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은 몰라도 언제나 호쾌한 태블릿 닌자. 태블릿 얼굴을 한 닌자 로봇 Tabby가 되어 적들을 모조리 도륙내고 지구를 구해야 하는 매트로배니아 게임이다. 행동에 따라 다양한 표정 변화를 보이는 Tabby의 모습이 인상적이며, 연한 색감의 레트로 풍 그래픽은 레트로 성향의 게이머들의 취향을 무난히 저격한다. 여기에 16비트 풍의 음악이 대단히 좋은데, 음악의 퀄리티만 놓고 보면 발할라 : 사이버펑크 바텐더 액션(Va-11 Hall-A : Cyberpunk Bartender Action)과도 견줄 수 있을 정도. 게임의 퀄리티를 떠나 음악만 추천할 수 있는 게임이 그리 흔치 않은데, 쿠나이가 딱 그런 게임이다. 카타나로 적을 베는 타격감과 쿠나이로 벽에 메달리는 게임플레이는 확실히 재밌다. 적을 베거나 로봇이 터질 때의 연출과 효과음이 한껏 과장돼있어 굉장히 시원시원하다. 여기에 쿠나이를 활용하는 로프 액션은 조금만 익숙해지면 빠른 속도로 여기저기 매달리며 다닐 수 있어 이 또한 시원시원하다. 그 밖에 장비의 강화를 통해 적들을 보다 효과적으로 도륙내고 게임을 편하게 진행할 수 있어 좋다. 다만 게임이 좀 짧아 대개는 모든 장비를 전부 강화하기 전에 엔딩을 보게 될 것이다. 굳이 장비를 전부 강화하지 않아도 게임 진행에 큰 무리는 없을 만큼 난이도 또한 쉬운 편. 허나 스토리의 완성도는 많이 딸린다. Tabby가 깨어나 여정을 시작하는 도입부는 제법 그럴 듯한 전개를 보이나, 게임이 진행될수록 필요한 서사가 빠지며 맥락 따윈 포기한 듯한 급전개를 보여준다. 지구를 파괴하려는 레몬쿠스 세력과 그에 맞서 싸우는 저항군 세력이 등장하는데 최종전 직전까지 이것들이 무슨 어떤 악행을 저지르고 어째서 나쁜 놈들인지가 하나도 밝혀지지 않는다. Tabby의 모든 행적은 결국 '아무튼 그 곳으로 가야하니까', '어쨌든 싸워야 하니까' 수준에서 머문다. 매트로배니아 게임으로써도 부족한 부분이 적지 않다. 게임을 시작할 때 지도가 제공되지 않는데 지도를 획득하게 되는 시점이 늦어 초반부터 꽤나 헤메게 된다. 스토리 상에서 가야 할 곳을 지도에 표시해줄 때가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여기에 게임의 규모가 은근히 큰데다가 동선이 제법 긴 편인데 매트로배니아 게임에 흔히 있을 워프나 텔레포트 같은 것이 없어 긴 동선을 일일히 걸어다녀야 한다. 사실 이럴 거였으면 굳이 매트로배니아를 고수하기보단 일반적인 플랫포머 형태가 더 적합하지 않았나 싶다. 그나마 여기저기 하트 조각이나 모자 같은 수집거리가 있긴 하지만, 이걸 모으는 것도 그리 녹록치만은 않다. 상자가 숨겨진 곳이 그렇게 티나게 있는 것도 아닌 데다가 상자 감지 같은 기능도 없어 상자 찾기가 쉽지 않다. 16개의 하트 조각은 따로 공략이 완성되지 않는 한 스스로 찾기가 몹시 어려우며, 모자의 경우 다양한 모자가 준비돼있고 몇 가지 모자는 착용하고 다닐 맛이 나지만, 일부 모자는 Tabby와 어울리지 않아 호불호가 조금 갈린다. 레트로풍 그래픽과 사운드는 취향저격이고 적을 베는 타격감과 쿠나이를 활용한 로프 액션은 충분한 재미를 선사하나,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요소들은 전부 좋지 못하다. 매트로배니아를 선호하는 게이머들이라면 이 게임에 대한 우선 순위를 조금 낮춰도 될 것이다. 그나마 플레이타임이 4-5시간 정도로 짧은 편이고 난이도 또한 상대적으로 쉬운 게임이란 게 위안거리. https://blog.naver.com/kitpage/221802496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