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을 살해한 한 여인 Loretta, 그리고 그 이후 모든 것이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 Loretta 는 1940년대 미국의 중년 여성 로레타가 남편의 행동에 진절머리가 나 그를 살해한 이후, 그녀 주위에 이 전까지 알지 못했던 비밀들과 불완전하게 밝혀졌던 과거들을 로레타 및 플레이어가 점점 알아가며 비극의 마지막으로 달려나가는 이야기를 관찰하는 포인트 앤 클릭 + 비주얼 노벨이다. 두 장르를 써 놓기는 하였지만, 사실 이 게임은 포인트 앤 클릭의 특징은 깊지 않으며 오히려 텍스트와 시각적 효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텍스트 기반 게임에 매우 가깝다. 게임플레이 요소는 비주얼 감상 / 텍스트 읽기 / 선택지 고르기가 대부분이고, 플레이어가 주인공을 조작하며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진행하거나 아이템을 주워야 할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포인트 앤 클릭 게임들에 비하면 매우 쉬울뿐더러 아이템의 사용에 대해 헷갈릴 부분도 전혀 없어 진행에 어려움을 겪을 일이 없다. 이러한 점은 게임플레이가 단순하다는 단점으로 생각될 수도 있으나, 다르게 보면 한 번 게임을 플레이 한 뒤 다른 분기 / 선택지를 고르는 행위가 쉽다는 장점으로도 볼 수 있다. 또한, Loretta 는 이러한 단순한 게임플레이가 단점으로 생각되지 않았다. 애초에 이 게임은 심오한 게임플레이보다는 흡입력 강한 스토리와 인상깊은 시각적 효과로 승부를 보는 게임이니 말이다. 이 두 면에 대해 간단하게 적어 보자면 : A. 스토리 처음에는 남편을 죽인 부인과 남편의 죽음을 역으로 형사들이 추격해나가며 추리소설의 구성을 지닐 줄 알았지만, 오히려 그것보다는 부인이자 주인공 로레타의 시점에서 모든 게 망가져 내려가는 스릴러 / 비극의 이야기가 더 강하고 추리의 시점은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분명히 남편을 죽이면 모든 게 해결되고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으리라 믿은 주인공이고, 분명히 플레이어는 이 사람이 도덕적으로 선량하거나 게임 내 긍정적으로 그려지는 인물이 아닌 걸 알고 있을 텐데, 게임을 진행하면서 예상치 않게 흘러가는 스토리와 무너져 가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 / 희망찰 것이라 생각했던 범죄 후 일상이 깨지는 비극적인 진행을 보며 일종의 측은함을 느낄 수도 있었다. 또한, 게임 내 스토리는 완전히 객관적인 분위기보다는, 로레타의 시점 및 주관이 개입이 많이 들어간 이야기라 그런지 중간중간 "ㅈ같은 년 / 창녀" 같은 단어나 "너도 남편처럼 같이 죽고 싶어?!" 의 의미가 강한 선택지들이 나오기도 하고, 게임 내 스토리가 대부분 시간 순으로 진행되어도 종종 나오는 회상 / 불안정한 심리 속 보는 환각은 이러한 파국으로 달려가는 스토리의 긴장감이나 비극성을 고조시켰다. 스토리의 내용 또한 완전히 예상이 가는 스토리는 아님과 동시에 수시로 방향을 트는 스릴러를 읽는 듯한 느낌이었고, 이야기 내 대부분의 중요한 부분은 서술을 해 주어서 전체적으로 못 쓴 스토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특이하게도 이 게임은 멀티 엔딩 시스템을 지니는데, 크게 엔딩 크레딧이 나오는 "메인 엔딩" 들과 엔딩 크레딧이 나오지는 않지만 막다른 길로 스토리가 도달한 후 마지막 분기점에서 스토리가 진행되는 "배드 엔딩" 들이 있다. 전자의 경우, 엔딩의 내용에 따라 크게 4 ~ 5 종류의 메인 엔딩이 있지만 이 중에서도 진정으로 행복한 엔딩은 하나도 없다. 그렇다고 모든 엔딩이 결이 같은 처참한 엔딩이냐? 라고 하기에도 애매하다. 