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버스에 무엇이 있을지는 알 수 없어도...... 우연찮게 멀티버스로 진입하는 문을 열어버린 소년이 되어 경박하지만 실력은 확실한 박사 에버릿과 함께 우주 곳곳을 여행하는 퍼즐 플랫포머 게임이다. 특유의 픽셀 그래픽과 사운드트랙은 딱 게임에 어울릴 만큼 적당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가운데, 같은 공간의 서로 다른 두 차원을 넘나들며 상황을 풀어나가는 게임 플레이가 핵심이 된다. 여기에 소년과 에버릿을 비롯한 캐릭터들의 매력은 나쁘지 않고, 멀티버스라는 개념의 위험성을 다룬 스토리는 나름 인상적이다. 그 밖에 한국어 번역은 큰 위화감 없이 무난한 편. 보통 멀티버스라고 하면 다른 차원의 동일한 세계관 같은 평행 우주를 떠올리기 쉬운데, 안타깝게도 이 게임에서의 멀티버스는 그런 개념을 담고 있진 않다. 차원 이동을 통해 상황을 풀어나가는 게임 플레이가 핵심이긴 하지만 게임 전반에 걸쳐 여러 차원이나 세계관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주진 않는다. 그보다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소재나 수단에 좀 더 가까운 느낌이다. 따라서 시공간을 마구 넘나들고 시간의 흐름에 간섭해 미래를 바꾸는 게임을 기대했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프롤로그를 포함해 총 10개의 챕터가 준비돼있고 각 챕터마다 차원 이동을 통해 열쇠를 얻어 잠긴 문을 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 공간에는 서로 다른 두 개의 차원이 존재하는데, 두 개의 차원은 공간의 구성이나 특성, 그리고 일부 오브젝트의 배치가 다르다. 퍼즐을 풀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선 두 차원의 특성을 파악하고 뇌지컬와 컨트롤을 발휘해야 한다. 각 챕터마다 제한 시간이 존재한다던가 중력이 반전된다던가 하는 재밌는 기믹이 많고, 퍼즐의 디자인과 난이도 배분이 준수해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차원을 이동할 때마다 같은 공간에 있는 NPC들이 마주한 운명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도 소소한 재미로 다가온다. 다만 특정 행동을 통해 이들의 운명을 바꿀 수는 없어 멀티버스를 다룬 게임치고는 한계 또한 명확하다. 캐릭터들의 개성은 적절히 부각되는 편으로 특히 소년과 동행하는 에버릿의 캐릭터성이 아주 입체적이다. 시종일관 능글맞으면서도 초월적인 대처를 보여주는 에버릿의 행적은 플레이어마저도 열받게 만들 정도인데, 그만큼 에버릿이라는 캐릭터가 이야기를 아주 주도적으로 이끌어나간다고도 볼 수 있다. 여기에 플레이어의 아바타로써 활약하는 소년과 에버릿을 쫓는 레오 일당의 대사와 행적도 제법 깊은 인상을 남긴다. 다만 후술할 스토리상의 애매모호한 측면과 더불어 너무 일방적인 모습만 보여주다가 조금은 뜬금없게 퇴장하는 내쉬 의 캐릭터성은 다소 아쉽다. 스토리의 완성도 또한 제법 괜찮다. 이야기의 중심이 소년에서 에버릿으로 넘어가는 과정이 아주 자연스럽고 이야기 내내 개그와 진지함 사이의 완급 조절도 좋다. 멀티버스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한 소년과 에버릿의 여정은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뚝심을 보여주고, 에버릿의 말 못 할 과거와 그로 인한 심경 변화, 그리고 주변인들의 대처는 나름 자연스러운 맥락으로 흘러간다. 그렇게 소년과 에버릿이 마침내 도달한 멀티버스의 비밀은 명쾌한 마무리와 함께 깔끔한 마무리를 보여준다. 다만 스토리의 뒷배경이나 멀티버스의 개념에 대한 설명이 다소 부실한 게 아쉽게 다가오는데, 결국 이 게임에서의 멀티버스는 맥거핀에 가까운 것이라고 보는 편이 좋을 듯하다. 멀티버스 특유의 차원과 시공간을 넘나들며 시간의 흐름에 간섭하는 것과는 방향이 다소 다르긴 하지만, 아무튼 두 차원을 넘나들며 상황을 해결하는 퍼즐의 디자인은 준수하고 온 우주를 휘저으며 멀티버스에 대한 정답을 찾아가는 소년과 에버릿의 여정은 나름의 여운과 감동을 남긴다. 마땅히 할 만한 게임 찾기 힘들 때 징검다리 용도로 즐기기 좋은 게임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한차례 엔딩을 감상한 이후 남은 도전과제 회수가 조금 까다롭다는 게 단점이라면 단점. https://blog.naver.com/kitpage/222679693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