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I 수사관이 되어 살인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그리고 그 뒤의 진실을 파헤치는 추리 + 어드벤처 게임 가상의 태양계 및 SF 세계관에서 벌어진 고위 인물의 살인 사건으로 인해 행성 간 평화가 흔들릴 위기에 처하고, 이에 더불어 급진주의자들의 폭력적인 활동으로 인해 사회에 불안이 감돌자, 더 이상 사건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열심히 범인과 일련의 사건들 뒤 숨겨진 추악한 진실을 파헤치는 내용의 게임이다. 스팀 페이지 설명에 "고전 어드벤처 게임들 (포인트 앤 클릭 게임들) 의 특징을 과감히 버렸다고 서술되어 있는데, 직접 이 게임을 해본 결과 이렇게 과감한 선택을 한 게 게임 진행 및 몰입도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이 게임의 특징들과 이에 대해 느낀 점들을 간단히 서술해보자면 : 1. 편의성 일단, 주인공을 일일히 클릭해서 움직이지 않고 방향키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특히 Shift키를 쓰면 달릴 수 있는데, 나처럼 걸어다니는 주인공들을 굉장히 싫어하고 빨리빨리 움직일 수 있는 기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이렇게 달릴 수 있는 주인공이 굉장히 호감이 갈 것이다. 두 번째로는 게임 내 조사할 수 있는 물체 및 대화할 수 있는 인물들을 강조해 주는 필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어떠한 물체를 빠뜨렸고, 어떠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는지 바로바로 알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러한 기능은 최근의 포인트 앤 클릭 게임에서도 넣어주는 편의성 요소이긴 하다.) 마지막으로, 게임 내 핸드폰이 존재하는데, 이를 통해 게임 내 대화 내용, 조사한 물체에 대한 정보, 각종 뉴스들을 까먹어도 다시 차근차근 볼 수 있어 길다란 대화 로그 목록을 스크롤하는 절망적인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다. 특히 게임 내 대화나 뉴스에선 중요한 키워드들은 색칠을 해주기 때문에, 나중에 모아둔 정보를 이용해 추리를 할 때 자료 속독에 도움이 꽤 된다. 이러한 편의성 때문인지 게임을 하면서 진행에 막히거나 불편했던 부분은 (내가 길치라 가끔 길을 잃은 것 빼고는) 거의 없었다고 생각한다. 2. 스토리 및 선택지 스토리의 경우는 초반부터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게임이 진행될수록 살이 점점 붙어나가는, 하나의 SF 추리 소설을 읽는 듯 하였다. 다만, 실제 추리의 난이도는 게임 내 추리를 할 때 시간 제한이 없고 (단서를 모두 찾을 때까지 시간을 충분히 준다) 생각보다 추리 자체의 난이도가 그렇게 어렵지는 않아서 나 같은 빡대가리도 거의 추리를 실패하지 않고 정답을 술술 맞출 수 있었다. 실제 스토리의 내용은 세게관도 잘 잡혀 있고, 스토리의 내용이 허접하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을 정도로 그렇게 나쁘지는 않았으며, 결말의 경우 아쉽게도 열린 결말에 가깝게 끝나기는 하지만 게임 내 다양한 선택지 때문에 결말의 아쉬움이 어느 정도 무마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더 자세히 서술하자면, 많은 게임들이 이름만 선택지고 실제로는 둘 중 하나를 골라도 뭔가 아무 일도 안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보이는 선택지가 많아 보이는 와중에, Lacuna의 경우는 게임을 하면서 "어 이거 뭔가 잘못 고르면 분기점 바로 갈릴 거 같은데?" 라는 느낌이 드는 선택지가 꽤 많았다. 특히,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메인 스토리 말고도 부수적인 인물들을 돕거나 무시하는 분기, 살인 사건 말고도 주인공의 가정 문제와 관련되는 분기 등등이 같이 혼합되면서 꽤 많은 종류의 엔딩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 더해 선택지들은 모두 시간 제한이 있어서 (다만, QTE같은 걸 오구하는 건 하나도 없고 시간 제한 또한 지나치게 촉박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 순간적인 판단 및 플레이어의 가치관에 대한 질문을 적절한 방식으로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참고로 게임 내 한국어를 지원한다고 적혀 있는데, 직접 플레이를 하면서 경험하게 된 한글 번역은 깔끔하였고, 오역 및 어색한 문장은 없었다. 3. 그렇다면, 아쉬운 점들? 이와 같이, Lacuna는 개인적으로 몰입감이 있으면서, 플레이어에게 친화적이고, 기본기가 잘 갖추어진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여기에 아쉬운 점들을 몇몇 개 적자면 : - 게임 내 여러 분기점들이 존재하는데, 이 게임 자체가 자동 저장을 지원하고 챕터 선택 같은 건 없어서 다른 분기점을 맛보고 싶다면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 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이게 개발자가 의도한 특징인 것 같지만, 뭔가 다회차 플레이를 하는 게 귀찮은 사람들이라면 모든 분기점을 보기는 귀찮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1회차에서 만족스러운 결말을 얻었기 때문에, 추후에 업적이 추가되지 않는 한 2~3회차를 하지는 않을 것 같다.... - 도트 그래픽은 굉장히 잘 표현되어 있고 어색한 부분은 없었는데, 가끔 계단이 잘 안 보여서 길을 잃는 경우가 있었다. 혹시 나처럼 길을 잃으면 주위에 계단이 있는지 없는지 잘 찾아보도록 하자. - 게임 플레이타임이 3~4시간으로 가격 대비 그리 긴 게임은 아니다. 물론 예술적인 게임들 대부분이 가격 대비 플탐이 좋지 않다는 건 이쯤되면 모든 사람들이 알 테지만, 혹시 몰라 일단은 적어놓는다. 결론적으로, 오랫만에 몰입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즐긴, 선택지가 중요한 게 뭔지를 다시 알려준 게임. 텍스트 기반에 약간의 추리가 섞여 있는 어드벤처 게임을 좋아한다면 한 번 해보는 걸 권장한다. 여담)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플레이어가 조작을 하면 주인공이 담배를 필 수 있는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3보 1개비씩 피는 골초가 되거나 아니면 금연주의자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초반에 좀 피다가 후반에는 귀찮아져서 약 4개비밖에 안 피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