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 빛을 품은 시바 강아지를 조종해 맹목적으로 앞을 바라보고 나아가는 인간 무리들을 목적지에 도달하게끔 만들어야 하는 퍼즐 게임이다. 수천 수만에서 수억에 달하는 인간 무리가 삼천궁녀 설화마냥 우수수 떨어져 나가는데, 특유의 무미건조한 묘사 덕분인지 잔혹하다는 느낌은 전혀 없다. 여기에 미지의 존재와의 인간성에 대한 대화와 더불어 몽환적인 느낌의 일렉트로닉 음악이 게임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한층 부각시킨다. 한편 다수의 유닛을 간접적으로 제어하는 게임 플레이는 확실히 레밍즈와 유사한 면이 있다. 다만 후술할 후반부 스테이지에 접어들면서 레밍즈와는 궤를 완전히 달리한다. 적절한 지점에 방향 전환이나 점프 같은 명령 표지판을 적절히 설치해 인간 무리를 무사히 목적지에 도달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인간 무리는 오로지 명령 표지판의 위치에 따라 정직하게 움직이고, 중간중간 블럭이나 경사면, 물, 수풀 같은 같은 지형지물을 잘 고려할 필요가 있다. 대체로 퍼즐의 난이도가 크게 높진 않은데, 각 시퀀스(챕터)마다 살짝 난해한 퍼즐이 한두개씩 존재한다. 그래도 게임 안에 자체적으로 솔루션이라는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어 이것만 잘 참조해도 퍼즐을 푸는데 큰 도움이 된다. 수천수만의 인간 무리가 무지성하게 앞으로만 나아가는 광경은 뭔가 개미 떼를 보는 것만 같다. 이게 나름 장관이라 퍼즐을 해결한 이후에도 바로 다음 퍼즐로 넘어가는 게 아니라 잠시 멍때리고 인간 무리의 행렬을 바라보게 된다. 다만 이런 류의 군중 제어 게임이 늘 그렇듯 정교함은 조금 떨어질 수밖에 없어 스테이지에 인간 무리가 바글거리기 시작하면 꼭 말 안 듣고 무리를 이탈하는 녀석들이 한두 놈씩 꼭 나온다. 그러다가 후반부 시퀀스에 다다르면 타일에 표지판을 배치하는 대신 직접 인간 무리를 이끄는 소위 직접 제어 퍼즐의 비중이 대폭 늘어난다. 급기야 최후의 보스전은 아예 인간 무리를 직접 제어하는 방식으로만 진행된다. 사실상 게임의 장르가 정적인 퍼즐에서 역동적인 슈팅으로 바뀌는 지경이다. 조금 극단적인 변화라 할 수도 있지만, 게임상의 서사를 통해 나름 개연성을 부여하기도 하고 다양한 매커니즘을 도모한 결과라고 보면 꼭 나쁘게 볼 필요도 없을 것이다. 각 퍼즐마다 은근한 곳에 배치된 황금 동상을 인간 무리가 지나가게끔 만들면서 획득할 수 있다. (참고로 일부 퍼즐은 황금 동상의 획득이 필수인 경우도 있다.) 그리고 획득한 황금 동상의 숫자에 따라 게임상의 각종 수치나 인간 무리 및 구체의 스킨을 획득할 수 있다. 특히 인간 무리 스킨의 경우 인간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거나 아예 인간이 아닌 것들도 스킨으로 준비돼있어 취향껏 스킨을 맞춰줄 수 있어 좋다. 다만 처음부터 인간 이외에 다른 스킨을 적용할 수 있게끔 만드는 것도 고려할 수 있었을 법 하긴 한데...... 이 점에 대해서는 게임의 제목이기도 한 '인간성'을 부각하고자 한 개발사의 의도라고 보는 편이 좋을 듯하다. 다양한 방식으로 인간 무리를 제어하는 독특한 게임 플레이와 더불어 깔끔하고 산뜻한 퍼즐 디자인을 자랑하는 게임이다. 퍼즐의 난이도 자체도 크게 어렵지 않을 뿐더러 게임 내에 정답지를 탑재한 덕분에 누구나 무난히 모든 퍼즐을 마칠 수 있다. 여기에 유저 창작 스테이지에 필요한 편의성과 인터페이스도 잘 갖춘 모습. 뚜렷한 강점이 강조되기보단 치명적인 단점이 없어 밸런스가 잘 잡힌 퍼즐 게임이라 할 수 있다. 퍼즐 게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https://blog.naver.com/kitpage/2231096028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