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한지 10년이 넘은 작품인데, 이제야 플레이해봅니다. 결론을 얘기하자면, 재평가받기에 마땅한 명작에 가까운 수작입니다. 물론 출시 직후의 논란을 기억합니다. 당시 기술력을 훨씬 뛰어넘은 권장사양, 수많은 버그들, 완전히 바뀌어 혼란을 일으켰던 움직임과 전투 시스템, 이전 시리즈에 비해 가벼워 보이는 스토리, 그리고 멀티 플레이의 도입 등등.. 출시 후 많은 시간이 지나 보니, 그 논란들은 유비소프트가 자국을 배경으로 한 이 게임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야심차게 내놓았는지 이제서야 느낄 수 있습니다. 지금의 하드웨어 사양에서야 쾌적하게 플레이 할 수 있고 몇 번의 패치를 거쳐 버그들도 거의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 볼 수 있는 것은 10년이 넘게 지나도 여전히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유려한 그래픽입니다. 강박적으로 느껴질 정도로 생생하게 구현된 파리 시내와 건물들, 이전 시리즈와, 아마 후속작들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수많은 민중들의 구현으로 어느때보다 활발하고 역동적으로 살아숨쉬는 세계를 거니노라면, 너무나도 자연스레 세계관에 녹아들게 됩니다. 이것만 해도 역대 최고급으로 꼽을만 합니다. 거기에 수많은 수집품과 서브퀘스트들(특히 살인 미스테리)는 유비 게임의 백미죠. 저는 너무 좋았습니다. 스토리는 어떤가요? 전작들의 주인공이 너무나 비장했기에 가볍다 느낄수도 있겠지만, 결코 가벼운 사연의 소유자들은 아니었죠. 이제 보니 그다지 뜬금없지도 않고 감정선을 따라가기에 충분하도록 세심히 설계된 스토리였다 생각됩니다. 프랑스 혁명이라는 엄청난 시대를 살아간 주요 인물들도 적절히 등장하면서 몰입에 도움을 줍니다. 유비는 자사 최고의 프랜차이츠 게임에 자국과 자국의 가장 중요한 사건을 배경으로 삼고자 했습니다. '이게 프랑스다!' 를 보여주기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을 했을까요? 제 감상을 요약하자면 '사랑과 전쟁'이었습니다. 비극적인 사랑, 대립과 전쟁, 음모와 배신, 민중과 귀족, 종교와 역사, 모험과 미스테리 등등.. 이 모든 것을 보여주고자 힘이 많이 들어간 느낌이 없지는 않습니다만, 그들이 얼마나 고민을 많이 했는지가 이제는 느껴집니다. 너무 이른 시기에 출시되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기세가 꺾이기 시작한 원흉으로 지적받지만, 음.. 저는 매우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로그를 먼저 플레이하고 나서 유니티를 플레이하니 더더욱 좋았던 느낌입니다.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