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바니아 GBA 트릴로지에 드라큘라 X가 곁다리로 들어간 기이한 합본
휴대용 게임기 GBA (게임보이 어드밴스) 로 발매되었던 서클 오브 더 문, 백야의 협주곡, 효월의 원무곡, 여기에 캐슬바니아: 드라큘라 X 를 끼워판 합본 패키지다.
현대 메트로배니아들의 근본 of 근본 되시는 작품들이기 때문에 해당 장르를 정말 좋아하는 팬이라면 꼭 해보길 권하는 작품들이기도 하다. (효월의 원무곡 하나만 보고 사도 나쁘지 않다)
키매핑이 안되기 때문에 패드를 필참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1. 드라큘라 X
원래 PC엔진으로 나왔던 피의윤회를 슈퍼패미콤으로 마이너 이식작한 작품이다. 합본에 들어있는 게임 중 유일하게 메트로배니아가 아니라 고전 악마성 스타일의 스테이지로 구성된 게임.
계단을 한계단씩 걸어올라가야하는 그 시절 끔찍한 시스템과, 적에게 스치면 홈런마냥 뒤로 날라가는 피격모션이 합쳐져서 정말 다양한 방법으로 낙사하는걸 경험할 수 있다. 악랄한 난이도를 자랑하기 때문에 세이브 로드 신공은 필수.
최종보스전은 높낮이도 다른 좁은 발판이 여럿 늘어선 곳에서 여러 탄막들을 피해야하는데, 한대만 잘못맞아도 떨어져서 즉사인데다 보스의 히트박스는 머리에만 있어서 정말 기가막히는 난이도를 자랑한다. (필자는 세이브로드로 깼다..)
도전과제를 깨려는게 아니라면 걸러도 무방한 작품.
2. 서클 오브 더 문
GBA 악마성 첫작품인데 어떻게 보면 가장 그래픽도 좋고 OST 퀄리티와 게임 전체적인 완성도가 훌륭한 작품. 3부작 중 유일하게 도쿄지부가 아니라 고베지부에서 개발된 작품이라 게임성에서 여럿 차이를 보인다. 주인공으로 벨몬트가문이 아니라 '네이선 그레이브스' 라는 신규 캐릭터를 채용한 일종의 외전이다.
오직 채찍만 활용하는 고전 악마성 스타일의 심플한 게임이기에, 요즘 메트로배니아들처럼 다양한 무기나 장비를 사용하는 재미는 아쉽게도 많이 떨어지는 편이다. 그래도 DDS 라는 카드들의 각종 조합을 통해 상상이상으로 다양한 효과를 부여할 수 있어서 어떻게보면 이 게임만의 독특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
(채찍에 속성을 부여하거나, 채찍이 아예 다른 무기로 변하는 효과도 있으며, 주인공에게 각종 버프 및 배리어, 특정속성 피해 면역, 사역마 소환 등등 정말 여러 효과가 있다)
난이도가 상당히 높은편이다. 초중후반 가릴것없이 필드탐험 피관리에 주의를 많이 기울여야할 정도. 다행이라면 전투난이도와는 별개로 맵 구조는 아주 깔끔해서 탐사의 어려움은 적은편이다.
마지막으로 보스전은 GBA 3부작 중에서도 매우 난이도 높고 또 멋진 보스 디자인과 연출을 자랑한다. 특히 최종보스는 캐슬바니아 시리즈 역사상으로도 상당히 어려운 보스이기 때문에 각오를 다져야하지만, 동시에 클리어했을때의 성취감이 끝내주는 보스이기도 하다.
3. 백야의 협주곡
모든 메트로배니아식 악마성의 시초가 된 플스의 '월하의 야상곡' 의 감성을 휴대용게임기인 GBA에 어떻게든 되살려보려다 망해버린 작품. GBA 2번째 작품이다.
당장 전작인 서클과 비교해봐도 끔찍한 그래픽과 사운드, 재미없는 보스전, 지나치게 넓기만한 맵에 처참한 동선의 레벨 난이도 ,여기에 숨겨진 비밀방도 한두개 정도밖에 없고... 탐사하는 맛도 전투의 재미도 다 놓친 진짜 최악의 캐슬바니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픽에 어떻게 몰빵하다보니 최적화를 잘못한건지 그 시절을 감안해도 끔찍하고 처참한 BGM을 자랑한다. 정말 한번 들으면 뇌리에 각인되서 끔찍한 악몽으로 남을정도. 진짜 구리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썩었다.
