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렁한 덱빌딩과 야무진 턴제를 겸비한 사이버 사령관 유형의 투사체를 소환해 의뢰를 해결해나가는 천재 발명가 피비의 여정을 담은 게임으로, 스스로 덱을 짜고 카드를 드로우하며 진행하는 덱빌딩과 그리드 기반의 턴제 전략 롤플레잉이 결합된 독특한 감각의 게임이다. 다이시 던전(Dicey Dungeons)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비주얼은 꽤나 가볍고 산뜻하며, 사운드트랙 역시 그러하다. 이 게임이 한국어를 지원하기 시작한 건 불과 최근의 일인데 드물게 폰트가 깨지는 현상을 제외하면 한국어번역의 퀄리티는 무난한 편이다. 이제는 완전히 트렌드로 정착한 덱빌딩과 완전히 트렌드에서 벗어나다시피한 턴제 전략의 조합이라 신선해보이면서도 이게 통할까 싶은데, 놀랍게도 둘 간의 궁합이 썩 괜찮은 편이다. 하수인 배치와 이동 및 공격, 각종 버프 등을 전부 덱에서 카드를 드로우해 활용하는 방식이고, 캐릭터마다 주어진 한 번의 공격 기회를 제외하면 모든 행동은 카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 덕분에 코스트만 허락된다면 한 캐릭터가 여러번 행동할 수도 있는 반면 드로우한 카드가 받쳐주지 않아 턴을 그냥 흘려보내는 상황도 자주 발생한다. 이렇듯 덱빌딩 시스템의 도입으로 인해 기존의 턴제 전략 게임과는 다소 다른 양상으로 흘러간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덱빌딩 요소가 포함된 게임답게 자신만의 덱을 구성하는 재미는 확실하다. 세 종의 덱과 각 덱의 테마에 맞는 수십 장의 카드가 존재하는데, 에피소드를 클리어하다보면 새로운 덱와 카드를 얻을 수 있고 대장간에서 추가로 카드를 제작할 수 있다. 해당 덱의 사령관 카드와 몇 장의 고정된 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는 덱의 종류와 관계없이 자유롭게 섞어넣을 수 있다. 성향에 따라 12장만을 활용한 저두께 덱이나 30장을 전부 활용하는 고두께 덱을 짤 수도 있고 이리저리 덱을 구성해 시너지를 발휘할 수도 있다. 덱을 잘 구성할 수만 있다면 일반 에피소드는 생각 이상으로 쉽게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아무리 덱을 잘 짜도 드로우가 꼬이면 답이 없는 건 어쩔 수 없다.) 다만 세 덱과 카드 간의 밸런스가 썩 좋지는 못하다. 후반으로 갈수록 하수인 소환에 제약이 심해지고 적들이 주기적으로 스폰되는 레벨이 많아 여러 캐릭터를 활용하는 덱을 활용하기가 까다롭다. 그래서 적당한 밸런스 중심의 플랜트 덱이나 하수인을 다수 소환해 시너지를 봐야하는 훌리건 덱의 활용도가 떨어지고, 자연스레 게임을 쉽게 클리어하기 위해선 빅 매드를 사령관으로 놓는 몬스터 덱을 많이 찾게 된다. 하나의 에피소드를 마친 뒤 지정된 덱으로 강화된 레벨을 진행하는 챌린지 레벨은 일반 레벨과는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대체로 적의 숫자가 많아지거나 턴의 제한이 조건으로 걸리며, 일부 레벨은 한 턴에 상황을 해결하는 묘수풀이를 요구하기도 한다. 강화된 레벨이라 일반 레벨보다는 확실히 어렵지만 드로우가 심하게 꼬이지만 않는다면 그래도 어찌저찌 클리어는 가능하다. 게임의 플레이 타임이 짧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올 수 있다. 7종의 에피소드와 27종의 레벨, 그리고 24종의 챌린지 레벨을 감안해도 플레이 타임이 20시간을 넘기기 힘들다. (본인 기준 15시간) 다만 앞서 언급한 밸런스 문제도 있고 해서 개발사가 직접 추가 에피소드를 만드는 것보다는 게이머들이 스스로 레벨을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창작 마당을 지원하면 굉장히 좋을 듯하다. 현대적인 덱빌딩과 고전적인 턴제 전략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게임이고, 레벨 디자인도 절묘한 구석이 있어 직접 해보면 꽤나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다. 후반으로 갈 수록 밸런스가 아쉬워지긴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자신만의 덱을 구성해 최대한의 시너지를 발휘하는 재미도 좋다. 덱빌딩을 색다른 방식으로 활용한 게임으로써 추천할 만한 게임이고 고전적인 턴제 전략 게임을 원하는 이들도 괜찮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라 할 수 있다. 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aver?volumeNo=3446059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