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지 않은 겨울이라도 봄처럼 따뜻하여라,
무민 프랜차이즈를 활용한 두 번째 게임이자 스너프킨: 무민 골짜기의 멜로디(Snufkin : Melody of Moominvalley)의 속편. 전작에서 스너프킨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면, 이번에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무민이 아직 오지 않은 봄을 기다리며 떠나는 작은 여정을 다룬다. 겨울이 배경이지만 비주얼과 사운드, 이야기는 무민 원작 특유의 시니컬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을 충실히 살렸다. 한국어 번역도 자연스럽다.
무민은 이웃과 겨울의 존재를 만나고 모닥불을 피울 준비를 하며 네 가지 도구로 여러 활동을 한다. 눈길에 발자국을 남기고 눈덩이로 길을 만드는 자잘한 상호작용도 계절감을 더한다. 대사는 퉁명스럽지만 정이 넘치고, 어둡고 으슥한 겨울 풍경도 결국 평화롭고 포근하다. ‘어른도 감상할 수 있는 동화’ 같은 원작의 결을 게임으로 잘 옮겨 낸 모습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도 경쟁이나 전투보다는 이웃과의 놀이나 소꿉장난에 가까워, 게임 전체에 긴장을 한결 풀어준다.
이동 속도와 진행 템포는 느리고 난이도는 유아용에 가깝게 쉽다. 하지만 목가적인 분위기와 잘 맞아 느긋하게 산책하듯 즐기기 좋으며, 원하면 사이드 퀘스트를 하며 골짜기를 더 돌아볼 수도 있다. 첫 엔딩까지 4~6시간 정도라 부담도 적다. 아쉬운 점은 일부 화분 조각을 타이밍에 맞춰 얻지 못하면 재획득이 불가능해 수집을 위해 2회차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잔버그가 흐름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무민 팬이라면 전작과 함께 꼭 해볼 만하고, 캐릭터와 세계를 오래 좋아해 온 팬이라면 그 친숙함만으로도 매우 만족스러울 것이다. 원작을 몰라도 따뜻하고 가벼운 힐링 어드벤처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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