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적인 면이 조금 부족할 수 있어도, 무난한 완성도 때문에 가볍게 즐길 만한 메트로배니아. Elderand 는 보물 좀 만져보려고 각종 괴물들이 날뛰는 지역에서 몬스터들을 때려 잡으며 강한 보스들을 죽이다 (+ 러브크래프트 향도 중간에 좀 곁들여서 기이한 분위기 조성해 주고) 결국 최종 보스를 잡고 세상에 평화를 가져오는 결말로 귀결되는, 뭔가 여러 번 본 듯한 스토리 구성을 지닌 게임이다. 확실히, 게임 내 세상을 탐방하는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업그레이드 – 이단 점프, 갈고리 등등 – 도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되지는 않았고, 그렇다고 스토리가 충격적이거나 비주얼 / 사운드 면에서 인상 깊은 면도 딱히 없었던 게임이었다. 그래도, 이 게임은 메트로배니아의 기본적인 재미 요소를 담당하는 맵 탐방, 지역 별 개성과 차별화, 그리고 캐릭터가 성장할 요소 등등을 넣어 두어 플레이하는 재미가 없었던 게임은 또 아니었다. 이러한 점들을 어떻게 넣어 두었는지 간략하게 적어 보자면 : 1. 게임 내 세상은 약 7개의 지역으로 나누어지는데, 당연히 각각의 지역별로 등장하는 몬스터의 종류가 다른 건 물론이고, 몬스터 별로 공격 패턴도 다른 게 확연하여 새로운 지역에 입장한 후 적응해 나가는 재미는 있었다. 또한, 윗 문단에서 비주얼이 인상적이지는 않다고 적긴 했지만, 그래도 각 지역별로 배경에 보이는 자연 / 건물 등등의 디테일이나, 플레이어가 부술 수 있는 항아리 – 부수면 돈, 포션, 보조 무기와 같은 소모품을 확률적으로 준다 – 또한 지역별로 달라지는 디테일은 괜찮게 표현되어 있었다. 맵을 탐방하며 의외의 장소에 있는 아이템이나 숨겨진 방을 찾는 재미 또한 그럭저럭 갖추었으며, 특히 몇몇 장소에 있는 무기들은 상점에서 파는 것보다 매우 강력하게 때문에 100% 맵 탐방을 찍을 가치가 있다. 보스들의 경우 한 지역에 한 마리씩 나올 정도로 약 10종류 정도 되지만, 돌려막기식 보스 보다는 각각의 보스별 패턴이나 생김새가 잘 차별화되어 있어 보스들을 무찌르는 맛은 있었다. 다만, 보스들의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게임 내 체력 포션을 주는 것도 있고, 플레이어의 공격력이 처참한 수준은 아니라 적절히 회복하면서 때리다 보면 5트 안에는 다 무난하게 깨는 수준이다. 참고로, 게임 내 저장 장소는 모닥불로 표시되면서 모닥불과 상호작용하면 체력이 모두 회복되고 게임을 저장할 수 있는데, 게임 시작에는 못하지만 조금만 진행해도 모닥불 간 빠른 이동을 할 수 있는 기능이 해금되니 맵 탐방이 아주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2. 몬스터들을 잡다 보면 캐릭터가 레벨업을 하면서 체력을 모두 회복함과 동시에 스킬 포인트를 얻는데, 힘 / 민첩 / 마력 / 체력 총 4분야에 투자할 수 있다. 체력을 제외한 나머지 3종류의 스탯은 각각 해당 스탯에 따라 강한 무기가 있어서,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셋 중 원하는 방식으로 공격하는 무기에 따라 한 스탯에 몰빵을 하게 될 것이다. 힘 분야의 무기는 검이나 도끼로 올라운더 형이나 느리고 강한 무기들이 있고, 민첩 분야는 채찍이나 단검처럼 빠른 공속으로 딜을 넣는 무기들이 있고, 마력 분야는 마나를 쓰지만 원거리 공격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무기들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검이 제일 무난해서 이쪽 무기를 썼지만, 다른 두 무기들도 충분히 쓸 만한 걸 보면 밸런스가 망가진 건 아닌 것 같다. 여기에 더해, 스탯을 마음에 들지 않게 찍었다고 해도,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중반부쯤 찾을 수 있는 스탯 초기화 기능을 해금할 수 있어 부담 없이 다른 스탯에 투자해 볼 수 있다. 몇 가지 무기들은 특수 공격이 있어서 스탯 장난만 쳐 놓은 무기들만 쓴다는 단조로움에서 벗어나려고 한 점 또한 마음에 들었는데, 게임 내 숨겨져 있는 무기들은 대부분 특정 키를 격투 콤보처럼 누르면 화려한 특수 공격이 나가면서 – 특히 마법 관련 무기들이 이러한 특수 공격이 강하다 – 비록 내가 원하는 방향의 능력치를 가진 무기가 아니어도 한 번씩을 써보는 맛이 있었다. 즉, 메트로배니아의 틀은 잘 갖추어져 있고 편의성 기능이나 기본적인 재미는 충분했지만, 그래도 완성도 면에서 몇몇 아쉬운 점들이 있었다 : 1. 