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함께 몰락한 시리즈를 다시 일으키기 위한 첫 번째 발걸음. 3D 플랫포머의 부흥기를 되찾겠다는 야심을 내세웠다가 처참한 몰락을 맛본 유카-레일리(Yooka-Laylee)의 후속작. 전작과는 다르게 2D 플랫포머 스타일의 게임으로 2인조 주인공 유카와 레일리를 포함한 캐릭터들의 디자인과 대화 내용은 반조-카주이(Banjo-Kazooie) 시리즈를 위시한 서양 센스로 가득하다. 여기에 스테이지의 레벨 디자인과 난이도 등 전반적인 게임플레이는 덩키콩 시리즈의 영향을 다분히 받은 모습이다. 레트로 감성을 내세운 그래픽과 스토리는 무난하다고 할 수 있겠으나, 음악의 경우 음악의 퀄리티가 들쭉날쭉한 데다가 통일성도 부족해 결코 좋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레트로 감성을 내세운 게임치고는 이런저런 참신한 시도들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우선 게임의 시작과 함께 마지막 스테이지가 먼저 열려 어느 때고 마지막 스테이지에 자유롭게 도전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 신박하게 다가온다. 또한 오버월드에 배치된 퍼즐을 풀어 스테이지에 변화를 주고, 이 변화를 통해 다양한 양상으로 스테이지를 뒤엎어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스테이지를 플레이하게 된다. 여기에 오버월드 곳곳에 숨겨진 66종의 토닉과 여러 NPC들과의 상호작용이 깨알같이 준비돼있어 은근히 오버월드에서의 활동이 알찬 재미를 선사한다. 20개(x2)에 달하는 스테이지 디자인도 괜찮은 편이다. 피지컬만 살짝 받쳐준다면 스테이지 클리어는 무난히 가능하며 조금만 욕심을 낸다면 5개의 코인도 전부 획득할 수 있을 정도. 다만 마지막 스테이지의 경우 48마리의 벌떼를 전부 모으고 가도 몇 번 사망할 수 밖에 없을 만큼 상당한 난이도를 자랑한다. 체크포인트가 아예 없어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돌파해야 하고, 토닉을 착용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체감 난이도는 그만큼 더 올라간다. 이러다보니 일반 스테이지와 마지막 스테이지의 난이도 격차가 크고, 나아가 이 게임을 선뜻 추천해줄 만한 게이머층이 애매해진다는 단점이 따라온다. 플랫포머 게임으로써의 기본기가 상당히 부족하다. 특유의 미끄러지는 듯한 조작감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주인공 콤비인 유카와 레일리 각자가 심각한 결함을 하나씩 지니고 있는데, 카멜레온 유카는 구르는 거리와 공격판정을 조절하기가 몹시 어렵고 박쥐 레일리는 피격당할 시 발발거리는 움직임을 도무지 예측할 수 없어 둘 간의 재결합이 까다롭다. 한 번 피격당해 서로가 분리되고 난 뒤엔 기능의 제약이 심하게 걸려 사실 상 게임을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을 정도다보니 이 문제점이 뼈아프게 다가온다. 게다가 버그인가 싶을 정도로 판정에 문제가 정말 많다. 몹과의 거리가 어느 정도 벌어져 있더라도 부딪힌 것으로 취급되는 것은 기본이요, 벽 너머에 있는 가시에 피격당한다던가 유카-레일리가 벽에 요상하게 낑겨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그 밖에 게임의 진행을 가로막는 자잘한 버그와 렉도 적지 않다. 레트로 감성도 좋고 참신한 시도도 좋다만 그 이전에 플랫포머 게임으로써의 기본기가 받쳐줘야 했을텐데, 이 게임은 이런 기본적인 부분에서의 부족함이 많이 발견된다. 2000년대 초반의 레트로 감성을 내세운 분위기와 특유의 참신한 시도는 돋보이나, 플랫포머 게임으로써 마땅히 갖춰져야 할 중요한 기본기는 결여돼있다. 스테이지 간의 난이도 격차가 커 하드코어 게이머에게는 조금 싱겁고 라이트 게이머에게는 다소 버겁다. 따라서 게임을 즐길 타겟층이 굉장히 애매하다. 그래도 최소한 마이티 넘버 나인(Mighty No. 9)에 비견될 만큼 아무런 장점도 없었던 전작과 비교한다면, 아무튼 나은 구석이 없진 않은 게임이다. 과연 이번작을 기점으로 이미 몰락한 유카-레일리 시리즈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 것인가. https://blog.naver.com/kitpage/221780378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