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DLC는 궁정, 유물, 문화 시스템이 추가가 되었는데 유물과 문화 시스템은 무난하게 좋다고 느껴졌고 이것만으로도 즐길 거리가 많이 늘었다고 생각되지만, 궁정 시스템이 너무 실망스럽다. 온갖 궁정 전용 상호작용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는데 그런 건 일체 없었고 그냥 가만히 숨만 쉬고 서있는 게 전부요, 시점을 자유롭게 전환해서 온갖 멋진 장면을 뽑아낼 수 있을 거란 기대감도 그냥 무참히 짓밟을 정도로 너무 제한적인 목각인형 같은 방 한칸 짜리 궁정 컨텐츠인 것이었다. 궁정에서 하는 상호작용은 그냥 기존에도 밖에서 해온 것들을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별 것 아닌 것들이다. 궁정 주최를 통해 몇가지 안건을 들어주거나, 가끔씩 뜨는 팝업을 해결해주는 정도인데, 자기들 싸우는 걸 가지고 화해시켜주고, 궁정의사가 무덤 도굴했다고 신고들어오고, 명분이 있는 땅을 달라고 하는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다. 이런 것들은 기존에도 있던 것들이고 그냥 단순히 넣을 게 없어서 넣은 클릭노동일 뿐인 내용에 지나지 않는 느낌이다. 사이가 나쁜 사람이 관직을 받을 경우 그것을 시기하거나, 복수를 위해 궁정에 결투를 신청하러 온다던가, 유물을 찾는 모험을 후원해달라고 온다던가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생각해보면 무덤 도굴한 궁정의사나 궁정사제의 발냄새 같은 이상한 이벤트 같은 것만 쳐낸다면 내 궁정에서 하는 활동이나 주군의 궁정에 가서 하는 활동이나 내용 면에서 썩 나쁘진 않은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이런 안건에만 치중한 것보다 인물 간 상호작용에 좀 더 신경쓸 수 없었나 하는 아쉬움이 너무 큰데, 적어도 연회를 개최했다면 기존처럼 텍스트만 뜨는 것이 아니라 궁정에서 연회를 하는 모습 정도는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내용 추가------ 3~4시간 정도 플레이 했을 땐 유물과 문화 시스템은 만족스러웠어도 궁정 내에서 그 누구랑도 궁전 전용 상호작용이 되지 않고 야외에서 하던 상호작용만 가능하다는 것에 상당히 실망했었는데, 10시간 정도 해보니까 궁정 안건이나 궁정 팝업 이벤트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이 보였다. 앞서 서술한 궁정사제의 발냄새나 궁정의 똥냄새같은 단순히 귀찮기만 하고 별 쓰잘데기 없는데다가 계속 떠서 짜증을 돋구는 문제는 단순히 기본 궁정이 더러워서 생기는 문제였다. 이는 궁정을 개조하면 해결이 되었다. 이런 이벤트가 귀찮다고 비판한 것은 상식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였던 것 같다. 그리고 우리 아빠의 원수 죽여버리겠어 하면서 감히 왕에게 결투하러 오는 애들은 보디가드를 고용하니까 빈도가 줄었는지는 몰라도 몇시간 째 더 이상 오질 않는다. 유로파4에서 식민지 개척 플레이를 하면서 정말 훌륭하다고 느꼈던 것은 꼬인 권역을 팝업 이벤트로 맞춰주는 시스템이었는데, 잉글랜드로 개척을 하다보면 캐나다와 미국의 권역이 항상 꼬인다. 이를 이벤트로 합법적으로 양도시키면서 판도를 깨끗하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좋았다. 이 점이 이 DLC에도 도입이 되어 공작령 권역이 더러우면 맞춰달라고 안건을 올린다. 합법적으로 안전하게 해결할 수 있게 된 것인데 판도충에게 이만한 선물은 없을 것이다. 물론 자주는 뜨지 않고 정말 가끔 뜨는 것 같다. 그것만으로도 괜찮다. 그 외에도 전장에서 공을 많이 세운 기사가 자신은 그렇게 공을 많이 세웠는데 왜 변변한 공도 못세운 귀족들이 혜택은 다 보냐며 내 땅을 떼어달라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귀족의 땅을 합법적으로 떼달라는 것에서도 아~ 이게 사람사는 세상이구나 하고 느꼈다. 이외에도 명분 보유자가 명분만 들고 오는 것이 아니라 즉시 전쟁 자체를 요구한다던가 능력치가 출중한 문객이 찾아와서 특정 직종으로 채용해달라던가 우리 할머니 유품 돌려달라던가 여러가지 다양하고 나름 재밌게 만든 것들이 간간히 뜨긴하지만 다 적긴 어려울 것 같다. 궁정에서 귀족들과 친목을 다질 생각에 부풀어 있었다가 막상 켜보니 상호작용 안 되는 것 때문에 내가 1년 이상 기다린 결과물이 이것인가 하고 분노했었는데 패독겜은 역시 오래해봐야 그 진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