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하나도 제대로 못 챙기는 ND-3576의 하드코어 체스 게임 "크로노스 더 뉴던"은 미지의 전염병으로 멸망한 세계에서 과거로 돌아가 중요 인물을 추출하는 주인공의 여정을 다룬 3인칭 호러 액션 게임입니다. 물리 법칙이 무너진 듯한 몽환적이고 피와 살점으로 이루어진 기괴한 세계, 애매모호하게만 제시되는 세계관은 게임 전체를 베일에 싸인 듯한 느낌으로 만듭니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매우 불친절합니다.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소재는 제한적이고 요구량은 많으며, 돈·탄약·자원 모두 부족합니다. 근접 공격은 굼뜨고 짧아 총기를 보조하기엔 턱없이 약해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설령 자원을 아껴가며 진행하더라도 인벤토리 공간이 극단적으로 작아 총,총알,수류탄과 같은 모든 아이템은 물론이고 열쇠와 같은 퀘스트 아이템 조차 공간을 차지하므로, 항상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창고를 다녀와야 하는 선택을 강요받습니다. 반면 적들은 기본적으로 매우 단단하고, 갑피를 두르거나 융합을 시도하며 점점 더 강해집니다. 약한 잡몹조차 흡수를 거듭하면 어느새 중간 보스급으로 성장하기도 하며, 무리 지어 다니거나 갇힌 공간에서 모두 처치해야 문이 열리는 등 불리한 전투를 유도합니다. 불이 약점이고, 융합을 막기 위해 시체를 소각해야 한다는 설명은 있지만, 수단과 수량이 모두 부족해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어렵습니다. 주인공의 행동은 두터운 외형처럼 매우 둔합니다. 총은 차지 샷을 해야만 제대로 된 대미지가 나오며, 조금만 큰 적이나 광역 공격이 등장하면 이동 속도가 느려 얻어맞기 쉽습니다. 특히 특정 구간에서 발밑에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자폭형 애벌레는 사실상 피할 방법 없이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게임은 중요한 정보조차 제대로 제공하지 않습니다. 적의 약점이나 주인공 슈트의 방염 기능 같은 필수 요소는 컷신이나 게임 내 단서로 보여주지 않고, 로딩 창에서 간단히 알려줄 뿐입니다. 문이나 벽을 뚫고 갑작스레 튀어나오는 적에게도 속수무책으로 맞기 십상입니다. 추가로 비슷한 적 디자인, 데드신이나 죽음 묘사 없음, 제멋대로인 경직 판정, 알기 어려운 체력과 대미지 수치, 중간 보스 재탕, 번역 문제 등이 겹쳐 답답함을 줍니다. 느린 주인공, 빡빡한 자원 수급과 협소한 인벤토리, 강력하고 까다로운 다수의 적이 겹쳐져 이러한 요소에 익숙하지 않다면 굉장히 하드코어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이제 시선을 바꿔야됩니다. 시선을 바꾼다면 "크로노스 더 뉴던"만의 재미를 찾을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를 공격하는 퍼즐로 가득한 퍼즐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차분히 진행한다면, 끊임없이 생각하고 득과 실을 저울질하며 현 상황에 맞춰 도망칠 땐 확실히 도망치고, 싸울 땐 최대한 효율적으로 싸워야 합니다. 적을 언제 어디서 처치할지, 시체를 어떻게 처리할지, 지금 필요한 물품과 앞으로 필요한 물품을 고민하며 나아가는 과정은 충분히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기존의 호러 액션 게임과는 다르게 불합리하지만, 불합리함에서 오는 독특한 재미를 원한다면 추천할 만한 작품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