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년 동안, 현대 대중정치에 대해 이 작품보다 더 잘 풍자한 것이 있을까?
생각하기를 그만둔 자들의 만행으로 썩어가는 세상의 암울함을 통렬한 유머로 씻겨준다.
인류 문명은 호혜성에 근간하고 있으며, 그 호혜성의 근간은 정직이다.
허나, 정직이라는 덕목은 지금의 대중정치에서 완전히 소멸했다.
"이성을 거부하고, 무식을 자랑으로 여길 뿐만 아니라, 그것을 권리로 여기며, 남들에게 강요하기 까지 하는 자들이 바로 파시스트니 생디칼리스트니 하는 머저리들"이라 비판한 오르테가의 저서 '대중의 반란'을 음유시인이 풀어 읽어준다면 바로 'Not For Broadcast'가 될 것이다.
강제적인 부의 재분배를 주장하며, 부족한 비용은 '노인 안락사'로 충당하고, 아이들은 자기네 사상 교육 프로그램에 집어넣는 극좌 정권 Go Advance의 공동 대표는 전형적인 런던 정경대 출신 앵글로-색슨 정치인의 이미지를 하고 있으며, 이에 맞서 반정부 활동을 펼치는 '우파' 앨런 제임스는 전형적인 '흑인' 이미지를 하고 있다. 각 정치 사상의 스테레오 타입을 비틀어 놓은 이 풍자는 사실 놀랍게도 스테레오 타입 뒤집기 클리셰를 뛰어넘어, 실제 좌파와 우파의 웃기지도 않은 역겨운 헛짓거리를 고스란히 반영한 것이다.
이 작품은 그 어떤 '생각'도 비판하지 않는다.
이 작품은 그저 '생각이 아닌 것이 생각인척 하는 것'을 두들겨 패줄 뿐이다.
플레이어 캐릭터인 알렉스와 그/그녀의 배우자인 샘은 성별이 불명이다. 하지만, 알렉스와 샘이 게이 커플이라고도, 레즈 커플이라고도 하지 않으며, 둘이 일반적인 이성 커플이라고도 하지 않는다. 플레이어는 이들의 생물학적 성별은 커녕 '지향하는' 성별도 알 수 없고, 알렉스와 샘은 전형적인 가정의 모습과 함께 비전형적인 가정의 모습 모두를 내포한다. 그럼에도 어느 관점을 두고 보더라도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 심지어 위화감이 없는 중의적인 모습을 표현하려는 작위적 느낌 조차도 없이 자연스럽다.
당신은 아마도 알렉스와 샘의 생물학적 성별이 무엇인지, 지향하는 성별이 무엇인지 아무런 관심도 없을 것이며 관심이 갈 일도 없을 것이다.
'젠더 감수성'을 운운하며 헛소리를 늘여놓는 자들 따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은 '아주 잘 배우신 분들'이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작품 내에 등장하는 회사들과 그 광고들도 전율이 올 정도로 치밀한 풍자로 가득차 있다. 폭발성(?) Mr. Snugglehugs 인형을 만든 레밍턴-스비어 사는 작중 설정상 미국 회사인대, 아무래도 '신대륙의 기상'이 느껴진다. 영국 회사가 만들어서 미국을 깐다는 것 정도를 넘어, 한때 빌런 짓좀 잘 했다는 신'대륙의 기상' 미국과, 그보다 더 악랄한 '대륙의 기상' 중국 모두를 가루가 되도록 까주고 있다. 이것을 넘어 호혜성을 밥 말아먹은 배은망덕하고 천박한 엉터리 자본주의의 모습도 고스란히 보여준다. (아무래도 인류는 자본주의라는 기적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 아직도 저런 엉터리 사업가들이 자칭 자본가로 활동중이니!)
작품 내의 모든 풍자를 통틀어 흠 잡을 부분이 없다.
생각을 하면 할 수록 풍자 하나하나의 완성도가 더 부각되는 작품이다.
(아직 다 등장하지 않았지만 국제 사회에 대한 풍자도 다른 것 못지 않게 대단하다. 이 부분은.... 설명하기 곤란할 정도로 정교하고 복잡해서 직접 경험해보는 것 말곤 방법이 없을 것 같다.)
세상이 내 속을 뒤집어 엎는가?
이 작품을 사서 플레이 하라.
당신의 머리 속에서 분노가 가라앉고 귀엽고 무해한 Mr. Snugglehugs만 남을 것이다.
(면책 조항 : 의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