ᅟ"착각에 의심이 더해진다. 그 더해진 착각과 의심에 망상이 곱해진다. 나눌 수 없이 얽히고 섥힌 망상은 뇌의 주름 사이사이에 꿈틀대며 파고 들어, 이내 기생충처럼 소녀의 세계를 갉아 먹는다." ᅟ위의 문장은 『츠미호로보시』를 극단적으로 요약해본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망상이 무슨 '데우스 엑스 마키나'로 느껴진다. 왜 그런 거 있잖아. 막 "아, 사실은 이 모든 게 꿈이었구나." 같은 그런 거 말이야. 그 어떤 내용이라도 꿈이라면 다 이해가 된다. 망상도 마찬가지. 이렇게 사건의 인과를 강제적으로 짜맞추는 요소, 나는 썩 좋아하지 않는다. 허나, 어째서, 이 《쓰르라미 울적에》에서는 거부감이 안 드는 걸까? 아마 내가 한번 당해서일테지. 당했으면서도 간파하지 못했기 때문일테지. 그렇기에 후반부까지 별개의 이야기로 받아들였다. 실은 『오니카쿠시』의 소년에게서 『츠미호로보시』의 소녀에게로 옮겨졌을 뿐인데. 같은 소재를 가지고, 어찌 이리 색다른 느낌을 주는 건지 원. 근데 말이야, 음··· 확실히 색다르긴 한데··· 그게 또 재미와 흥미를 돋군다는 소리는 아니다. ᅟ일단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초반 물총씬이 꽤나 지루하다. 일상 파트가 싫다는 건 아니야. 본요리에 감칠맛을 더해주는 전채같은 거니까. 문제는 본요리가 생각보다 더 늦게 나오네? 게다가 후반부가 수미상관식 구조라, 상응하듯 결말의 전투씬도 좀 미적지근하다. 진심, 별로 중요할 거 없는 내용을 쓸데 없이 미사여구만 장황하게 늘어놓았달까. 말고는, 레나로 화자가 바뀌게 되는 순간부터 분교 농성까지 술술 재밌게 읽힌다. 여기까지 시리즈를 이어오는 동안, 이 정도의 필력을 아직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 ᅟ《쓰르라미 울적에》는 '히나미자와'라는 벽촌에서 발생하는 기괴하고 섬뜩한 사건을 다루는 미스테리물로 볼 수 있다. 이런 장르는 특성상 다양한 '떡밥'이 던져지기 마련. 떡밥은 곧 독자들이 흥미를 느끼는 부분. 흥미란 곧 재미. 재미는 작품에 몰입하게 되는 이유다. 따라서 떡밥이 해소된다는 건, 흥미도 같이 해소된다는 뜻. 그렇게 보면, 이 '해결편'은 곧 이야기의 흥미를 잃어가는 과정인 셈이다. 혹자는 말한다. "떡밥이 풀렸단 걸 깨달으면서 오는 카타르시스도 있잖아?" 음, 동의한다. 확실히 전작인 『메아카시』는 해답에 걸맞는 전율이 있었지. ᅟ〈 대재해는 우연의 산물인가? 연속 괴사 사건은 어떤 존재가 행하는 일인가? 스스로 목을 찢는 행위는 어떻게 된 일? ······ 〉 ᅟ뿌려진 떡밥을 따라 이러한 갈증을 계속 안고 걷는데, 끝에 도착하고나서 시원하게 목을 축일 수 없을까봐 불안해진다. 그 불안이 이번 『츠미호로보시』를 읽고 더 가속화된다. 망상은 여기까지면 충분하다. 혹여 이 모든 게 '신'의 소행이라던가, 이런 식의 전개로 떡밥이 회수된다면··· 그때는 나, 참을 수 없을지도? 아니야, 나는 우리 용기사 믿어. 이 기대감, 계속 유지해도 되는 거겠지? 아아, 어쩌면 믿음이 배신당할 걸 각오해 낮춰 두는 게 좋을까나, 까나. ᅟ자, 이제 『미나고로시』와 『마츠리바야시』 두 편만을 남겨 둔 상황. 훌륭하다, 나. 시리즈를 끝까지 관철할 의지가 아직 꺾이지 않았을 줄이야. 이는 나 혼자만이 아닌, 용기사의 필력이라는 서포트 덕분이겠지. 경험상 시리즈는 이어지면 이어질수록 그 몰입력이나 전개력, 그리고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 대부분이었다. 웹툰 「덴마」, 「헬퍼」부터, 영화로는 「나홀로 집에」, 「테이큰」, 「미이라」 등 셀 수도 없으며, 게임으로는 코에이의 「삼국지」까지. 부디 이 《쓰르라미 울적에》는 그런 사례를 시원하게 비웃는 작품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