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가에 동파육도 잘 만드는 나는 이쁜 여동생을 데리고 생존을 시작했다. 좀비를 두려워 않고 줘 패가며 물자를 공급했고 동생은 집 구석에 쳐 박아 놓기만 했다. 무드 관리도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유지해 줬으며 개 박살 난 텍사스에서 온실 속 화초처럼 애지중지 지켜냈다. 어느 날 나는 한 명의 생존자를 마주했고 생존에 적합한 인원이라 판단하여 합류를 허락했다. 동생은 소심했으나 은신처에 말 동무 한 명 정도는 있으면 괜찮으리라 믿었다. 이후에도 열심히 원맨쇼를 하며 바깥에서 물자와 생존자를 보이는 족족 은신처로 가져왔다. 그렇게 모인 생존자만 총 8명이었으며 소심한 동생 뿐만이 아니라 그룹원 전체가 생존자가 너무 많아 불만이 생겼다. 아주 씨발 집구석에서 안전하게 집안일만 시키며 일이 없을 땐 자빠져 자는 것도 허락을 해줬으면 감사하다며 어깨를 주물러줘도 모자랄 판에 씹새끼들이 징징거리기 바빴고 그 징징들을 케어하는데에 나와 조라는 사나이 두 명이서 통나무를 힘껏 들기 시작했다. 그래, 아무리 미운 새끼들이어도 내가 품겠다고 다짐했으니 책임을 지겠다고 다짐했다. 나에겐 동생과 6명의 생존자를 탈출 시켜야 한다는 책무가 있는 셈이다. 그런데 수색 도중 무려 좀비 셋에게 윤간을 당하였고 나는 빈사 직전이었다. 하지만 끝내 승리했고 곧 뒤져도 안 이상할 몸뚱이로 오직 "내가 죽으면 애들은 어찌하겠나.." 라는 심정으로 끝까지 수색하여 물자를 잔뜩 얻어서 은신처에 공급해줬다. 사실 나는 과정에서 의심스러운 상처를 얻었고 그 상처를 확인한 그룹원들은 동요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가 물렸다고 단단히 오해를 한 모양이다. 괜찮다, 시간이 증명할 것이고 감염으로 의심 받았던 생존자는 이미 몇 있었으나 감염이 아니었다. 그러니 내게도 시간이라는 것을 줄 것을 분명 믿고 더 넓은 은신처를 찾아 떠났다. 내가 찾은 은신처는 아름다운 재단 갤러리였고 깔끔하게 정리 한 후 다시 은신처로 돌아갔다. 근데 이 씨팔연놈들이 나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우연찮게 엿듣게 되었다. 감염으로 확신하고 있었고 그간 고생이란 고생은 다 하며 고군분투 해대던 나를 낙오 시킬 계획이었다. 나는 밥도 대충 수색하며 쳐 먹으며 잠도 못 자서 커피 마시고 정신이 힘들 땐 술로 견디던 사내였다. 내 동생 뿐만 아니라 이름 좆도 모르는 텍사스에 거주하는 양키 새끼들 때문에 말이다. 동생은 물론 그나마 믿을만한 조도 그 자리에 있었을까, 있었다면 쇠파이프로 그들의 아갈창을 가격했을 것이다. 아마 그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그렇게 믿고 싶다.. 그런데 왜 듣다보니 내가 정말 감염이 된 것 같은 걸까? 하기사, 항상 바깥 생활을 하며 침과 피를 튀겨가며 좀비와 적대적인 생존자들을 상대 하며 살았으니 영 이해 못 할 상황도 아니었다. 만일 내가 좀비가 된다면 이 좆 밥들 중 내게 맞설 수 있는 새끼가 몇이나 될까? 라는 생각을 해봤다. 좀비가 되었을 때 날 제일 먼저 보는게 동생이라면? 생각이 많아졌다, 금새 아물어질 것 같던 상처는 꽤 긴 기간 동안 나아지질 않았다. 떠나는게 맞는 것이라 판단되었다. 동생도 그래도 나름대로 이 사람 저 사람 다 친해졌으니 믿고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동생과 그룹의 안전을 위해 은신처를 갤러리로 옮길 때 뒷편에서 조용히 짐을 챙겨 야반 도주를 감행했다. 아마 그들은 내가 감염이 되었든 아니든 나를 내쫒자고 작당 모의한 것을 크게 후회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