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 할지 말지 망설이다가 이 평가를 보게 될 한국인을 위한 체크리스트. 해당 체크리스트 중 하나라도 걸리는 항목이 있다면 구매 하지 않을 것을 권장함. 권장 하지 않는 이유는 이 체크리스트에서 부족한 요소 때문에 공략을 결국 찾아보게 되기 때문. 추리, 퍼즐이 곳곳에 겹겹이 배치되어 있는데, 해법을 찾으려다 의도치 않은 다른 퍼즐의 스포일러를 당할 확률이 매우 높음. --------------------------------체크리스트--------------------------------------- -영어를 잘 할 뿐만 아니라(주로 독해), 영어 문학을 접해본 적이 있어서 운율, 단어 활용 등이 가능하다. -게임의 줄글을 읽는 것이 즐겁고, 텍스트를 통한 간접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에 익숙하다. -반복적으로 보이는 게임 플레이라도 나중에 올 큰 보상을 위해 인내할 수 있다. -퍼즐, 추리 등의 머리를 써야 하는 게임 장르에 익숙하고 즐긴다. -스팀의 캡쳐 기능을 사용할 줄 알고, 게임 하는 중에 컴퓨터 이외의 필기 도구를 사용하는데에 거부감이 없다. ----------------------------------------------------------------------------------- 다음 체크 리스트 중 하나라도 빠진다면 구매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특히 첫 두 체크리스트가 중요하다. 체크리스트의 항목에 모두 해당한다면 당장 구매해도 좋다. 아마 다른 어느 게임에서도 찾을 수 없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겉으로 제시되는 이 게임의 목표는 45개의 방이 있는 저택의 46번째 방을 찾아 저택을 물려받는 것이다. 하지만, 주인공이 저택을 물려받게되는 배경, 46번째 방을 찾는 방법, 게임을 유리하게 진행하는 팁 등은 모조리 저택 안에 숨겨져있다. 뿐만 아니라, 더 깊은 서사적인 흐름이 게임 깊숙이 숨겨져있고,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플레이어는 점점 이 게임 속의 숨겨진 서사를 밝혀내게 된다. 다만, 거의 모든 서사적 흐름은 컷씬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텍스트 만으로 전달된다. 플레이어가 새로운 텍스트를 발견해도, 텍스트를 받아들일지는 온전히 플레이어의 몫이다. 이 부분 때문에 체크리스트의 첫 두 항목이 중요하다. 이 서사와 관련된 텍스트들이 기본적으로 모조리 영어인데다, 글의 길이도 잦은 빈도로 편지 2장 정도의 분량이다. 드물긴 하지만 더 긴 글의 경우, 아예 조금 긴 동화책 한 권 정도의 분량에 달한다. 다른 게임들이었다면 이런 긴 텍스트들이 게임 플레이 자체에는 별 상관 없는 세계관 설명 정도에 불과한 텍스트라 읽지 않아도 게임의 진행에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이 게임에 나오는 텍스트는 대부분 추리에 대한 단서가 되고, 퍼즐의 해답을 가리키고 있다. 때문에, 첫 두 체크리스트에서 하나라도 빠진다면 이 게임의 구매는 하지 않는게 좋다. 하고는 싶은데 영어는 못해서 한글패치를 기다릴 생각을 하고 있다면, 차라리 영어를 공부하는 것이 빠르다. 애초에 게임의 많은 부분이 영어를 활용한 퍼즐이 차지하고 있고, 음운이나 맥락적인 이유로 한글로 1:1번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글패치는 나올 수 없다. 메인 게임 플레이도 독특한 구석이 있다. 로그라이크를 기반으로 하는 플레이인데, 이 플레이 과정 중에도 여러 퍼즐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하는게 굉장히 즐겁다. 다만, 새롭게 밝혀낸 퍼즐에 접근하기 위해 비슷한 플레이를 반복하게 되는 경우가 생각보다 잦은 편이다. 특히, 후반부가 되면 이 부분이 도드라진다. 많은 퍼즐들이 해명되고 남은 퍼즐이 얼마 남지 않게 되면 아주 특정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풀 수 있는 퍼즐들이 몇 개 있는데, 로그라이크를 기반으로 하는 게임 플레이 방식 탓에 퍼즐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고 있어도 퍼즐에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꽤 자주 반복되게 된다. 이 탓에 세 번째 체크리스트를 넣게 됐다. 보상을 위해 긴 시간 인내할 수 없다면, 특히 반복적인 플레이를 견딜 수 없다면 이 게임에서 크게 만족스러운 경험을 할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하나 더 고려해야 할 부분은 스팀의 캡쳐 기능과 더불어 필기 도구가 반쯤 강제된다는 부분이다. 찾아낸 단서들, 텍스트, 무언가의 위치나 그림들은 로그라이크라는 게임의 특성상, 다시 읽거나 보기 위해서는 긴 과정을 다시 거쳐야할 가능성이 크다. 재수없으면 중요한 퍼즐의 눈 앞에 선 채로 퍼즐의 해답에 대한 힌트의 위치를 다른 단서 없이 기억력만으로 고민해야하는 경우가 생긴다. 고민해서 퍼즐을 풀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어렴풋한 기억을 붙들고 단서가 있었던 곳으로 다시 가기 위해 퍼즐을 포기하고 게임을 다시 돌려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런 경우만이 아니라 퍼즐 해결을 위해 직접 무언가를 필기를 해야만 하는 경우가 있다. 반드시 종이와 연필일 필요는 없고, 태블릿을 활용해도 좋다. 아무튼 텍스트만이 아니라 그림으로도 필기, 기록할 수 있다면 뭐든 좋다. 이런 외부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게 불편하고 거부감이 느껴져도 상관없다. 게임의 정보량 탓에 아마 어느 시점에서는 어쩔 수 없이 쓰게 될 것이다. 다만, '아무튼 그냥 게임만 하고 싶음'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아주 불편하게 게임을 하게 될 것이다. 퍼즐, 추리 게임으로서의 이 게임의 완성도는 터무니 없는 수준이다. 아마 앞으로도 이런 장르의 게임에서 비슷한 완성도를 지닌 게임은 손에 꼽을 정도밖에 나오지 않을 것이라 단언할 수 있다. 온갖 요소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상상하지도 못한 단서가 플레이어를 또 다른 퍼즐과 서사로 이끈다. 엄청난 수준으로 단서와 퍼즐들을 겹겹이 쌓아놓고도 진행 페이스에 따른 단서의 분배까지 고려되어 있다는 부분은 정말 정신이 아득해진다. 앞서 언급한 후반부만 제외하면 정말 손색없을 정도의 완성도다.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플레이어는 특히 접근하기 까다로운 게임인건 굉장히 아쉽다. 그럼에도, 정말 놀라운 게임이다. 비주얼 스타일도 독특하면서 완성도가 높고, 음악도 이 게임의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퍼즐의 완성도는 몇 번을 말해도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게임은 아니지만, 결국 이 아쉬운 부분 조차도 게임의 서사적인 구조나 퍼즐의 분배를 위해선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게 될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