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두건을 두르고 오즈의 친구들을 구하는 이상한 나라의 스칼렛
토네이도에 휩쓸려 이세계로 휘말려들어온 소녀 스칼렛의 여정을 담은 어드벤처 게임으로, 더 코마(The Coma) 시리즈와 뱀브레이스 : 콜드 소울(Vambrace : Cold Soul)의 개발사 데브스프레소 게임즈의 신작이다. 이제는 개발사의 특징으로 자리잡은 고퀄리티의 아트웍은 여전히 플레이어의 눈을 호강시켜주며, 오즈의 마법사와 빨간 두건 등 여러 동화에서 모티브를 채용한 캐릭터와 세계관의 개성 또한 출중하다. 다만 재즈 풍의 배경음악은 홀로 너무 튀기도 할 뿐더러 게임의 분위기와도 그다지 어울리진 않는다.
어드벤처 게임으로써의 게임성은 제법 탄탄하다. 동선이 적절하게 짜여져있고 게임의 진행을 위한 단서도 딱 필요한 만큼 주어진다. 그리고 괴물을 퇴치하는 방법이 세 가지가 준비돼있어 플레이어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동원하게 만든다. 여기에 여러 종류의 퍼즐이 다양하게 준비돼있고 퍼즐의 난이도도 적절해 퍼즐을 풀어 상황을 해결하는 재미도 좋다. 다만 더 코마 시리즈의 추격전의 요소를 그대로 가져온 건 좋게 평가하기 어렵다. 스칼렛을 추격하고 습격하는 검은 늑대의 존재로 빨간 두건의 느낌을 강조한 건 좋았으나, 이 게임이 공포 게임이 아니다보니 게임의 흐름을 깎아먹기만 한다.
스토리 역시 인상적이다. 여러 동화에서 모티브를 채용한 가운데 재귀 마법을 통한 이야기의 반복을 담은 이야기는 준수한 완성도를 보여준다. 세 구역을 탐험하며 괴물을 퇴치할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은 제법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전개를 보여주고, 마녀를 만나 판타지 세계를 구하고 현실로 돌아오는 마무리 또한 깔끔하게 떨어진다. 다만 현실 세계의 스칼렛의 세 밴드 동료와 판타지 세계의 세 모험 동지가 서로 대응되는 관계인 듯한데, 이에 대한 연결고리가 약하게 묘사된 점이 조금 아쉽다. 그리고 밴드 보컬이 주인공이고 판타지 풍의 세계관을 내세운 게임에 재즈를 접목한 건 살짝 미스가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세 괴물의 처치 방식에 따라 총 10가지 엔딩이 준비돼있고, 각 엔딩마다 결말이 완전히 달라 여러 엔딩을 감상하는 재미는 훌륭하다. 다만 멀티 엔딩이 준비돼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편의성은 다소 부족하다. 스킵 기능이 제대로 갖춰져있지 못하고 분기별로 게임을 불러올 방법도 없는 데다가, 세이브 슬롯이 단 네 개 뿐이라 저장에도 제한이 많다. 멀티 엔딩을 좀 더 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끔 대비가 되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듯하다. 그 밖에 스칼렛 성우분께는 조금 미안한 말이지만 컷씬마다 나오는 스칼렛의 더빙 연기가 조금 어색하다는 점도 아쉽다.
자잘한 단점들이 있긴 하지만, 크게 놓고 보면 꽤나 높은 완성도를 보유한 좋은 어드벤처 게임이다. 여러 동화의 요소를 적절히 따온 캐릭터와 스토리도 훌륭하고, 다양한 퍼즐과 멀티 엔딩이 갖춰져 있어 게임플레이 역시 훌륭하다. 무난히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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