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재미있게 플레이했다. 처음에는 왜 이게 재미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됐다. A.I.가 핵심인 게임인데, 요즘의 딥 러닝 기술로 구현된 챗봇들이 훨씬 그럴듯하게 이야기를 이어나가기 때문이다. 주제 외에는 대화가 불가능하고, 선형적 구성 안으로 자꾸 밀어 넣는 대답, 가끔은 화가 나는 멍청함. 그러나 일단 구현된 세계에서 내가 말을 구성하여 건내고 그 대답을 듣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몰입감을 극대화시킨다. 이러한 시도 자체가 내 행동에 더욱 무게를 달고 고심하도록 하는 것이다.
본 게임 안의 모든 대답들은 일일이 한땀 한땀 장인 정신으로 짜여진 것이다. 이런 방식은 손이 많이 가는 데에 비해서 제공하는 경험은 압도적으로 작지만, 요즘의 딥러닝 A.I.와 비교하여 게임과 이야기 적으로 가지는 압도적인 장점이 있다. 그것은 맥락 안에서 대화하게 된다는 점이다. 대화를 배워가는 A.I.는 아직 주제를 회피하며 대화를 잇는 것을 가장 쉬워하기 때문이다. 이후 기술의 진보가 채팅형 게임의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잘 사용하도록 만들 수 있겠지만, Event[0]가 가지는 가치는 바래지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