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적당히 괜찮고, 적당히 아쉬운, 평이한 작품이다.
하지만 저렴한 가격과, 전체적인 퀄리티를 생각한다면 추천한다.
좋았던 점
① 토미에의 등장
이토 준지의 작품 중에 제일 인기 많은 캐릭터를 고르자면 단연코 토미에가 아닐까 싶다. 토미에는 이토 준지의 팬들은 물론이고, 만화를 읽지 않은 대중들에게도 그 아름다움으로 매우 유명하다.
이런 토미에가 상당히 비중 있게 등장하고, 심지어 토미에의 외형이나 성격도 원작 만화와 매우 비슷하게 연출이 되어서 만족스러웠다.
오바를 좀 보태서 '토미에, 토미에에 의한, 토미에를 위한' 게임이라 표현해도 맞을 정도로 토미에 캐릭터를 잘 표현해 주었다.
② 쉬운 난이도
전체적으로 추격전이나 퍼즐의 난이도가 낮다. 게임에서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목표를 제시해 주기도 하고, 저택이 넓지 않아서 딱히 헤맬 부분도 없다. 쪽지를 읽어서 진행이나 스토리에 대한 힌트를 얻기도 좋다.
다만 딱 하나 유난히 어려웠던 부분은 초반에 '하인의 방'을 찾는 것. 그 부분에서만 조금 헤맸고 다른 부분은 막힘없이 플레이가 가능했다.
③ 다양한 엔딩
게임의 엔딩은 총 3개이다. 그중 2개의 엔딩은 서로 다른 두 명의 등장인물을 따르는 것이라, 각 엔딩별로 스토리 진행도 아예 달라져서 좋았다.
스토리도 매우 미스터리하고 알쏭달쏭해서 재미있었다. 스토리가 매우 뛰어난 건 아니지만 적당히 괜찮았음.
엔딩을 본 뒤에 엔딩 크레딧 연출도 나름 신선했다. 이후 스토리 분기점으로 돌아가서 다른 엔딩을 보기도 쉬워서 편했다.
아쉬운 점 (약 스포)
① 이토 준지 작품의 활용 (오타쿠적 관점)
이토 준지의 다양한 작품이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생각보다 작품 설정이나 캐릭터 활용이 부족했다고 느껴진다.
비중 있게 등장하는 작품은 '토미에', '머리 없는 조각상', '목매는 기구(공포의 기구)', '지붕 밑의 머리카락(악령의 머리카락)'이고, 짧게 스치듯이 등장하는 작품은 '장서 환영', '소이치의 애완동물', '터널 괴담', '뒷골목' 등등이다.
이토 준지의 단편집 만화 전부도 아니고, <이토 준지 매니악>으로 애니메이션화된 작품들만 원작으로 삼았는데도 등장한 작품 수가 너무 적다. 심지어 짧게 등장한 작품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뭐였는지 깨닫지 못할 정도라서 매우 아쉬웠다.
특히 토미에와 견줄 정도로 인기 있는 캐릭터, 소이치가 있음에도 고양이만 등장한 것은... 작품 활용에 너무 소홀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원작의 밑도 끝도 없는 기묘한 공포심을 게임에서 표현하기 어려웠다고나 할까....
게임은 양옥 저택을 돌아다니며 퍼즐을 풀어야 하는데, 각 방마다 차원을 이동하듯이 기묘한 장소로 이동한다는 컨셉으로 각 단편의 줄거리와 특징을 넣었더라면 게임이 더 풍부해지고 재미있지 않았을까 싶다.
한편, 이토 준지의 작품을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토미에'나 '목매는 기구'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스토리 진행에 의문을 품을 것 같다. 특히 토미에의 캐릭터성이 진행에 매우 중요한데, 이 부분을 모른다면 엔딩이 허무하고 급발진한다고 느낄 수도 있겠다.
결국 이토 준지의 작품을 원작으로 했다는 점이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가진 양날의 검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② 주인공의 스태미나
달리기를 할 때 스태미나를 소모하는데, 주인공의 스태미나가 너무 적어서 조금만 걸어도 금방 지친다. 웬만해서는 달릴 일이 없지만 특정 보스를 상대할 때에는 달리기가 매우 중요한데, 이때 주인공의 낮은 스태미나 때문에 너무 고생했다. 진짜 나중에는 욕하면서 플레이함 ㅡㅡ;;
다행히도 이 부분을 업데이트했다고 하니, 이후 플레이할 사람들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③ 적과의 전투
쉬운 난이도를 장점으로 삼았지만, 동시에 게임의 긴장감을 낮추는 요인이 되었다.
게임 내내 주인공을 적대시하는 몬스터가 머리 없는 조각상이 유일하다. (목매는 기구는 도주 이벤트) 심지어 조각상을 처치할 곰덫은 차고 넘치게 등장하고, 저택 곳곳에도 환경 함정이 준비되어 있다. 조각상 자체도 공격 한 번에 매우 쉽게 파괴된다. 초반에는 정말 무서웠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감이 사라졌다.
④ AI 생성 이미지
저택 곳곳에 거대한 액자에 그림이 걸려있는데, 이 그림들은 모두 AI로 생성한 이미지로 보인다. AI 그림 특유의 그림체가 확 티 나기도 하고, 이토 준지 작품들과의 공통점도 없으면서, 무섭지도 않아서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다.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꽤나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이토 준지의 팬이라면 플레이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