각각 다른 방향의 비극과 여운을 남겨주는 엔딩이라고 생각하며, 원래는 해피 엔딩 - 정확히 말하면 달콤씁쓸한 엔딩 - 을 더 좋아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각각의 비극적인 결말에 대한 충분한 빌드업 및 이에 알맞는 후일담이 있어서 억지 결말들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후자의 경우, 몇몇 갑작스러운 엔딩 - 대표적으로 보안관이 보는 앞에서 상대방을 죽이려 한다던가 - 의 경우는 별 감흥 없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단순히 게임 오버로 끝나는 게 아닌, 메인 스토리 라인에서 볼 수 없었던 시각적인 연출 및 몇몇 스토리 떡밥 / 인상 깊은 텍스트를 풀어주어서, 이러한 엔딩들을 보는 게 시간 낭비로 느껴지지 않도록 하였다. 특히, 게임 초반부터 볼 수 있는 보석함의 경우, 한 배드 엔딩 분기에서 보석함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유일하게 알아낼 수 있는데, 이를 보고 난 뒤 게임 중간중간 나오는 난해한 이야기가 왜 등장하는지 좀 더 이해가 가는 기분이었다. 참고로, 게임 내 번역의 퀄리티는 높은 편이니, 한글로 즐긴다고 스토리가 덜 충격적 / 감성적으로 전달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B. 시각적 / 청각적 효과 Loretta 는 게임 전체적으로 픽셀 그래픽이 지배하고 있어 인상적인 비주얼과는 거리가 멀어 보일 수 있으나, 심심할 수 있는 픽셀 비주얼을 강력한 연출로 보강하였다. 스토리가 진행되는 중간중간 인물들이 나름 고화질의 이미지로 보이면서 플레이어가 계속 볼 시각적 배경 밖의 이미지로 신선한 느낌을 주기도 하면서, 반대로 스토리 중간중간 쥐의 사체나 무너져가는 새의 둥지 같은 모습을 컷씬으로 보여주면서 자극적인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스토리가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완전히 사실적이기보다는 로레타라는 불안정한 주인공의 시점으로 서술되는 바람에,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나오는 비현실적 / 심리적 묘사의 경우도 충분히 시각적으로 인상적인 느낌을 주었다. 시각적으로 아름다운 / 자극적인 이미지 말고도, 굳이 비주얼이 풍부하지 않더라도 연출 면에서 불안정한 로레타의 마음을 표현해 두는 것도 확실히 하였다. 강력한 붉은 색을 써서 플레이어의 시각을 자극하거나, 불안정한 음악을 쓰면서 플레이어의 불안감을 고조하는 것을 말한다. 특히, 후자의 경우, 게임을 하면서 하도 정적인 분위기와 불안감을 자극하는 음악이 많이 나오는 바람에, 오히려 잔잔한 클래식이 나오는 부분들이 그렇게 안정적이지 않게 느껴졌다. 즉, 게임 전반적으로 청각적 효과가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고조하는 데 100% 역할을 다하였다. 결론적으로, 하나의 단편 스릴러 소설을 읽은 듯한 느낌을 강하게 주는 게임으로, 몰입감 강한 스토리 위주의 게임을 즐겨 보고 싶다면 강력히 추천하는 게임. 플레이타임의 경우 약 3시간 정도 걸리고, 업적을 위해 다시 플레이 한다고 쳐도 1시간 더 걸릴 거 같으니 그리 길지 않은 게임이라, 만약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을 따지는 사람이라면 어느 정도 할인할 때 사는 걸 권장한다. 여담) 게임 마지막 부분에 자물쇠를 따는 걸 잘 몰라서 약간 고생했는데, 나처럼 게임에서 락픽으로 잠길 걸 따 본 적 없는 사람들을 위해 따는 법을 적자면, 송곳을 돌리다가 딸깍하고 걸리는 부분에 송곳을 댄 뒤 꾹 누르고 있으면 딸 수 있다. 막힐 사람 없을 것 같기는 하지만 나와 같이 무지한 사람들을 위해 혹시 나중에 게임을 하다가 막히지 않도록 적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