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 속에서 지친 천사여, 깨어나 달려나가라. 남은 인류가 화성으로 떠나면서 황폐해진 지구를 무대로 작은 아이의 험난한 여정을 담은 액션 플랫포머 게임이다. 무너진 문명 사이로 수풀이 무성하고 변이를 일으킨 동식물로 가득한 비주얼, 작은 아이를 비롯한 캐릭터들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배경 음악으로는 화성에서 방송하는 듯한 라디오 소리가 게임 전반을 채우는데, 새로운 문명이 꽃피는 화성과 기존의 문명이 버려진 지구가 대비되는 효과가 있으나, 라디오 소리 자체는 게임의 분위기와 조금 맞지 않는 감이 있어 조금 산만하게 느껴질 여지도 있다. 같은 개발사의 전작인 골프 클럽 노스탤지아(Golf Club Nostalgia)와 같은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이다. 따라서 골프 클럽 노스탤지아를 플레이해봤다면 게임의 분위기가 꽤나 익숙하게 다가올 것이다. 세계관 뿐만 아니라 설정이나 서사 측면으로 봐도 꽤나 밀접한 연관성을 드러내는데, 골프 클럽 노스탤지아가 화성으로 떠난 부자층의 입장에서 버려진 지구를 바라보는 게임이라면 더 컵은 험난한 지구에 남아 어느 정도 적응을 끝마친 아이의 입장에서 버려진 지구를 바라보는 게임이라고 봐도 좋을 듯하다. 게임 플레이는 나름 무난하면서 훌륭한 면도 존재한다. 인간 아이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더불어 조작감이 꽤나 괜찮은 편이다. 레벨 디자인 또한 준수하다. 일부 점프 구간이나 생존 구간이 조금 타이트하게 짜여져있긴 하지만 몇 번의 시도 끝에 통과할 수 있을만큼 크게 어렵진 않다. 그 밖에 안전한 구간과 위험한 구간의 배분과 완급조절도 나쁘지 않은 편. 플랫포머 게임으로써는 크게 흠 잡을 바가 없는 게임성이다. 버려진 지구와 새롭게 부흥한 화성의 대립을 상징하는 듯한 스토리 역시 인상적이다. 인간 아이의 입장에서 바라본 수풀이 무성한 지구는 야생에 가까우며, 인간 아이와 생명체를 납치하려는 화성에서 온 인간들은 명백히 악당으로 그려진다. 19세기에 등장했던 소설 정글 북이 떠오르기도 해 묘하게 익숙하게 다가온다. 인간 아이의 시점으로 묘사되는 스토리는 너무 과하지 않을 만큼 필요한 내용을 잘 전달하며 전반적인 스토리의 개연성과 결말의 설득력도 썩 괜찮다. 크게 심금을 울리는 구석은 없어도 나름 합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 무난함 이상의 게임성과 나름 설득력 있는 설정 및 서사로 제법 괜찮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상당히 오래된 게임이긴 하지만, 세가의 정글 북(Jungle Book)이나 알라딘(Aladdin)의 영향을 받은 듯한 흔적도 어느 정도 드러난다. 2-3시간 정도의 짧은 플레이 타임을 보유한 게임이니만큼 짧은 시간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단 하나의 레벨이긴 해도 노 데스 도전과제의 존재는 조금 쪼들린다.) 무난히 추천. https://blog.naver.com/kitpage/223335424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