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바람결에 판자집 쌓아올리기
슈퍼플라이트(Superflight), 아일랜더즈(Islanders) 같은 인디 게임의 개발에 참여했던 개발자 Friedemann이 1인 개발로 내놓은 작품으로, 작은 벌판 위에 원하는대로 건물을 쌓아올리는 캐주얼 건설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여름 향기가 물씬 풍겨오는 듯한 배경은 상큼하면서도 상쾌하며 복셀 그래픽으로 구현된 건축 오브젝트는 정교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구석이 있다. (다만 그래픽이 정교한 만큼 은근히 사양을 많이 타는 게임이라 주의할 필요는 있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지만 언어 의존도가 매우 낮아 게임을 즐기는데 지장은 없다.
건축에 필요한 벽과 지붕, 문과 창문, 그리고 건물을 장식할 사물도 이것저것 준비돼있다. 여기에 네 가지 배경과 세 종류의 날씨가 존재한다. 오브젝트의 배치에 딱히 제약은 없어 원하는 대로 사물을 배치할 수 있고, 혹여나 선택장애로 고생할 이들을 위해 우클릭을 하면 오브젝트가 무작위로 정해지니 이렇게 건물을 짓는 것도 나름 흥미롭다. 덕분에 시간을 조금만 투자해도 꽤나 그럴싸한 풍경이 완성된다. 물론 손재주가 받쳐주고 시간을 조금 더 들인다면 얼마든지 굉장한 장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정해진 사물의 조합에 따라 특정한 두 사물을 적절히 붙여서 배치하면 숨겨진 사물을 입수할 수 있다. 주로 한 가지 사물에 동물이나 인간이 추가되는 형태가 대부분인데, 이것만으로도 건물의 풍경이 꽤나 다르게 보인다. 아예 숨겨진 사물과 관련된 도전과제도 몇 가지 존재하고, 굳이 도전과제가 아니라도 숨겨진 사물을 발견해 써먹는 재미가 깨알같다. 일부 숨겨진 사물은 찾기가 쉽지 않을텐데 정 찾기 뭐하면 그냥 우클릭으로 무작위 사물을 꺼내는 기능을 활용해 마구마구 늘러제끼다 보면 언젠간 전부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단점을 언급하기가 미안할 만큼 가벼운 게임이긴 하지만 아쉬운 점이 전혀 없는 건 아니다. 벽과 지붕을 비롯한 사물들의 크기가 일정하지 않아 건물을 쌓다 보면 미묘하게 비는 공간이 보일 때가 많다. 아무래도 크기 조절 기능이 없는 것 같은데, 건물이 좀 더 이쁘게 지어질 수 있게끔 보정 기능 정도는 있었어도 괜찮았을 듯하다. 그리고 이런 게임이 늘 그렇듯 게임을 오래 즐기다보면 사물의 종류가 부족하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나중에라도 추가 업데이트를 통해서 배치할 수 있는 사물의 종류를 늘려주면 더 좋을 것 같다.
그래도 가볍게 즐기기엔 참 좋은 게임임에는 분명하다. 손재주가 조금 부족해도 약간의 딸깍질만으로 좋은 풍경을 얼마든지 뽑아낼 수 있고, 손재주가 좋다면 순식간에 절경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 말이다. 나아가 10,000번의 블록 배치만 감내할 수 있다면 도전과제 100%용으로도 나쁘지 않다. 적당히 머리를 비운 채 스스로 만든 풍경으로 힐링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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