 선원 “디지” 는 방어도를 쌓아서 공격을 받아도 우주선의 체력이 닳지 않도록 하는 방어형 카드들 및 방어를 하면서도 적의 체력을 없앨 수 있는 카드들에 특화되어 있으며, 만약 이 선원을 데리고 시작하지 않았다면 극단적인 방어형 덱보다는 적당하게 공격적인 카드들을 집어서 전투가 너무 늘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게임을 처음으로 플레이 할 때 등장하는 선원들은 각각의 컨셉이 매우 직관적이고 서로 잘 어우러지는 편인데, 이후 등장하는 선원들은 컨셉이 잘 어우러진다고 느껴지지 않을 수 있으며 – 특히 선원 “맥스” 의 경우 카드 소진 및 이를 이용한 덱 압축과 콤보 파츠를 모으는 데 최적화된 캐릭터 같아 보였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런 캐릭터를 데리고 운영하기에는 이 평가를 쓰는 사람의 뇌가 작기 때문에 나와는 잘 맞지 않는 캐릭터였다 – 이 때문에 나중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잘못 배합하면 온 몸을 비틀어가면서 한 판을 깨고 있는 자기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반대로 말하자면 어떤 캐릭터를 데리고 다니냐에 따라 플레이어가 만들어 나가는 덱의 방향성 및 전략이 많이 달라지므로, 게임 내 카드 / 키워드의 종류가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다양한 선원들의 조합을 도전하는 재미는 충분하였다고 생각한다. > 수많은 덱빌딩 게임에서 보이는 카드를 강화하여 효율을 높이는 업그레이드 시스템 및 카드를 지워서 덱 압축을 하는 시스템이 당연히 여기도 존재한다. 그러나 Cobalt Core 에서 한 가지 독특한 점이 있다면, 각 카드별로 업그레이드 방향이 두 종류가 존재하며, 플레이어의 덱 성향에 따라 업그레이드를 고르는 재미가 있다는 점. 예를 들자면, 게임 시작 시 덱에 있는 “기본 회피” 카드는 1개의 에너지로 1개의 회피 행동을 얻을 수 있다. 이 카드를 업그레이드 방향 A 를 통해 “0개의 에너지로 1개의 회피 행동을 얻기” 또는 업그레이드 방향 B 를 통해 “0개의 에너지로 2개의 회피 행동을 얻고, 이 카드를 이번 전투 동안 소멸” 카드로 강화할 수 있다. A 카드의 경우 플레이어가 선택한 선원들이 회피와 인연이 없다면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고, B 카드의 경우 덱압축이 필요하며 회피를 얻을 수단이 덱에 이미 존재할 때 고르기 좋은 강화 방향일 것이다. 비록 몇몇 업그레이드의 경우 한 쪽이 다른 쪽보다 훨씬 나아 보이는 경우들이 존재하지만, 선택의 다양성을 게임 내 넣어 둔 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 게임 내 스토리의 분량 및 캐릭터 간 대화량이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에 비하면 은근히 많다. 특정 행동을 했을 때 – 우주선이 과열될 때, 우주선에서 드론을 발사할 때, 플레이어가 공격 카드를 사용했지만 적을 맞추지 못했을 때, 회피를 이용해서 적의 공격을 완벽하게 피했을 때 등등 – 나오는 대사가 캐릭터 별로 존재하며, 이에 따라 선원들이 티격태격하는 대사들도 귀엽다. 스토리의 경우, 플레이어가 최종 보스를 무찌르고 엔딩을 볼 때마다 선원들 중 한 명의 기억을 보면서 스토리의 진상을 파악해 나갈 수 있으며, 총 18번 (6명의 선원 * 각 선원당 3종류의 기억) 게임을 클리어하면 최종 엔딩을 감상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조금 복합적인 감정을 지니게 되었는데, 긍정적인 점들을 적자면 최종 엔딩 자체는 – 당연히 서사 중심인 게임들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존재하지만 – 오타쿠의 입장에서 보면 그 동안 고통을 완화해 주는 대사와 연출들이 잘 녹아 들어가 있어서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특히 사운드트랙 면에서 (안 그래도 최종 엔딩 이전, 기본 스테이지 및 보스전 사운드트랙의 경우도 굉장히 만족스러웠고 덱빌딩 게임에 있어서 Astrea: Six Sided Oracles 처럼 청각적으로 만점을 주고 싶은 게임이었는데) 엔딩이 진행됨에 따라 음악이 변화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부정적인 면을 적지면, 게임을 18번 우승해야 엔딩을 볼 수 있다는 점이며, 게임 내 컨텐츠의 분량 및 다양성이 이 반복적인 게임 플레이를 완화하는 걸 잘 해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비록 각 선원의 개성, 플레이어가 선택할 수 있는 우주선의 차별화, 다양한 유물 및 적들의 패턴 양상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약 7 ~ 8판 정도 우승을 해 보면 게임 내 대략적인 전략의 방향성 및 유물의 활용도가 다 파악이 되는 수준이며, 이 때문에 “18번 우승해야 엔딩을 볼 수 있는 건 좀 과한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게임 내 엔딩을 보는 도전과제의 달성률이 15.5% 이며 최고 난이도로 게임을 클리어하는 도전과제의 달성률이 13.8% 인데, 엔딩을 보는 과정은 난이도를 높이지 않고 보통 난이도로도 진행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달성률이 이렇게 낮은 걸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게임의 결말을 보는 과정에 지쳤음을 알 수 있다. 결론적으로, 입문 난이도가 쉬우며, 직관적이고 적응하기 쉬운 턴제 전투 메커니즘들과 덱빌딩 게임플레이를 잘 섞어서 나온 게임이며, 청각적인 면 및 스토리 면에서도 꽤 나쁘지 않은 게임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너무 매콤하지 않은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을 찾는다면 직접 해보기에 나쁘지 않아서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장르가 장르이다 보니 짧지는 않은데, 엔딩까지 16시간 걸려서 본 스팀 친구도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엔딩 감상 + 도감 100% 완료에 약 37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별로 오래 안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진득하게 즐긴 게임이었다. 만약 직접 사서 해보고 싶다면, 정가에 사도 제 값은 할 것 같고, 아니면 나처럼 세일 기간에 가볍게 할인할 때 구매해서 해보는 걸 권장한다. 여담) 업적의 경우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난이도가 높은 두 업적 (최고 난이도로 게임 클리어 + 특정 히든 보스 클리어) 가 존재하기는 하는데, 엔딩을 보기 위해 다회차 플레이를 하다 보면 자연스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오히려 달성하기 더 귀찮은 건 일일 챌린지 클리어로, 슬더스의 일일 도전처럼 매일마다 서로 다른 독특한 변형 규칙이 적용된 상태에서 게임을 클리어하고, 다른 플레이어들과 점수로 경쟁할 수 있는 도전 모드인데, 총 30개의 다른 일일 챌린지를 플레이해야지 업적을 100% 달성할 수 있다. 다행이도 30일을 정직하게 기다리지 않고 컴퓨터 날짜를 바꿔가면서 일일 챌린지를 갱신할 수 있으니, 나같이 성질이 급한 사람이라면 열심히 시간 여행을 하면서 업적을 달성하도록 하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