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요 하나를 무기로 사용해서, 도시 곳곳에 흩어진 악덕 사장들을 때려잡고 도시에 평화를 가져오는 이야기. Pipistrello and the Cursed Yoyo 는 게임의 제목 그대로 "Pippit" 라는 자칭 요요 챔피언이자 대기업 Pipistrello 가문의 아들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게임으로, 저주받은 요요라고 하니 뭔가 공포 게임에서 나올 것 같은 물건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고모의 영혼이 봉인되어 있는 것 말고는 문제가 없는 매우 정상적인 (?) 물건이다. 이런 패륜적인 행동은 주인공이 저지른 게 아니라, 도시 안 4명의 악덕 사장들이 Pipistrello 저택에 쳐 들어와서 자신의 사업을 돌리기 위한 무한한 에너지를 획득하기 위해 고모의 영혼을 거대 배터리 안에 집어 넣고 서로 나눠 가지려 하였으나, Pippit 이 도망치지 않고 고모가 배터리로 빨려 들어가던 도중에 요요를 사용하는 바람에 영혼 조각들이 4등분이 아닌 5등분이 되었으며 그 중 한 조각이 요요 안에 남게 되었다. 이렇게만 적으면 주인공과 고모가 굉장히 불쌍해 보이는데, 사실 게임을 시작하고 나오는 세계관 인트로를 보면 Pipistrello 기업은 장미 추출물을 이용해 전기를 매우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며, 이를 이용해 전기 판매를 독과점한 후 전기에 매기는 관세가 너무 심해지자 다른 기업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나온다. 즉, 어찌보면 앞에서 말한 악덕 사장들은 전기 민영화의 피해자들이기도 하며, 이 사장들이 운영하는 사업들이 완전히 도덕적이지는 않아서 거부감이 듦과 동시에 "솔직히 나였어도 언젠가 죽창 하나 갈고 쳐들어가서 사장 배에 꽂았을 것이다" 라고 묘한 공감이 가게 된다. 다시 스토리 설명으로 돌아가서, 게임의 이야기 진행은 각각의 사장들을 요요로 때려 잡고 고모를 되살리기 위해 고모의 영혼이 담긴 모든 배터리를 모으는 방식으로 흘러가며, 이 과정 속에서 각 사장들이 무슨 사업을 운영하는지 그리고 그들로 인해 근처에 사는 주민들에 어떻게 생활하는지를 관찰할 수 있으며, 만약 사장 한 명을 성공적으로 때려 잡았다면 이에 따라 진행 중이던 사업이 무너지면서 주민들의 행동 양상 또한 변화하는 소소한 디테일을 감상할 수도 있다. 게임 내내 나오는 NPC 의 대화나 스토리의 흐름에는 은근히 사회 풍자적인 면도 있으며, 요요 안에 갇힌 고모 또한 도덕적인 인물은 아니기에 사업의 양상을 보고 "나도 이렇게 했으면 돈을 더 긁어 모았을 텐데!" 라며 감탄하는 유머 요소도 존재한다. 스토리의 전체적인 흐름 및 엔딩의 경우, 스토리 위주 게임에 비교하면 이야기의 깊이나 이를 풀어나가는 속도 - 엔딩의 마지막 부근에 최종 보스의 심경 변화가 텍스트 형식으로 한꺼번에 나오는 점이 좀 아쉬웠다 - 는 애매하지만, 그래도 스토리 위주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면 꽤 나쁘지 않은 이야기였다. 게임 내내 유머스러움을 잃지 않으면서 후반부에 나오는 진지한 전개, 그리고 플레이어게 불만을 느끼지 않을 깔끔한 결말까지, 스토리 면에서 크게 실망감을 느낀 점은 없었다. 그러면 이 게임의 주요 장르인 메트로배니아 면에서 이 게임을 바라본다면 완성도는 어떠한가? 