문제는 그래픽도 차마 좋다고 보기엔 난감한데... 분명 픽셀로 오밀조밀하게 꾸며둔 배경이나 캐릭터, 보스들을 보고있으면 퀄리티가 나쁜건 아닌데, 막상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으면 좋다는 느낌이 전혀 안든다. 전작인 서클오브더문처럼 깔끔하지도 못하고, 맵에 따라선 여기저기 네온사인마냥 삐까뻔쩍 하는 구간들도 많아서, 아트스타일과 분위기를 좀 잘못잡았나 싶기도 하고... 아무튼 별로다.
게임 전반적인 플레이 역시 끔찍한 경험을 선사하는데, 우선 맵이 더럽게 넓다. 단순히 캐슬바니아 시리즈 중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그냥 메트로배니아 게임들을 통틀어서도 상당한 크기의 맵을 자랑하는데, 일단 맵 전체 달성도가 200% 로 악마성 내부가 기존의 2배이며, 여기에 방 하나하나 크기도 상당히 커서, 기본 지급되는 앞/뒤 무한 대쉬가 무색해지는 게임이다.
적한테 맞아도 그다지 아프지도 않기 때문에, 넓은 악마성을 그저 쉴새없이 대쉬만 하며 탐험하게 되며... 여기에 가장 문제는 내성/외성으로 사실은 성이 2개의 세계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지만, 처음엔 이걸 마치 하나의 성인듯 속이며, 각종 워프 그리고 열쇠가 필요한 문들로 길을 무진장 꼬아놓았다.
정말 어느정도 메트로배니아/소울라이크 등의 길찾기 게임에 자신있는 게이머라 하여도 이 게임은 공략을 찾을 수 밖에 없게 만드는 최악의 레벨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거기에 성취감을 최소화 시키는 질 낮은 완성도까지...
이 게임도 가급적이면 거르는걸 추천하지만 본인이 캐슬바니아 시리즈에 애정이 있다면 도전해보자.
4. 효월의 원무곡
이 합본판을 사는 진정한 의미라 볼 수 있는 최고의 편의성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 GBA로 개발된 악마성의 마지막 작품이다. 전작에서의 실패를 교훈삼은듯한 깔끔해진 맵구조와, 그간 아쉬웠던 전투시스템이나 수집요소를 극복하려는 듯한 '소울 시스템' 으로 엄청난 재미를 선사한다.
주인공인 '쿠르스 소마'는 일정확률로 잡은 적들의 '소울' 을 얻을 수 있는데 이게 공격기/유틸/패시브 등 정말 다양한 타입으로 존재하여 플레이스타일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으며, 효월을 반복플레이 하게 되더라도 매번 새로운 느낌을 준다.
스토리도 상당히 매력적인게 드라큘라를 저지하러 가거나, 혹은 드라큘라를 부활시키려는 어떤 의식을 막으려던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이번 작품은 이미 드라큘라가 1999년 전투에서 완전히 소멸된 현대의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각종 인물들과 전작들과의 연결고리를 생각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매우 흥미롭고 재밌는 부분.
한가지 아쉬운건 드라큘라 소멸 시점인 1999년 전투를 베이스로 한 게임작품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시리즈를 총괄했던 IGA 씨가 코나미를 나온 상태라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정말 다행인 점은 이분이 팬들을 잊지않고 정신적 계승작으로 '블러드스테인드' 시리즈를 만들어주셨단 점)
스토리 뿐만 아니라 시리즈를 통틀어서도 신선함과 변화를 많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며, 또 이러한 변화를 어색함없이 장점으로 잘 소화했다. 소울 100% 노가다는 누가 시키지않아도 자연스레 도감을 확인하며 트라이해볼 정도로 상당히 수집욕을 부추기며, 그외 여러 무기/장비 아이템들도 전투스타일의 변화나 성능체감이 상당하기 때문에 아주 모범적인 메트로배니아라 볼 수 있다.
이작품은 이후 인기가 많아서 닌텐도DS 에서 '창월의 십자가' 라는 연작으로 '쿠르스 소마' 가 주인공인 작품이 한번 더 나오게 된다. 여러 면에서 대단하고 기념비적인 작품이라 볼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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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효월의 원무곡 제외하곤 조금씩 편의성이나 난이도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작품들이지만, 그럼에도 메트로배니아를 좋아한다면 추천할 수 있는 합본이다.
아쉬운건 키보드 매핑을 지원하지 않아서, 편한 조작을 위해선 컨트롤러를 쓰거나 키매핑 프로그램을 써야한다는 점이고
그 외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NDS 3부작(창월의십자가, 갤러리 오브 라비린스, 오더 오브 에클레시아) 은 PC 이식을 대체 언제 해주냐는 건데... 언젠간 해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