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을 탐험하며 모든 골판지 적들을 부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들고, 야외에서 진행되는 게임을 만들어 나가는 작은 악어의 모험. Lil Gator Game 은 조별 과제에 휩쓸려 주인공과 같이 놀아주지 못하는 대학생 누나를 (게임 내 주인공의 성별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그냥 누나라고 편의상 적기로 하였다.), 자기가 어릴 때 같이 만들어 간 게임을 떠올리며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 골판지와 상상력의 힘으로 - 거대한 야외 놀이터를 만들어 가는 과정, 그리고 그러면서 과거에 누나와 함께 즐겼던 놀이에 대한 추억을 다시 되짚어 가는 캐주얼 게임이다. 이 게임의 경우 게임플레이가 몇 년 전에 했었던 A Short Hike 가 떠올랐는데, 주인공은 하나의 큰 섬 안에서 각종 자잘한 퀘스트들을 진행하면서 원하는 대로 주변을 헤집고 다닐 수 있으며, 굳이 메인 퀘스트 및 스토리 진행을 하지 않아도 여러가지 아기자기한 컨텐츠가 있어서 귀여운 분위기와 함께 동심으로 돌아간 듯한 두서없는 탐험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이 겹친다고 생각한다. 컨텐츠의 경우는 섬 곳곳의 골판지 적들을 마찬가지로 골판지로 만들어진 검으로 부수면서 "재화" (종이 뭉치) 를 벌어 다양한 비주얼의 모자 / 검 / 도구를 해금하는 것 말고도, 섬에 있는 다른 동물들의 퀘스트를 들어주면 친구가 되어서 주인공 및 친구들이 만들어 가는 하나의 거대한 골판지 롤플레잉 게임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도 존재하며 (실제로 친구 표시가 된 뒤 섬 중심부로 가면 해당 친구가 골판지 RPG 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냥 바다 내에서 헤엄치거나 산을 타는 염소마냥 온갖 고지대를 기어 올라가는 사이버 등산을 즐길 수도 있다. 게임 내 이동 능력이 꽤 자유롭다는 게 마음에 들었는데, 게임 초반에는 점프와 같이 기초적인 움직임밖에 못 하여 도달할 수 없는 곳들이 많으나,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슬라이딩, 글라이딩, 수직상승 등등 자유로워지는 데 한 발짝씩 가까워질 수 있고, 탐험을 하다 보면 등반하는 데 드는 스태미너를 무제한으로 최종 업그레이드 할 수 있어서 게임 엔딩 부근에 가면 굳이 특정 발판을 접근하려는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원하는 곳은 근성으로 다 갈 수 있는 캐릭터가 된다는 게 게임 조작에 있어 굉장히 편리하였다. 어찌 보면 이 게임의 스팀 페이지 란에 "Non-pressure adventure game" 이라고 써져 있다는 것과 잘 맞는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스토리의 경우는 주인공 꼬마 악어가 예전과 달리 같이 게임을 플레이 할 시간이 없는 누나와 다시 놀고 싶어한다는 귀여운 발상에서 시작되지만, 이 메인 스토리의 경우 게임의 시작과 끝에 주요 서사로 다뤄지고, 중반부는 주인공과 노는 친구들이 게임에 참여하기 꺼려하면서 다른 친구 집단과 노는 걸 잘 꼬드겨서 모두 거대한 롤플레잉 게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퀘스트들을 진행하는 이야기인데, 사실 이 중반부가 생각보다 게임 내 퀘스트의 90% 를 차지해서 스토리 마무리가 용두사미가 될까봐 좀 불안했다. 하지만, 주인공이 친구들을 사귀면서 하나의 큰 게임을 만든다는 스토리와, 누나와 놀고 싶어한다는 마음 및 어릴 때의 추억을 현재 와서 되돌아보는 양상의 스토리는 잘 결합되었다. 위에서 말한 거대한 게임을 구성하기로 마음먹은 이유가 "누나와 게임을 플레이하던 때의 재미를 느끼고 싶어서" 라는 간단한 전제를, 게임의 후반부에서 주인공 악어가 과거의 기억들을 되돌아보며 또 다른 의미 / 해석을 이해하게 되는 연출은 꽤 잘 만들어져 있었고, 게임 내내 주인공이 게임을 만들어 가는 데 열정을 들인 것과 결말부에 누나의 시선에서 바라본 모습이 겹쳐 보여 플레이어에게 여운을 남기기 충분하였다. 또한 게임의 진짜 엔딩 - 게임 내 컨텐츠 100% 달성을 하면 나오는 엔딩으로, 사실 진엔딩보다는 에필로그에 가깝다 - 에 나오는 게임을 끝낸 뒤 해가 져서 집에 들어가는 모습이, 어릴 때 열심히 친구들과 놀다가 헤어지면서 오늘 즐겼던 일들을 떠올리며 좋아하는 과거의 모습이 생각나서 약간은 마음이 약해지기도 했다. 즉, 스토리의 전개 및 캐릭터성이 뻔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그래도 스토리텔링에 빈약하거나 불쾌감을 느낄 만한 부분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단순히 철 없는 어린아이가 떼를 쓰는 걸로 그려질 수 있었던 이야기를 더 마음에 와닿게 풀어나간 따뜻한 이야기였다. 참고로 스토리 말고도 게임 내 쓰인 텍스트 내 유머 / 연출들도 재미있었는데, 어린아이 두 명이 아이스크림을 먹으려는데 용돈이 없어서 실랑이하는 과정에서 나온 연출이나, 티 파티를 즐기는데 주인공의 도움을 받는 고양이 모녀가 나오는 내용은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 장면들이었다. 결론적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고 온 섬을 원하는 대로 탐험할 수 있는 접근성 높은 어드벤처 게임플레이에, 귀여우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잘 품어 놓은 스토리가 합쳐져, 완성도가 좋은 캐주얼 힐링 게임이 탄생하였기 때문에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약 3 ~ 5 시간이며,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좋지 않긴 하지만 그래도 게임 하는 내내 지루하거나 느슨한 구간은 없어서 플레이타임을 뻥튀기한 게임들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여담) 게임의 엔딩을 보면 100% 달성에 편리한 도구들 - 아직 못 만난 친구 및 섬에서 부수지 않은 골판지 적들의 위치를 한 번에 하나씩 알려주는 기능 - 을 플레이어에게 줘서 100% 달성 및 업적 100% 는 어렵지 않은 편이다. 다만, 골판지 팻말들의 경우 친구를 모두 사귀는 것보다 모두 찾기 훨씬 어려운 일이니, 이후에 고생하지 않도록 눈에 보이는 골판지들은 미리미리 부숴 놓는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