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 다모이는 왁자지껄 중고가게
나만의 중고품 가게를 운영하며 동네 주민들과 가볍게 소통하는 캐주얼한 감각의 가게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스티커를 만들어 판매하는 스티키 비즈니스(Sticky Business) 개발사의 후속작으로, 전반적인 게임의 분위기와 감성, 게임 플레이의 결이 스티키 비즈니스와 꽤나 유사하다. 밝고 명랑한 느낌의 픽셀 그래픽과 사운드트랙, 그리고 상당히 간소하고 간편한 게임 디자인으로 매력을 어필한다.
여담으로 게임의 원제는 Thrifty Business인데, 이걸 직역하면 대략 "절약하는 사업" 정도가 된다. 이 원문이 "우리동네 중고상회"라는 정감가는 한국어 제목으로 현지화가 된 것. 개인적으로는 꽤나 탁월한 네이밍 센스라 생각한다.
가게 운영 시뮬레이션 게임으로써는 굉장히 간소한 게임 디자인을 자랑한다. 가게 안에 선반이나 테이블을 배치하고 중고 물품을 적당히 배치하여 가게를 오픈하면 손님들이 알아서 방문해서 중고 물품을 골라 계산한다. 각 중고품마다 가격이 알아서 책정돼있는데다가 확실하면서도 빠르게 수익을 낼 수 있어 딱히 운영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 게임에 적응하기 위한 튜토리얼도 아주 잘 갖춰져있으며, 가게 확장 및 관리도 아주 단순하고 쉽다. 사실상 '가게 운영'보다는 '가게 꾸미기'에 가까운 게임인 셈이다.
그래도 신경쓸 게 아주 없지는 않다. 인접한 구역 안에 특정 키워드의 가구를 잘 모으면 시너지를 유발해 점수를 올리며, 이를 통해 매일 가게 평판을 쌓을 수 있다. 좀 더 쉽게 설명하자면, 한 곳에 "주방"이나 "생활용품" 같은 키워드를 지닌 물건을 모아두면 모아둘 수록 점수가 커져서 최대 8점까지 점수를 확보할 수 있다. 각 중고품마다 대략 2개에서 4개의 키워드를 지니고 있어 최대한의 시너지를 고려하며 배치하는 과정이 꽤나 흥미롭다. 딱히 경쟁 게임은 아니긴 해도 나름 시너지 고민하는 재미는 있다. 다만 선반이나 테이블이 조금만 떨어져있어도 시너지 계산이 끊기기 쉬워 이걸 잘 고려할 필요는 있다.
가게를 매일 운영하다보면 특정 손님과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를 통해 가게 안에 작은 모임을 형성할 수도 있고, 각 손님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물론 네임드 손님이 제시하는 중고품 상자를 구매하거나, 혹은 손님이 찾는 물건을 어떻게든 찾아 나열해두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손님과의 대화는 지극히 일상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라 가볍게 읽고 넘어가기 좋다. 중고품 배치만 주구장창 하는 게임의 흐름을 나름 환기시키는 역할도 하고 말이다.
전작인 스티키 비즈니스도 그렇고 LGBTQ+ 성향을 꽤나 당당하게 드러내는 게임이기도 하다. 중고품 키워드 중에 '퀴어'가 떡하니 박혀있기도 하고 동성애나 퀴어 관련 대화가 아주 당당하게 나온다. 그렇다고 묘사가 노골적이거나 적나라한 묘사가 드러나는 건 아니고, 그저 일상처럼 가벼우면서도 자연스럽게 언급하고 넘어가는 수준이다. LGBTQ+ 계열에 지나친 반감이 있는게 아니라면 그러려거니 하고 넘어갈 정도니 너무 과민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명랑하고 아늑한 감성으로 가볍게 즐기고 넘어가기 좋은 게임이다. 앞서 언급했듯 중고품 가게를 운영한다기보단 중고품 가게를 꾸민다는 감각에 더 가깝고, 적당히 중고품 배치만 잘 하면 돈은 알아서 벌리는 편이라 딱히 어려울 것도 없다. 중고품의 키워드에 따라 시너지를 고민하는 것 정도가 일이라면 일일 것이다. LGBTQ 성향을 당당하게 드러내면서도 과한 수준은 아니라 가볍게 보고 넘기기 좋다. 소꿉장난을 하듯 쉽고 가벼운 가게 꾸미기 게임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꽤나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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