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게임 플레이 그러나 얕은 컨텐츠 깊이 헤일로와 데스티니 시리즈로 게임사에 좋든 싫든 한 획을 그엇던 번지에서 만든 "익스트랙션 슈터"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운영하며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특유의 건플레이는 적어도 호불호 없이 좋은 평가를 많이 받았다. 마라톤은 그런 건플레이 경험을 압축해둔 게임이다. 불필요하게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설치하고, 시련의 장에 입장하여 매칭을 진행할 필요 없이, 20GB 내외의 게임을 다운로드 받고, 무장을 한 뒤 계약(퀘스트)을 받고 출발하면 된다. 게임 플레이적 요소를 보면 마라톤은 재미있는 게임일 수 밖에 없다. · 에이펙스 레전드를 연상시키는 "갑바 깼어"의 타격감 · 팀플레이를 맞춰 적을 밀어내고 승리한 뒤 전리품을 얻는 쾌감 · 다양한 기믹을 통해 '공략이 필요한' 필드 이벤트 및 하드 컨텐츠(냉동 보관소, 핀휠 등) 다만 이러한 게임을 운영해본 경험이 없는 회사라서 인지, 아직까지는 뭔가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지우기가 어렵다. 현재까지 게임을 하며 느껴지는 문제점은 아래와 같다. · 불쾌하다고 느낄 수 있는 오버파워 아이템의 존재 · 랜덤 큐로는 맞춰질 것이라 기대도 하기 어려운 팀플레이 · 생각보다 짧은 엔드 컨텐츠 · 다른 게임과는 확연히 달라 적응하기 어려운 사운드 시스템 오버파워 아이템에 대한 패치는 기존의 번지 답지 않은 발 빠른 패치를 통해 해결되고 있다고 쳐도, 나머지 문제점들은 단순 패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기에 걱정이 된다. [olist] · 랜덤 큐의 문제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아져야 해결이 가능한 문제지만, 여러 요소들이 겹쳐 신규 유저가 진입하지 못하고 기존 유저도 조금씩 빠져나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 먼저 각 세력(NPC) 마다의 메인 퀘스트 라인이 너무 짧아 세력별 메인 스토리라인의 존재 의의를 알기 어렵다. 게임 내에 스토리를 가미하고자 했다면 플레이어로 하여금 더 쉽게, 더 매력적으로 빠져들 수 있게 하는 방법을 번지는 분명 알고 있을 것이다. 스토리로 유명한 바로 그 헤일로와 데스티니 시리즈를 제작해왔으니까. 그런데도 모든 로어와 스토리를 텍스트로 때우는 것은 21세기에 출시한 게임인 것치고 너무 게으르고 이기적인 방식이다. · 환경 소리 및 맵 디테일을 세부적으로 깎아서 몰입감을 확대하는 시도는 좋지만 경쟁적 PvP 게임에서 필요한 정보의 신뢰도, 가령 이 발소리가 어느정도 거리에서의 발소리인지, 방금 들린 소리가 적이 낸 소리인지에 대한 부분의 저울질은 아직까진 실패라고 생각한다. 너무나 많은 디테일이 혼재되어있어 자신에게 정말 필요한 정보를 구분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정말 많은 시간을 들여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곧 신규 유저의 유입을 막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olist]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이 게임은 얼리엑세스 게임 같다. 번지라는 대규모 게임사에서 개발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세부적으로 신경 써야했던 많은 부분이 결여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추천을 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얼리억세스 게임 같기 때문이다. 사실 검증된 건플레이에 더해 스토리텔링만 잘 한다면 대체 불가능한 게임이 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괜찮다면 마음 맞는 친구 한 두 명을 데리고 와서 멀티큐로 시작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게임의 재미가 훨씬 더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