솔직히 말해서, 이 게임의 상점 페이지 및 스크린샷만 봤을 때는, 그래픽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이 게임을 즐길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주인공 및 메인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취향에 맞지 않았고 - 처음 주인공을 봤을 때는 머리에 뿔을 보고 사슴벌레인 줄 알았는데, 중반부에 나오는 NPC 의 말을 듣고 박쥐인 걸 알게 되었고, 알고 보니 Pipistrello 라는 단어 자체가 이탈리아어로 박쥐라는 뜻이었다 - 고전 GBA 시절 게임에 나올 것 같은 그래픽이 합쳐져서 그때의 향수가 없는 사람이라면 시작하기 망설여지는 비주얼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게임이 시각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게임은 아닌데, 주인공이 가만히 서 있을 때 나오는 애니메이션이나 특정 오브젝트들의 움직임은 꽤 부드럽게 표현되어 있으며, 화면이 난잡해 보이거나 탄막이 애매하게 표현되어 있는 부분은 없어서 가시성 면에서도 부족한 부분은 없었다. 그리고 이러한 편견이 깨진 상태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니, 자연스레 게임 속 세상의 탐험 및 독특한 요요 메커니즘에 몰입해 있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게임플레이 및 탐험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보자면: > 게임을 진행하며 이동 능력이 해금되는 대부분의 메트로배니아 게임들처럼 Pippit 은 요요를 이용한 이동 능력을 얻게 되는데, 여러 메트로배니아 게임에서 국밥처럼 우려먹는 이단 점프 / 대쉬 / 벽 점프 이외에 나름 신박하면서 요요와 잘 어울리는 능력들을 획득하는 게 마음에 들었다. 예를 들자면, 첫 번째 지역에서 Walk the Dog 라는 이동기를 배울 수 있는데, 이를 사용하면 Pippit 이 요요를 땅에 굴리면서 직선 방향으로 계속 이동하고 물을 건널 수 있다 (물을 밟으면 사망하는 판정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호수 및 물 웅덩이를 건널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게임의 시작 부분에 요요를 원거리로 던지는 능력을 획득하는데, 요요는 각진 벽에서 반사를 하기 때문에 - 거울에 빛을 대각선으로 발사하면 반사하는 걸 생각하면 편하다 - 게임 내 이후 나오는 이동기 및 퍼즐들과 자연스레 섞여서 다양한 잔기술 및 특정 플랫포밍 구간의 풀이법으로 이어지는 게 인상적이었다. 공격 방식 또한 요요를 이용하기 때문에 검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직선 방향으로 요요를 던져서 (마치 채찍처럼) 공격하는 양상이 처음에는 좀 낯설게 느껴질 수 있으나, 게임을 하다 보면 적응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다. 개인적으로 게임 내 전투가 차지하는 비중보다는 퍼즐 및 탐험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게 느껴졌는데, 전투 관련 스킬에 적당한 다양성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전투 양상이 획기적으로 변하는 순간이 적다는 이유 때문에 그럴수도 있으나, 생각보다 게임 내 퍼즐 및 플랫포밍 관련 컨텐츠가 많아서 전투의 비중이 낮게 느껴진 것도 있다. 탐험에 대해서는 밑에서 적고, 퍼즐과 플랫포밍의 경우 수집품을 얻기 위해서는 한 화면 안에서 진행되는 퍼즐을 풀어서 황금 상자를 열어야 하는 퍼즐들, 그리고 미니 게임을 통해 좋은 성적을 내어서 수집품을 모아야 하는 특수한 챌린지들이 머리와 손가락에 부담감을 주었으며, 특히 미니 게임들의 경우 제한된 목숨으로 도전하기에는 어려움을 느끼는 바람에 결국 게임 내 낙사 방지 기능을 켜고 많이 죽어 가면서 경로를 외워 가며 진행하게 되었다. 게임 진행 경로에 존재하는 플랫포밍 및 전투 구간들은 처음에는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졌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서로 다른 이동 기술을 연속으로 사용해야 하며, 키보드 기준으로 대부분의 이동기가 두 개의 키를 연속으로 눌러야 하기에 방향키의 순서를 실수로 반대로 누르거나 손가락이 꼬이게 되면 얄짤없이 죽어버려서 "어 ..... 