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은 자리에서 시작부터 모든 엔딩까지 달린 후 자고 일어나서 쓰는 후기
(약간의 스포일러와 타게임 언급을 포함합니다. 열람 주의 바랍니다.)
* 일본어로 하실 한국인 분들 가독성 레전드니까 잘 고려하고 플레이 해주세요. 마우스 휠 스크롤(혹은 오른쪽 아래 log 버튼)로 로그 볼 수 있는데 그건 읽기 편합니다. 개인적인 다른 사정도 있어서 로그를 몇 번 본 건지 알 수가 없네요. 다만, 읽어도(들어도) 이해 못할 말 투성이니까 내가 이해를 못 하는 건지 원래 이상한 건지 구별 못하시는 분들은 플레이 재고하는 편이 낫습니다.
후기 및 감상
- 그냥 스팀 지나가다가 발견했고, 주인공이 '나'인 게 맞나 정도만 확인한 후 스포 전혀 없이 시작했습니다. 본 문구는 'これは、絶対に会話がかみ合わない男たちとの恋愛ゲーム。' 하나입니다. 괜히 번역했다가 구리다고 반박 당하기 싫어서 원문 넣습니다. 대충 대화가 절대 안 통한다는 것만 알고 시작한 셈입니다. 이런 거에 짬바가 있어서 정신 나간 장르라 확신하고 들어가긴 했습니다. 연애 게임에서는 정말 드물게도 공략캐 전원 외관이 완벽하게 제 취향이라는 수퍼 럭키 찬스 덕분에 정말정말 굉장히 기대하고 플레이 했는데, 이렇게까지 대화가 안 통할 줄은 몰라서 모 캐릭터가 곤니치와 해 준 순간 울었습니다. 단순한 인사도 감동으로 만들어주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주제 때문인지 대화가 잘 통하는 상대는 공략조차 불가능합니다.
- 스토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깊지는 않습니다. 일단 주의사항에 센시티브 / 바이올렌스 / 호러 / 폭음 등등이 있으니까 깊다면 깊긴 한데 제 기준으로는 설명을 덜 해주거나 감정선을 잘 이해하지 못할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서 조금 아쉽습니다. 그래서 충격도 덜한 기분이네요. 스토리 자체의 충격보다 '갑자기 얘가 왜 이러지?' 같은 충격이 더 많았던 것 같습니다. 에로 쪽 수위에 매우 민감한 편이라 그쪽 면으로는 충격 받긴 했습니다. (에로에만 약할 뿐, 단간론파 계열을 즐기는 사람이기에 기준이 다를 수 있다는 점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 주인공 성별을 특정하지 않는 점이 너무 마음에 듭니다. 자연스레 성별에 대한 언급도 줄고, 일본 게임 특유의 짜증나는 발언도 없어서 좋았습니다.(그만큼 다른 면이 짜증나긴 합니다.) 그런 걸 신경쓰는 사람은 이런 게임 안 할 것 같긴 하지만, 적어도 저는 굉장히 만족한 부분입니다. 공식 트위터 질의응답에서도 주인공의 성별을 '자신(플레이어)이 생각하는 성별'이라 공인했습니다. 게임 내 주인공을 왕자로 비유하는 부분이 있으나, 성별을 떠나 상황에 대한 비유이니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나만 사랑하고 내 옆에 있어야 돼!!!!를 극단적으로 주장하는 입장으로서, 연애 게임인데 이래도 되는 건가 싶은 점이 몇 개 있긴 합니다. 저정도로 극단적이지 않으면 괜찮을 거라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저만큼 극단적이시면 모르겠고 내 거임 아무튼 내 거임 마인드로 하시면 됩니다. 어쨌건 연애 게임이라 문제는 없습니다. (+내가 예민한가 싶어서 이렇게 썼는데 다시 생각하니 충분히... 걸릴 만한 포인트 같네요. 가치코이러는 게임 환불하고 싶어질 정도의 설정이 하나 있으니 주의 바랍니다.)
- 플레이를 하며 하토풀 보이프렌드와 도트코이(남성판)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것들보다 조금 더 정제되지 않은 느낌이니 플레이 해보신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게임적인 측면에서는 이쪽이 퀄리티가 훨씬 높긴 합니다.
- 주인공 대사 육성으로 읽어가며 오바쌈바 떪 + 모 캐릭터 대사 하나하나 정성껏 해석함 + 로그 켰다 껐다 천 번 + 타이틀 보기 삼백 번 + 저장 이백 번 = 한 탓에 제 플레이 시간은 긴 편입니다. 선택지도 직관적인 편이고, 언제가 엔딩일지 흐름도 파악하기 쉬우며, 스킵도 빠른 데다가 저장 로드도 간편해서 일본어만 잘 읽는다면 부담 없을 정도의 시간으로 플레이 하실 수 있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길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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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싶은 말은 많지만, 전부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이만 줄이겠습니다. 스토리의 깊이나 감정의 개연성이 조금 아쉽기는 해도 특유의 분위기와 도트 그래픽 등이 마음에 들어서 대체로 만족합니다. 보고서 욕을 안 한 엔딩이 단 하나 뿐인데 이게 정말 좋습니다. 욕을 한 건 캐릭터, 스토리, 메타적인 구성 등 이유가 다양하니 그냥 잘 즐긴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한국인 스트리머가 플레이 하면 제가 울어버릴 것 같아서 한국판은 안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