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남편분께서는 훌륭한 단백질을 제공하시고 떠나셨습니다. +)10시간 플레이 후 평가 1. 안한글 뇌내 한패 ㄱㄱ 2. 엄청 유머러스하면서도 다크하다. 세계관은 조밀하게 구성되어있다기보단 간단한 trpg 세션에서 GM이 말 나오는대로 지어낸 느낌의 유연한 구성이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서 잔혹동화스러운 로어와 헛웃음을 자아내는 스토리 전개를 가볍게 툭툭 던져놓는다. 도중에 상호작용하는 인물들 대사나 상황은 대체로 개그코드가 나랑 맞아서 재미있었다. 또 스토리텔러가 점잖은 어투로 이런 저런 농담을 넣는데 이게 꽤 재밌다. 워낙 진지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허술한 세계관이기 때문에 오히려 잔인한 묘사도 소름돋는 묘사도 그냥 한번 웃고 넘어가게 만드는 묘한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 다음에는 어떤 정신나간 캐릭터가 나올까? 어떤 어이없는 흐름으로 일이 해결될까? 이런 기대감에 다음 마을로 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는 마음에 들었다. 3. 하지만 자유도는 없다. 지극히 선형적인 게임이다. 스토리텔러는 주인공을 플레이어 캐릭터로 취급하긴 하는데 사실상 그냥 플레이어의 선택과는 상관 없는 별개의 캐릭터로 보는게 좋다. 일본 게임 캐릭터라는 큰 틀에서는 못벗어나지만 나름 개성있긴 하다. TRPG처럼 생겼다고 TRPG 생각하고 사면 기대하는 건 없을 것이다. 그냥 카드와 테이블탑의 탈을 쓴 JRPG다. 4. 전투 방식은 JRPG식 턴제 전투에 TRPG의 향을 살짝 입힌 느낌이다. 일단 주사위를 굴리긴 하는데 가면 갈수록 큰 의미가 없다. 원래의 JRPG에서 확률 효과에 해당하는 스킬들을 다 주사위 판정으로 이미지만 바꾼 느낌. D&D처럼 주사위 눈에 따라 일희일비하는 쫄깃한 맛을 기대할 수도 없으며, 애초에 전투가 너무 쉽다. 그래서 전투가 재미가 없느냐? 라고 물어본다면 애매한게.... 하스스톤에서 공 40짜리로 적 면상 때릴때 타격감이 느껴져서 물리적으로 재밌는 것처럼 비주얼/음향적인 부분이 많이 살린 것 같다. 전투의 코어 자체는 진짜 너무 쉽게 만들어서 재미고 뭐고 평가할만한 부분이 없다. 5. UI가 불편한 부분이 많다. 게임 전체적으로 카드의 느낌을 아주 잘 살렸지만 카드를 뿌리고 놓고 걷는 모든 모션에 배속 옵션이 없다. 엄청 느린건 아니지만 UI를 아주 개같이 짜놓은게 문제다. 일례로 상점에서 구매/판매가 가능한데 이게 상점 안에선 전환이 안되고 대화창까지 나간다음 구매/판매 카드를 선택해야 전환이 된다. 이런 자잘한 선택지마다 매번 카드를 집었다 놨다 하고 있으니 아무리 모션이 빨라도 답답하다. 추천/비추천 중 하나를 선택하자면 추천이긴 한데 스팀 민주주의는 아마 대체로 긍정적에서 최종 수렴할 것 같은 느낌. 비선형적인 스토리, 혹은 도전의식이 생기는 난이도 둘 중 하나만 있었어도 자신있게 재밌었다고 얘기했을텐데...... 블랙유머/잔혹동화/클리셰에서 어긋난 왕도물 중에 하나라도 자기의 취향 키워드다 싶으면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