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새벽, 한참 컴퓨터로 작업을 하고 있노라니 어쩐지 공허한 기분이 저를 감싸는 것입니다. 이 출처를 알 수 없는 공허감··· 그것은 혼자 작업하고 있다는 외로움도, 며칠째 밖에 안 나가며 자택 경비원 일에 열중하느라 비타민 D가 부족한 것도 이유가 아니었습니다. 그 공허감의 원인은 다름 아닌 '성취감의 부재'. 미친 듯이 쳇바퀴를 돌던 햄스터가 어느 순간 바닥에 내려와 멍을 때리는 것처럼, 저는 하루 종일 작업을 하다가 새벽 즈음에 오늘 해낸 건 아무것도 없다는 공허감과 마주하게 된 것입니다. 결국 그날 밤은 침대에 누워 베개를 꼭 끌어안은 채로 바들바들 떨며 오지 않는 잠을 청했습니다···. 다음날 아침(사실 늦잠 자서 점심) 저의 머릿속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가 설립되어 토론이 한창이었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을 생각하시면 비슷하려나요? 작금의 사태에 대한 건실한 토론이 이어지는 와중에 뾰족한 수로 떠오른 것이 바로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자'라는 것이었습니다. 혹자는 저의 의지박약을 나무랄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러나 당신은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을 기억하십니까? 스팀이 없던, 유투부가 없던 시절을 기억하십니까? 인간은 늘 새로운 기술과 발전, 프로그램들에 깊은 영향을 받아 왔고 저 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프로그램 찾기. 저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름 아닌 'Team Haco'라는 개발사의 'Typing Idler'였습니다. 처음 들어보는 개발사의 처음 들어보는 프로그램이었지만 2,85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시선이 끌렸고 정신 차려보니 그것은 제 라이브러리에 들어와 있는 것이 아닙니까? 짧은 설치 시간을 거치고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게 실행시킨 후에 저는 해야 할 일에 매진했습니다. 이윽고 다시 찾아온 새벽··· 그러나 이전에 저를 덮쳤던 공허감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작업량에 비례해 올라가는 점수와 벌어들이는 게임머니, 그리고 그 게임머니로 업그레이드를 쌓아나가다 보니 긍정의 선순환이 지속되었습니다. 작업 중간중간에 Typing Idler 창을 들여다보며 늘어난 게임머니와 점수를 확인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이 저의 루틴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구입한 이후에 늘 끌어안고 자던 베개는 원래의 자리를 찾아갔고, 불 꺼진 방에서 불안함에 수차례 들었다 놨다 한 스마트폰은 머리맡에 얌전히 잠들게 되었습니다. 이 리뷰를 적는 와중에도 딸깍거리는 소리와 함께 올라가는 점수를 흐뭇하네요. 'Typing Idler'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