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칸 보드판 위에 펼쳐진 덱빌딩 로그라이크의 새로운 해석 Meteorfall 세계관의 두 번째 게임이자 슬레이 더 스파이어(Slay the Spire)를 위시로 한 기존의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들과는 여러모로 이질적인 느낌을 선사하는 게임이다. 핀과 제이크의 어드벤처 타임을 보는 듯한 특유의 일러스트와 보드판의 주인인 크룸빗의 나긋하면서도 담담한 나레이션이 인상적이며, 9개의 타일이 오밀조밀하게 배치된 게임 화면과 인터페이스는 한 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독특하게 다가온다. 게임을 시작하면 정사각형 보드판 위에 9개의 타일이 놓여있고 하나의 타일을 없앨 시 우측 상단에 표시된 다음 타일이 해당 열로 떨어져 내려온다. 각 스테이지를 클리어하기 위해선 스테이지 상에 준비된 몬스터 타일을 전부 제거해야 하고, 이를 위해 각종 어빌리티와 장비를 적절히 획득하고 활용해 캐릭터의 체력과 공격력을 관리해주어야 한다. 스테이지를 클리어한 이후에는 새로운 타일 한 장과 다양한 부가 효과를 지닌 퍽을 고르고, 상점을 통해 새로운 타일을 구매하거나 기존의 타일을 제거해 자신의 덱 밸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이렇듯 게임플레이 자체는 다소 이질적이지만, 큰 구조로 놓고 봤을 땐 덱빌딩 로그라이크의 정석적인 흐름을 잘 준수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이 게임의 첫 번째 묘미는 바로 미세한 수치 조정에 있다. 게임 시작 시 캐릭터의 체력과 공격력, 매 스테이지마다 맞닥뜨리는 몬스터들의 체력과 공격력, 각종 아이템 및 어빌리티 타일의 가격과 효과. 이 모든 것들의 수치가 참으로 절묘하게 책정되있어 매 상황마다 최적의 판단을 위해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여기에 자신의 덱과 퍽을 적절한 방향성에 맞게 획득하고 구성한다면 이후 폭발적인 시너지를 감상할 수 있다. 3/6/8/9번째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는 상당한 양의 체력과 더불어 강력한 능력으로 캐릭터를 압박해오지면, 이 역시도 타일과 퍽을 통한 덱 밸류를 끌어올리면 충분히 돌파할 수 있을 정도다. 그리고 이 게임의 두 번째 묘미는 확연히 갈리는 직업 특성에 있다. 우선 전사 브루노는 자신의 체력과 공격력을 바탕으로 각종 장비와 어빌리티를 적절히 활용한 1:1 전투 위주의 정석적인 게임 진행을 보여준다. 반면 마법사 그레이비어드의 경우 마법 위주의 운용으로 1:1 전투의 비중이 대폭 줄어드는 대신 광역기와 불/얼음의 상태이상을 주력으로 활용하게 된다. 또한 도적 미스치프는 고립과 은신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9칸의 타일과 다음에 내려올 타일을 꼼꼼히 따지며 플레이해야 하며, 강령술사 멀도프는 하수인을 소환하고 육성하는 이른바 포켓몬 스타일의 운용을 요구한다. 직업이 달라짐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판이하게 달라지는 것이 마치 다른 게임을 즐기는 듯하다. 굳이 아쉬운 점을 하나 꼽자면 각 타일 간의 밸류 격차가 좀 크다는 것. 이로 인해 어느 정도 각 직업의 특성과 게임의 전반적인 흐름에 익숙해진 뒤엔 고르게 되는 타일과 퍽이 좀 획일화되는 경향이 있다. 워낙 캐주얼한 게임이다보니 발생한 불가피한 문제겠지만, 최소한 게임에 익숙해지기 전까지 각 직업의 운영 방법을 고민하고 스스로 덱을 구성해보는 재미를 극대화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갓겜 반열에 오를 자격은 충분하다. 덱빌딩 로그라이크 장르의 게임으로써는 이질적이면서도 게임플레이는 단순간결하고 캐주얼해 약간의 두뇌 회전만 받쳐준다면 상당히 흥미롭게 오래 즐길 수 있는 훌륭한 게임이다.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만 별도의 스토리 없이 '게임 영어'가 대부분이라 눈치껏 적응하면서 충분히 익숙해질 수 있다. 머리 쓰는 게임 선호하는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게임이고, 나아가 덱빌딩 로그라이크 계열의 입문작으로도 당당히 추천할 수 있을 수작 게임. https://blog.naver.com/kitpage/2220510291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