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과 격동의 98년도 운영체제, 그 참을 수 없는 격세지감이란... 가상의(혹은 실제) 배경화면을 무대로 삼아 진행되는 뱀서라이크 스타일의 슈팅 로그라이크 게임이다. 수십년 전 윈도우 배경화면을 보는 듯한 가상의 운영체제 인터페이스와 각종 아이콘들, 그리고 미디 음질을 구현한 듯한 배경 음악이 인상적이며, 운영체제를 소재로 한 게임답게 실제 플레이어의 배경화면을 무대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뱀서라이크 계열 게임의 정석과도 같은 측면을 그대로 따라간다. 참고로 게임상에 존재하는 무기와 아이템 아이콘들은 실제로 윈도우 98에서 활용됐던 아이콘을 거의 그대로 채택해왔다. 아무리 못해도 최소 25년 전에 활용되던 아이콘이라 이걸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라면 새삼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본격적인 게임에 진입하면 동서남북 네 방향 중 임의로 문이 달린 곳으로 나아가야 하며, 몬스터 방에 들어가면 대략 30초에서 1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사방에서 몰려오는 몬스터 무리를 상대하게 된다. 일부 방에는 무기나 아이템, 그리고 인젝션이라 불리는 강화를 구매할 수 있는 상점이 존재하며, 모든 몬스터 방을 지나고 나면 다음 층으로 나아가는 계단이 열린다. 대략 뱀파이어 서바이버즈(Vampire Survivors)를 아이작의 번제(The Binding of Isaac)의 감각으로 즐긴다 생각하면 어느 정도 감이 올 듯하다. 그 밖에 레벨 업 시 세 가지 무기 및 아이템 선택지 중 하나를 고르는 성장 방식, 그리고 각 방마다 몰려오는 몬스터의 종류가 주기적으로 달라지는 시스템 등은 전형적인 뱀서라이크의 디자인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층까지 모두 마친 뒤 계단을 타고 내려가면 그 이후는 경험치 파밍이 불가능한 무한 모드로 돌입하게 된다. 그만큼 게임 한 판이 짧고 레벨 업을 위한 파밍 기회도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다. 이 때문인지 이 게임에는 특이하게도 제한 시간을 길게 늘이는 버프가 따로 존재한다. 다른 뱀서라이크 게임과 차별화되는 부분이기도 한데, 이런 걸 보면 확실히 단순한 생존보다는 역시나 파밍에 좀 더 초점을 맞춘 게임이란 걸 짐작할 수 있다. 게다가 무기와 아이템 조합에 따른 무기 강화가 꽤나 다양하게 준비돼있기도 하고, 강화 여부에 따라 무기의 성능 차이도 크다. 그만큼 무기와 아이템의 조합 그리고 압도적인 성장으로 화면을 휩쓰는 재미는 확실한 셈이다. 그래도 초중반 한정으로는 게임 진행이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방이 꽤 넓긴 해도 다양한 패턴을 지닌 적들이 등장해 대처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원거리 공격을 난사하는 적이나 움직이는 속도가 빠른 적들이 화면에 가득 차기라도 하면 성장이 부족한 초중반에는 도저히 버티기가 힘들다. 레벨 업 시 무기나 아이템을 고르는 대신 체력을 회복할 수 있는 옵션이 따로 존재하지만, 이마저도 미봉책에 가까울 뿐이다. 그래도 뱀서라이크 계열 게임답게 게임을 반복하며 번 돈으로 영구 강화를 확보하다보면 그만큼 시작 능력치가 올라가 이후에는 훨씬 쾌적하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 어느 정도 노가다가 수반되는건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총 여섯 스테이지가 존재하며 각 스테이지마다 보스 몬스터가 배치돼있다. 특이하게도 보스가 맨 첫 층에 존재하며, 그 대신 보스전을 치르지 않아도 다음 층으로 넘어갈 수는 있다. 옛날 데스크탑 악세사리처럼 생긴 각 보스들은 각자 고유의 상호작용 및 대사가 존재해 이를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보스전 자체는 크게 어렵진 않고 보스를 처치하고 나면 이후 가상의 운영체제에 해당 보스의 컨셉을 잘 살린 새로운 프로그램이 하나씩 추가돼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한다. 가상의 고전 운영체제 화면도 그렇고 무기 및 아이템 아이콘도 그렇지만, 확실히 옛날 운영체제 환경 재현에 꽤 많은 공을 들인 모습이다. 윈도우 98을 떠올리게 만드는 가상의 운영체제 디자인은 재현율이 꽤나 우수하며, 뱀서라이크 계열의 게임성은 깊이는 조금 부족할 수 있어도 약간의 독특한 시스템이 곁들여져 나름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과거 윈도우 98 시절을 거쳐왔던 이들이라면 잠시나마 추억에 잠길 만하고, 현 시점에선 윈도우 98 시절을 모르는 이들이라면 단지 옛날 컴퓨터 배경 화면은 이랬구나 하고 즐겁게 받아들일 법하다. 빠른 성장을 통한 강력한 화력으로 화면을 쓸어버리는 재미도 그럭저럭 좋고, 라이브러리에 담긴 정보를 바탕으로 무기와 아이템의 조합을 하나씩 뚫어보는 과정도 나름 흥미롭다. 과거의 운영체제라는 독특한 소재와 더불어 준수한 완성도의 뱀서라이크 게임으로 무난히 추천할 만하다. https://blog.naver.com/kitpage/2239096993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