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아직 클리어하지는 않았지만, 먼저 평가를 남겨봅니다. 확실하게 밝히자면, 이 게임은 날 것에 가깝고 또 고통스럽습니다. 즐기기 위한 게임이라기보다, 아득바득 클리어하기 위한 게임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다크소울 3으로 입문했는데, 화톳불에서 빠른 이동이 되지 않고 무기 내구성도 자동으로 회복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내 '내가 너무 친절한 시스템에 익숙해져 있었던 건 아닐까?'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게임을 진행하며 억지스럽게 느껴지는 상황도 많았습니다. 산양머리 데몬으로 향하는 길에서 도적에게 뒤를 잡히거나, 병자의 마을에서 맹독을 쏘는 적에게 농락당하는 등 피폐해질 순간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고통 덕분에 오히려 당연하게 여기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화톳불을 발견했을 때의 안도감, 숏컷을 열었을 때 제사장과 이어지는 구조에서 오는 놀라움 등등. 이런 경험을 하다 보니, 문득 우리의 삶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계승의 제사장처럼 선택지가 하나 뿐인 길처럼 보이지만, 여러 고난과 시도를 거치다 보면 그 여정은 결국 다시 저에게로 이어집니다. 소울은 잃을 수 있지만, 계승의 제사장에서 한 번 열어둔 숏컷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쌓아온 것을 잃어도, 지나온 과정은 그대로 남아 있는 셈입니다. 그래서 이 게임에는 미운 순간이 많지만 이상하게 미워할 수가 없는 거 같습니다, 최소한 지금의 거쳐가는 과정 에선 그렇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은 병자의 마을을 빠져나와 작은 론도로 향하는 길에 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 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