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기대하지 않고 구매한 게임인데, 생각보다 재밌었다. 필자는 "1인 개발자가 N년에 걸쳐 개발한 게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데, 그 이유는 AAA 게임이든, 소규모 인디 게임이든, 1인 개발 게임이든 결국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재미만 있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하고, 소규모 개발진이 참여했다고 해서 그것이 재미없는 게임의 변명이 되어선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게임은 그러한 걱정에도 핀볼이라는 고전 장르를 나름 창의적이고 독창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점, 장르가 가지는 제한적인 플레이 방식 속에서도 비교적 다양한 파워업을 구상하고 레벨 디자인의 난이도도 적절하게 구성한 점 덕분에 꽤 재미있게 즐겼다. 악세사리라는 수집 요소가 존재하고, 수집 도감이나 도전과제가 없어서 확인은 못 했지만 맵 곳곳을 탐색하며 (아마도) 모든 수집 요소를 모으면서 플레이해도 2~3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 볼륨이라, 분량이 많은 게임은 아니다. 아쉬운 점을 몇 가지 꼽자면, 이 게임은 메트로배니아 장르를 표방하고 있음에도 맵이 비교적 선형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핀볼이라는 장르 특유의 수직성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부분인 것 같기도 하다. 또한 게임 후반부에 맵의 초반 지역으로 되돌아가 지금까지 얻은 파워업을 활용해 다시 등반하게 되는 구간이 존재한다. 필자는 반복적인 플레이에 거부감이 크지 않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반복 구간은 그다지 재미있다고 느끼지 못했다. 이 게임과 장르가 다르긴 하지만, 수직적인 이동이 주를 이루는 '산나비' 역시 비슷한 구간이 존재한다. 하지만 산나비는 게임 중반 이후에 얻는 파워업이 초반 동작들과 확연히 다른 성능을 보여주고, 반복 구간 직전에 해금되는 특정 기믹 덕분에 마치 새로운 게임을 하듯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반면 이 게임은 핀볼이라는 장르적 한계 때문인지, 반복 구간을 속도감 있게 넘기거나 초회차와는 다른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장치가 부족했고, 결국엔 단순히 같은 레벨을 조금 더 숙련된 조작으로 다시 플레이하는 느낌에 그쳤다. 약간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매우 즐겁게 플레이한 게임이었고, 플레이 타임은 길지 않지만 가격도 비싸지 않으니 20~30% 정도 할인할 때 구매해서 가볍게 즐겨보는 걸 추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