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 정상에서 달걀을 부칠 수 있을까?"
기이한 물음으로 시작하는 이 게임은, 디스토피아 배경의 북극에서 죄를 저질러 걷기와 음식 조리하는것 외의 모든 기능을 상실한 주인공으로 플레이 한다. 플레이어는 마우스를 움직여, 프라이팬을 이리저리 휘저어 가며 북극 사람들의 굶주린 배를 채우며, 현 북극의 지배자(로보이는) '여섯 위장의 현자'에게 인정을 받고 북극을 탈출하는 내용이다.
처음엔 그저 계란을 양면으로 익히기만 해 쉽지만, 게임을 진행할 수록 북극 주민들의 특이취향을 볼 수 있다. 담배부터 얼음이 담긴 유리잔, 무엇으로 이루어졌는지 짐작도 하기 싫은 육각면체의 고깃덩이까지. 거기에 주민들의 잡담까지 들어보면, 적어도 이 세계관이 그리 좋지는 않다는것을 알 수 있다.
이 게임의 이야기들을 누군가는 그저 개똥철학으로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상관 없다. 이 게임은 플레이어에게 무엇인가를 이해시키려 하지 않고, 그저 그 분위기, 향기, 감각, 추억들만 단편적으로 보여줄 뿐이다. 그냥 개소리다 하고 웃어 넘기든, 군중에 몸을 맞겨 춤을 추든 게임은 전혀 상관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게임성이 전혀 없냐? 그것도 아니다. 각각 주민들이 원하는 식재료(?)들은 저마다의 특징이 있어 플레이어들이 마우스를 잡던 손을 긴장하게 만든다. 게다가 마냥 어렵기만 한것도 아닌게, 마우스 휠을 올리거나 내려 프라이팬 움직임의 감도를 원하는 만큼 바로바로 수정할 수 있기 때문. 그래도 너무 어렵다면 ESC를 눌러 나오는 난이도 설정에서 프라이팬의 생김새를 조정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게임은 무언가를 전혀 강요하지 않는다. 물론 도전과제는 있지만.
플레이를 하고 난 소감은 전체적으로 짧고 잘 쓰여진 소설책 한권을 완독한 느낌이다. 예전에 방송인이 하는것을 보고 그 분위기에 매료되어 언젠간 해보고 싶다 하고 찜해뒀었는데, 플레이 하는 내내 머리가 환기가 되는 기분이 들어 좋았다. 나는 어려움으로 플레이 했기에 너무 느슨해지지 않고 적당히 긴장감을 가지며 플레이를 하게 되어서 더욱 좋았던듯 하다. 잔잔하고 부드러운 음악, 조악하고 어찌보면 못생겼지만 저 마다의 정신적으로, 신체적으로 배고픈 북극 주민들. 분량은 짧았지만, 그렇기에 더욱 가볍게 즐기면서도 집중하며 재밌게 플레이 하였다. 할 수 있다면 모든 도전과제도 꺠볼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