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된 기억 속에 아련한 그리움만 남은 추억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어버린 미미가 도르도뉴 강 부근의 할머니집을 다시 방문하면서 잃어버린 기억을 점차 되찾는 과정을 담은 내러티브 어드벤처 게임이다. 수채화 풍의 비주얼과 정갈하고 목가적인 느낌의 사운드트랙이 눈과 귀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며, 어린 시절의 향수와 추억을 자극하는 스토리텔링 또한 인상적이다. 여기에 적당한 타이밍에 등장하는 간단한 이벤트와 더불어 사진기, 녹음기, 바인더 등을 활용한 자잘한 활동으로 초등학생 시절 다양한 활동을 바탕으로 한 방학숙제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게임 플레이에 있어서는 미미를 움직여 다양한 곳을 돌아다니고 간단한 이벤트를 통해 몰입을 돕는 등, 나름 괜찮은 구성을 보인다. 자유롭다기보단 스토리의 흐름에 따라 필요한 행동을 하는 것에 가깝지만, 어린 시절 시골 마을에서 놀았던 감성을 부각시키기엔 꽤나 효과적이다. 다만 단어 선택 및 수집은 게임에 잘 녹아들지 않아 불필요한 장치가 아니었나 싶고, 게임을 진행하는데 지시가 살짝 부족해 필요 이상으로 헤매게 된다. 또한 스티커와 테이프, 편지 등 수집 요소를 다양하게 갖춘 건 좋았지만, 정작 챕터 말미의 바인더 꾸미기는 스티커 하나, 테이프 하나, 시 하나 이런 식이라 바인더를 채우는 과정이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다. 그 밖에 챕터 단위로 나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챕터 셀렉트가 존재하지 않아 수집 관련 도전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선 사실상 2회차 이상의 플레이가 강요된다는 점도 매우 아쉽다.
어른이 된 미미와 어린 시절의 미미를 번갈아 조명하며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스토리는 현재와 과거의 명확한 대비를 보인다. 현재의 미미는 할머니집에 남아있는 물건을 매개로 기억을 조금씩 되찾아가고, 과거의 미미는 다양한 활동과 할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즐거웠던 그 시절을 회상한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전달하는데 있어 나름 최적의 스토리 구성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장면 전환이 필요 이상으로 느린 데다가 꼭 필요한 설명이나 묘사가 다소 빠져있어 스토리를 온전히 이해하고 몰입하긴 어렵다. 그나마 미미가 기억을 잃게 된 계기는 결말즈음에 묘사가 되지만, 그와 관련된 주변 이야기가 전부 빠져있어 뭔가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
이렇듯 게임 플레이와 스토리 모두 짜임새가 썩 좋다고 보긴 어렵고, 결국은 수채화풍의 비주얼과 과거 회상을 바탕으로 한 추억을 통한 감성의 영역만 남게 된다. 기승전결은 나름 뚜렷하게 나뉘지만 이야기의 연결이 매끄럽지 않아 의문점이 많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렇다보니 앞뒤 맥락 없이 감동스러운 장면 하나만으로 감동을 유발하는 결말은 (어느 정도 감동을 선사하긴 할 지라도) 온전히 납득하긴 어렵다.
프랑스 도르도뉴 강 부근의 시골 마을을 묘사한 수채화 풍의 비주얼과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성 있는 애니메이션, 가족애라는 소재를 내세운 감성 등, 나름의 강점을 충분히 내세울 만한 게임이다. 다만 이야기의 짜임새나 게임성의 측면으로는 그다지 높게 평가하긴 어렵다. 예술적인 게임을 추구한 듯하나 정작 게임으로써의 완성도는 다소 아쉽다. 그래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감성적인 게임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만족스럽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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