이 게임 왜 이렇게 어렵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굳어버린 손가락을 저주하는 나 자신을 볼 수 있었다. 특히 최종 보스전의 경우 호흡이 긴 보스전이며, 전투 중간중간 플랫포밍 구간까지 나오기 때문에 잘못하면 체력이 훅훅 깎이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건, 게임 내 (최종 보스를 제외한) 보스전의 경우 1 ~ 3 트 안에 무난하게 잡을 수 있을 정도로 난이도가 그리 어렵지 않으며, 플랫포밍 구간에 실패한다고 즉사하는 게 아니라 목숨 1개를 깎고 가장 안전한 발판으로 돌려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한 화면에서 진행하는 타이밍을 익히기 위해 몇십 번 죽는 고난이도 플랫포밍 게임처럼 살인적인 난이도보다는 "이거 몇 번 더 도전하다보면 감 잡을 것 같은데?" 수준의 난이도로 느껴진다. > 탐험의 경우, 생각보다 게임 내 맵이 매우 넓다. "새로운 이동 능력을 얻어서 이전에 못 가 본 구역을 진행해 본다" 라는 메트로배니아의 기본적인 특징을 잘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위에서 말한 물 위를 건너는 능력을 얻은 후 온갖 호수 위를 건너면서 "와, 이런 데까지 수집품을 숨겨 놓았다고??" 라고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공간 활용이 알차다. 메인 스토리만 진행한다고 쳐도 분량이 절대 적은 편이 아니며, 수집품을 찾기 위해 게임 내 세상을 돌아다니는 과정 또한 각 지역마다 독특한 환경 요소를 추가해 두어서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지도의 가시성 및 편의성 또한 나쁘지 않은데, 지도의 윤곽선을 완벽하게 보여주지 않지만, 지도의 가장자리를 보면 대충 끊어진 것 같은 부분이 보여서 뭔가 새로운 길이 있을 것 같은 구역을 찾는 게 힘들지 않았으며, 각 지역별로 구경을 했지만 먹지 못한 수집품의 위치는 명확하게 표시해 주고, 각 구역 별 탐험% 를 우측 상단에 표시해 두어서 놓친 게 없는지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게임 내 특정 NPC 에게 돈을 지불하면 놓친 수집품의 위치 및 방문하지 못한 방 - "방금 지도 위에 수집품을 표시해 두는 기능이 있다고 적었는데 왜 돈을 지불해야 하죠?" 라고 말할 수 있는데, NPC 의 퀘스트를 통해 얻는 수집품은 플레이어가 관측한 적이 없으므로 지도 위에 표시되지 않아서, 이러한 경우 돈을 지불하면 놓친 NPC 퀘스트를 지도 위에 표시해 준다 - 까지 알려주므로, 게임 100% 완료 과정이 그렇게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게다가 숨겨진 수집품들 또한 맵을 구석구석 핥는 사람이라면 정직하게 찾을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 기믹을 알아야 돌파할 수 있는 몇 가지 경우를 빼고는 탐험을 좋아하는 플레이어에게 확실한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게임이 설계되어 있나는 게 마음에 들었다. > Pippit 의 업그레이드 및 패시브 장착 기능을 통해 주인공을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후자의 경우, 대부분의 메트로배니아에서 나오는 "능력 포인트의 한계치를 넘어가지 않는 만큼 패시브 장착 + 탐험을 통해 능력 포인트의 한계치 상승 가능" 의 시스템을 채용하고 있으며, 이 게임의 경우 다양한 패시브를 배지의 형태로 구현해 두었다. 