비주얼은 심심하다고까지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 정도로 적당히 무난했으나, 사운드는 오히려 몰입감을 깎아버리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배경 음악은 나쁘지 않은데 특정 행동을 할 때 효과음이 별로였다. 동전이나 소모품을 먹는 소리가 모바일 게임 광고에 나올 법한 기본 효과음에다가, 검을 휘두르는 효과음도 바람이 휙휙 부는 듯한 단순한 효과음이면서 두 가지 모두 귀에 거슬릴 정도로 많이 듣게 되어서 게임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 차라리 두 경우 모두 효과음이 전혀 없었더라면 어색할 수는 있어도 분위기와 맞지 않는다고 까지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2. 위에서 모닥불마다 세이브를 할 수 있다고 적었는데, 세이브는 수동이다. 즉, 모닥불에 도착할 때 마다 저장 메뉴를 열어서 일일이 세이브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임 내 엔딩 분기 때문에 수동 세이브 및 세이브 개수를 9개 제공한 의도는 알겠으나, 그래도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모닥불에 도착하면 자동 저장을 해주는 게 편의성 면에서 훨씬 좋았을 것이다. 차라리 자동 세이브 하나를 지원하면서 모닥불에 도착하면 자동 세이브를 해 주되, 해당 위치에서 수동 세이브 또한 지원하여 원하는 지점에서 세이브 파일을 만들어 둘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다면 멀티 엔딩을 편히 볼 수 있으면서 저장 메뉴를 계속 열어가면서 세이브를 해야 하는 불편함도 줄어들었을 것이다. 3. 게임 내 업적들은 대부분 맵을 모두 탐방하거나, 모든 엔딩을 보면 다 딸 수 있는데, 한 가지 귀찮은 게 레벨 100을 찍는 업적이다. Ender Lilies 에도 같은 업적이 있기는 했으나, 그 게임과 차이가 있다면 Ender Lilies 의 경우는 게임의 엔딩을 볼 때쯤 80 ~ 90 레벨이 찍혀져 있어 100까지 올리는 게 노가다라고까지 느껴지지 않았고, 경험치를 많이 벌 수 있는 패시브 또한 제공해 주어서 레벨을 올리기 비교적 쉽다. 반면, 이 게임의 경우는 진 최종 보스를 55 ~ 60 레벨 즈음에 잡을 뿐더러, 경험치 노가다를 수월하게 해 주는 아이템이 없어서 레벨을 올리는 행위가 후반부 가도 여전히 고역이다. 그나마 스팀 토론에 경험치 노가다를 편히 할 수 있는 위치를 공유하는 토론 중 딴짓하면서 경험치 빨기 좋은 위치가 있으니, 그걸 보고 몇 시간 투자하면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명작이다 할 수준의 게임은 아닌데 그렇다고 특별히 못 만들어졌다고 할 만한 부분도 딱히 없는, 그저 그런 평작 수준의 메트로배니아여서 일단은 추천. 다른 리뷰에서 “호수에 돌을 던지면 잠시 동안 수면이 흔들리지만 이후 고요해지는 느낌의 게임” 이라고 적었던데, 확실히 게임을 끝내고 나도 여운이 남거나 며칠 동안 생각할 거리가 있는 게임과는 거리가 먼, 무난한 수준으로 뽑힌 게임이기는 하다. 그래서 이런 장르에서 잘 만들어진 수작들만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권장하지 않고, 나처럼 그냥 아무거나 먹어도 맛이 평균적이면 만족하는 사람들이면 한번쯤 해봐도 나쁘지 않은 게임이라 생각한다. 여담) 엔딩의 경우 3종류가 있는데, 한 엔딩을 보더라도 게임을 시작하면 이전 세이브를 불러올 수 있다. 다만 조심해야 하는 게, 각 엔딩 분기를 진입한 이후 이전 세이브를 덮어 씌우면 엔딩 분기 전에 볼 수 있는 엔딩들을 못 보기 때문에 강제 2회차를 해야 한다. 즉, 특정 분기마다 세이브를 따로 해서 실수로 엔딩을 놓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참사를 막기 위해 각 엔딩별 분기를 적자면 : 1. 배드 엔딩 : 게임을 정상적으로 진행하고 최종 보스 “아몬” 을 잡는다. 2. 굿 엔딩 : “세트리스” 보스가 있는 지역 하단에 감금되어 있는 NPC 가 있는데, 이를 풀어주면 게임 후반부 지역에서 추가 보스전을 거친 후 반지를 얻을 수 있다. 이러면 배드 엔딩을 더 이상 볼 수 없음과 동시에 “엘로리아” 가 보스가 되는데, 엘로리아를 죽이고 난 후 아몬을 잡고 진 최종 보스를 잡으면 된다. 3. 베스트 엔딩 : 반지를 얻는 것까지 똑같이 하되, 엘로리아 보스전에서 반지를 끼고 엘로리아가 아니라 숨겨진 물체를 공격한다. 당연히 이러면 굿 엔딩을 볼 수 없게 되고, 이후는 아몬을 잡고 진 최종 보스를 잡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