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되어가는 과정을 담은 킬링게임, 그러나 이도저도 되지 못한 전 찌개
아직 부모가 되어본 적 없는 나에겐 크게 와닿지는 않았다. 그러나 어떠한 존재를 책임져 본 적이 있다면 조금은 주인공의 마음이 이해가 된다. 빠르게 감상평을 적어보고자 한다. 플레이 평이겠지만 네바에는 감상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거 같다
1. 색감
그리스를 만든 스튜디오인 만큼 색감에선 흠잡을데가 없다. 몽환적이고, 안개가 한 겹 낀듯한 색감이다. 다만 전작처럼 수채화가 퍼지는 듯한 연출을 사랑하던 사람이라면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 수채화의 느낌은 사라지고 좀 더 디지털 그림처럼 변했다. 그리스 특유의 나풀거림과 물먹은 수채화를 좋아했던 사람 중 하나라 바뀐 그림체에 아쉬움이 컸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게임을 망치는 요소가 될리는 없다. 여전히 눈을 즐겁게 해주기는 매한가지다.
2. 사운드
전작에선 주인공이 노래를 부르는게 전부였다면, 이번엔 반려늑대 '네바'를 부르는 것이 사운드의 반을 먹고 들어간다. 주인공이 부르는 네바의 이름은 그저 네바-가 아닌 그때그때 다르다. 어린 네바에겐 다정한 목소리로, 위험할 땐 다급하게, 네바가 보이지 않거나 콜링이 되지 않을 땐 걱정되고 두렵단 목소리로 부른다. 게임의 제목이 네바인 만큼 네바를 부르는 사운드에 신경을 쓴것같다. 다만 그 외의 사운드는 잘 모르겠다. 방금 막 하고 껐는데도 기억에 남는 상호작용 사운드나 브금은 없다. 전작과 비교하면 브금 부분에서 미흡해졌다. 전투에 집중하며 긴장하느라 사운드에 집중하지 못 한 탓도 분명 있을것이다.
3. 스토리 (약스포주의)
약간의 용두사미라고 해두자. 초반부의 스토리는 네바와 주인공의 성장 스토리 위주이다. 특히 넓은 절벽 점프도 못 뛰어서 힝힝대고, 무서우면 숨던 네바가 용감한 한마리의 늑대로 자라는 것을 보고 너무너무 기특해서 죽을 뻔 했다. 그러나 후반부에선 갑자기 아 ** 꿈! 이라던가, 어디서 나타난건지 모를 외간늑대랑 눈 맞더니 홀랑 떠나버린다. 아! 이제 독립이구나! 라는 생각과 함께 뭐 얼마나 봤다고 따라가지? 라는 배신감도 들었다. 수컷 늑대가 날 따라오는게 아닌 내 강아지를 뺏어가는 스토리라니... 육아의 목표는 자녀의 독립이라는 점을 되새기며 애써 넘겼다. 그러나 결말이 좀 더 해피엔딩이었다면 기쁘지 않았을까 싶다. 그리고 내가 키운 내새끼(네바) 이름을 한번을 못 부르게 하는 결말이 야속했다. 난 우리 애 좀 부르고 싶었는데 자꾸 손주녀석 이름만 외친다... 또한 역사가 어느정도 반복되는 것을 보고 이후에도 같은 일이 반복되진 않을까 찜찜하게 끝난 엔딩이었다. 네바의 성장 이후인 후반부에 게임을 얼른 마무리 짓느라 초반부보다 감정선을 부드럽게 다루지 못한 티가 났다.
4. 게임성
나쁘지 않았다. 다만 갈피를 못 잡은 느낌이 조금 들었다. 감동적인 스토리와 대비되는 아포칼립스적이고 그로데스크한 몬스터를 보고있자니 이게 힐링게임인지 킬링게임인지 알 수가 없었다. 전투를 기대한 사람에겐 기믹이 단조롭고 몬스터도 다양한 편이 아니라 실망스럽고, 힐링을 기대한 사람에겐 몬스터가 너무 무섭게 생기고 전투가 계속 돼 실망스러웠다. 그렇다고 퍼즐을 기대한 사람을 만족시켰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머리를 크게 쓸 필요 없는 애매~한 퍼즐 난이도는 퍼즐게임을 기대한 사람에게도 실망을 주기 충분하다. 그럼 누굴 만족 시킬 수 있었느냐? 전작부터 알아봤지만 산치체크 인외 몬스터 좋아하는 게이머의 취향 최후의 끌어치기가 담겨있어서 인외러들에겐 좋은 느낌을 주기 충분했다고 볼 수 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명절 후 전 찌개같은 느낌을 받았다.
총평
전작을 향한 애정과 nomada 스튜디오의 색감을 대체할 게임 제작사는 전무하기에 플레이를 했지만, 기대에 비해 실망스럽다. 그리스는 정가 주고 산다해도 추천하겠지만 네바는 정가를 주고 산다고 한다면... 글쎄? 싶다. 그리스는 30시간 넘게 플레이 한 사람이고 앞으로도 생각나면 더 꺼내서 할 생각이 있지만... 네바는 또 플레이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는 게임이다. 일회성 플레이로는 가볍게 추천하지만 그건 2만원 정도는 푼돈으로 쓸 수 있는 사람 한정이다. 지갑 사정이 조금 숨막힌다면 뒤돌아 다른 게임을 사라. 그리고 70% 이상 세일할때까지 존버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