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슈뢰딩거의 전화 □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미망 우화 ㅤ(★★★★★) 교토의 신생 인디 개발팀 Acrobatic Chirimenjako가 만든 어드벤처 비주얼 노벨 게임이다. 지구에 달이 추락해 모두가 최후를 맞이하기까지 21나노초밖에 남지 않은, 죽음과 삶이 겹친 찰나. 빅토리아풍 방 한 칸에서 정신을 차린 소녀 ‘메어리’가 그녀를 도와주는 고양이 안내자 ‘햄릿’과 함께 생과 사의 경계에서 방황하는 영혼들의 응어리를 풀어주는 마지막 전화 상담사가 되어 이야기를 이어간다. 기억을 잃은 이들이 다시금 자신의 생을 되짚고 간직한 채 성불하도록 돕는 과정이 핵심이며,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수화기와 키워드 중심으로 적힌 수첩만을 활용해 진행된다. 메어리와 공통된 경험을 해본 인물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옴니버스식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자신의 이름과 소중히 여겨왔던 추억마저도 잊어버린 이들의 생애 마지막 통화를 단서 삼아, 관련된 주변 인물들과의 통화를 통해 망각한 추억을 서서히 밝혀가는 스토리텔링이 인상적이다. 인생 속 온기와 슬픔, 그리고 인간미를 고스란히 담아낸 가슴 따뜻한 이야기로 주제를 훌륭히 전달한다. 초현실적인 연출과 단순하면서도 아름다운 선율의 OST가 감정적 절정을 더욱 고조시킨다. 다만 진행 방식이 상당히 선형적이고, 여러 떡밥은 회수되지 않은 채 이야기가 끝난다. 분기점조차 없어 선택지가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 평가모음집 큐레이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