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손 이미 최고의 추리게임 중 하나로서 정평이 나있는 오브라 딘 호의 귀환. 다만 나에게 있어서 이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 분위기. 선상에서 벌어지는 참상들과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그것을 견인하는 오리엔탈리즘의 신비로움까지. 어릴 적 읽던 고전 서양설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는 추리를 함에 있어서 최고의 동기부여였다.

항해 중 행방불명, 1803 ~ 상선 오브라 딘 호
원숭이 손 이미 최고의 추리게임 중 하나로서 정평이 나있는 오브라 딘 호의 귀환. 다만 나에게 있어서 이 게임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점은 그 분위기. 선상에서 벌어지는 참상들과 서서히 밝혀지는 진실, 그것을 견인하는 오리엔탈리즘의 신비로움까지. 어릴 적 읽던 고전 서양설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는 추리를 함에 있어서 최고의 동기부여였다.
게임 제작자로서 이룰 수 있는 극한의 경지. 추리게임의 정수이자 역사에 남을 걸작.
수년 전 실종되었던 상선이 돌아왔습니다. 넘치는 황금과 가슴 뛰는 모험담도 없이, 오로지 죽음만을 싣고. 수많은 이의 배웅을 받고 항구를 떠났을 오브라 딘 호는 이젠 보험회사의 예상치 못한 추가 지출일 뿐입니다. 당신은 조사관이 되어 현장의 한정된 정보를 바탕으로 상선에 탑승한 피해자의 신원과 사인을 정확하게 밝혀내야 합니다. 메인 스토리만 적절히 따라가도 절반가량은 적절히 유추할 수 있고, 다른 챕터를 오가며 정보를 잘 살피면 대다수는 알아맞힐 수 있습니다. 조금 난해한 소수의 인원들은 게임 시스템상 소거법, 찍어 맞추기 등으로 해결할 수 있고 인물의 외형, 억양, 언어, 인종 등을 바탕으로 접근하면 난이도가 더욱 줄어듭니다. 단순한 포인트 앤 클릭으로 진행되는 추리게임이 아닌 내가 직접 창의력을 발휘해야 하는 추리게임을 경험하고 싶으시다면 강력 추천드립니다.
플레이어는 동인도 회사의 손해사정사가 되어 유령선 오브라 딘 호를 조사한다. 일반적인 추리 게임이 "텍스트를 읽고 단서를 조합"하는 방식이라면, 이 게임은 정지된 시간 속 현장을 직접 조사하는 관찰 기반 추리에 가깝다. 누가 누구와 같은 그룹인지, 어떤 직책인지, 어떤 국적의 선원인지조차 대사 몇 줄이 아니라 외형, 말투, 복장, 다른 인물과의 관계, 소거법(!) 등을 통해 파악해야 한다. 몇 명의 신원이 동시에 확정되는 순간, 그동안 쌓아온 가설이 맞았다는 확신과 함께 퍼즐이 맞물리는 지적 쾌감이 꽤 크다. 초반부는 튜토리얼이면서 동시에 이 게임의 정체성을 강하게 각인시키는 구간이다. 단순히 조작을 알려주는 수준이 아니라, 한 장면만으로도 이 게임이 어떤 방식으로 사건을 재구성하게 만드는지 바로 체험하게 한다. 처음 몇 개의 사건을 따라가다 보면 단일한 죽음의 원인이 아니라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사건 구조가 드러나고, 플레이어는 곧 이 배가 단순한 사고 현장이 아니라 복잡한 서사의 무대라는 걸 깨닫게 된다. 1비트 그래픽은 시각 정보를 단순화해 형태와 구도에 더 집중하게 만든다. 색 정보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인물 구분, 위치 관계, 물체 형태를 더 세밀하게 보게 된다. (반대로 구분되지 않을 때도 있다 ㅎㅎ;) 이와 함께 정지된 장면 직전에 들려주는 음성은 플레이어의 상상력을 자극하게 도와준다. Memento Mortem!
'이 새1끼는 도대체 누구인가? 그리고 이 새1끼는 도대체 왜 죽었는가?' 눈이 너무 아프고 찍기도 많이 찍었지만 천천히 드러나는 사건의 진상을 밝혀내는 재미는 확실한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