특이한 것은, 약 5개의 배지는 공식적으로 "치터의 배지" 라고 부르는데, 사용하는 것 자체가 치트는 아니지만 (이런 배지를 사용해야 얻을 수 있는 수집품도 있다!) 능력의 내용이 치트급이라 게임의 재미를 해칠 수 있어서 이렇게 적어 둔 것이다. 실제로 써 보면 위에서 말한 플랫포밍 구간 및 미니게임의 난이도가 압도적으로 쉬워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왜 치트를 쓰는 급이라고 적어 두었는지 이해가 간다. 전자의 경우, 게임 내 재화로 업그레이드를 살 수 있는데, 특이하게 지금까지 모은 돈으로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업그레이드 계약서를 수락하고 난 뒤 돈을 벌어서 업그레이드를 구매해야 한다. 계약서를 수락한 동안은 페널티를 받은 상태로 업그레이드를 사용해야 하며, 처음에는 단순히 능력 포인트 2점 차감이라는 약한 페널티부터 시작하지만 이후에는 체력 4칸을 깎아버리는 강력한 페널티까지 강도가 세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업그레이드의 내용이 절반 정도는 그렇게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 능력 포인트 4점 상승이나 모든 공격 스킬에 추가 효과가 생긴다는 업그레이드는 꽤 쏠쏠했으나, 체력 1칸이 남았을때 강해지는 업그레이드들은 그렇게까지 이득을 보지 못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스템 자체는 플레이어에게 장점이 전혀 없는 시스템이므로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이런 시스템을 통해 중~후반부 게임 진행이 느슨하지 않고 페널티에 따른 긴장감이 생긴다는 건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은 점이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요요를 통해 습득하면서 독특하면서도 손맛이 있는 기술들, 꽤나 넓은 게임 속 세상과 생각보다 알찬 공간의 활용을 통해 느끼는 탐험의 재미, 그리고 시청각적으로 자신만의 매력이 충분한 게임이라 추천. 플레이타임의 경우 100% 완료까지 25시간이 걸렸으며,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여러모로 완성도 높은 수작 어드벤처 게임을 해보고 싶다면 직접 사서 플레이 해 보는 걸 권장한다. 여담) 스팀 업적의 경우 특이하게 게임 100% 를 달성하지 않아도 딸 수 있는데, 수집품의 경우 50% 정도만 모아도 수집품 관련 업적을 딸 수 있고, 세이브 파일 100% 관련 스팀 업적이 아예 없기 때문. 다만, 특정 공격 기술로 수많은 적들을 공격해야 딸 수 있는 업적들이 있어서, 업적에 민감한 사람이라면 스팀 업적 목록을 읽어보고 공격 기술로 뭘 해야 업적을 딸 수 있는지 수시로 확인하는 걸 추천한다. 그 외 독특한 업적 2가지가 있는데: > Disregard for the Rules: 특정 보스를 처치하지 않고 북쪽 광장으로 도달하기. 문제는 이 특정 보스들을 잡아야 북쪽 광장으로 갈 수 있는 이동 능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인데 ...... 그냥 크게 걱정하지 말고 뉴 게임+ 를 시작하면 모든 기술이 해금된 상태로 게임을 할 수 있기에, 초반부 튜토리얼 구역에서 나오자마자 바로 북쪽 광장으로 가면 된다. 이렇게 했을 때 나오는 NPC 의 대사도 꽤 웃기다. > Popcorn Frenzy: 비둘기로 적 100마리 처치. 팝콘을 구매하면 원래는 중립적인 오브젝트에 가까운 비둘기가 팝콘을 공격하는데, 팝콘을 적에게 던져서 비둘기가 적을 무찌르는 걸 관람하면 된다. 참고로 이 상태의 비둘기는 플레이어에게도 피해를 입힐 수 있으니, 다치기 싫으면 비둘기와 팝콘 사이에서 벗어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