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연을 이해하기 위해 심연으로 들어가다. 핫 세이프티 핫라인이라는 전화 상담소의 상담원이 되어 고객들에게 알맞은 이변의 종류를 알려주어야 하는 캐주얼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1990년대에 보였을 법한 구식 운영체제 화면과 더불어 백과사전마냥 정리된 각종 이변들이 흥미롭게 다가온다. 반면에 고객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알맞은 이변을 찾아내는 게임 플레이는 다소 단조로운 감이 있다. 그 밖에 특정 공포증을 지닌 이들을 위해 옵션에 검열 기능을 넣어둔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상담은 요일 단위로 나뉘어 진행되고 날짜가 지날 때마다 새로운 이변 항목들이 몇 가지 추가된다. 맨 첫 날인 월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요일에는 오답률이 너무 높으면 그대로 배드 엔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처음에는 현실에도 흔히 존재하는 곤충이나 곰팡이 같은 것만 존재하던 것이 날짜가 지나면서 현실과는 다소 동떨어진 듯한 이변들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한다. 고객 상담과는 별개로 각 이변의 삽화를 관람하고 내용을 읽어보는 과정은 자잘하게나마 흥미롭다. 그 밖에 괴상망측한 고객으로부터 걸려온 의문의 전화가 게임의 기괴한 분위기를 더욱 부각시키기도 한다. 이변 항목에 기록된 각 이변의 내용이 깔끔하게 정리돼있는 반면 고객들의 상담은 다소 격양돼있다. 다시 말해 고객의 상담이 다소 모호하거나 부정확할 수 있다는 소리다. 그렇다고 정리 기능이나 검색 기능이 잘 갖춰진 것도 아니라 일일히 하나하나 클릭해서 내용을 파악해야 해서 좀 불편하기도 하다. 이 때문에 머리 속에 모든 이변에 대한 내용을 어느 정도 넣어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짐작가는 항목을 찾아 고객의 상담 내용을 일일히 대조해봐야 한다. 그나마 시간 제한이 없어 다행이긴 하지만, 그래도 간단한 정리나 검색 기능 정도는 구현해뒀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서사의 비중이 그다지 큰 게임은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각종 이변과 고객 상담 이상의 무언가를 보여주지 못하고, 매일 만나게 되는 감독관 캐롤을 제외하면 캐릭터가 크게 부각되지도 않는다. 그나마 주기적으로 추가되는 영상이 있긴 하지만 이마저도 서사를 강하게 드러내진 못한다. 그래서 앞뒤 떼놓고 봐도 어처구니가 없는 결말은 게임 전개 과정에 아무런 서사가 없다보니 더욱 황당무계하게만 다가올 뿐이다. 1990년대 미국을 무대로 한 듯한 각종 이변과 이를 바탕으로 한 고객 상담이라는 컨셉은 꽤나 독특하고 나름 게임 플레이로 잘 풀어냈다. 다만 딱 이변과 고객 상담뿐이라 게임이 다소 단조로운 편이고, 뚜렷한 서사가 있는 것도 아니다보니 한계가 뚜렷하다. 2시간 남짓의 플레이 타임이 살짝 짧게 느껴질 수도 있을 뿐더러 1990년대 시대상을 반영한 탓인지 게임을 플레이하는데 있어 편의성이 조금 모자란 것도 아쉽다. 그래도 소재만큼은 확실히 참신하니만큼 혹여나 한국어 지원이 된다면 한 번 쯤 플레이해볼 가치는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https://blog.naver.com/kitpage/2233263188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