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애인들과의 관계를 다시 바로잡고 언니의 결혼식에 참여하기 위해, 예전부터 살던 작은 고향 동네로 돌아가서 갈등을 해결하는 이야기. Thirsty Suitors 는 대학에서 뛰쳐나와 연상 여성 애인과 도피한 후, 일방적으로 차인 다음에 고향인 Timber Hills 로 돌아와서, 아직도 동네에 살고 있는 이전 애인들과 가족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다. 이 게임의 장르는 조금 복합적인데, 턴제 전투 + 스케이트보드 + 요리 미니게임에 QTE 를 소금 마냥 뿌려 놓은 게임이고, 그나마 거시적으로 적자면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게임 내 텍스트가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이들을 읽는 재미가 있을 뿐더러 하나도 안 읽고 순수 게임플레이로 즐기는 건 좀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게임 진행이 대사 때문에 늘어지는 걸 싫어하면 이 게임을 추천하지는 않는다. 서론은 여기까지 적고, 이 게임의 특징에 대해 좀 더 적자면 : A. 게임플레이 위에서 말한 장르들에 대해 하나씩 적자면 다음과 같다. 먼저, 턴제 전투의 경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체력 / 마나 시스템에 (이 게임에서는 마나 대신 의지력이라고 표현하지만, 스킬을 쓸 때 들어가는 자원인 건 변함이 없고, 기본 공격으로 의지력을 회복하고 스킬을 쓸 때는 이를 소모하는 기초 틀은 익숙할 것이다) 기본공격 및 스킬을 적재적소에 쓰며 적을 무찌르면 되는 방식이다. 다만, 여기에 “도발” 이라는 시스템이 더해지는데, 도발은 상대방에게 유도할 수 있는 감정에 따라 총 5가지가 있고, 상대방에게 성공적으로 도발을 걸면 사용한 도발에 대응되는 감정을 느끼는 것에 더해 한 턴이 추가로 제공되어서 특정 감정과 궁합이 잘 맞는 스킬을 바로 쓸 수 있고, 도발이 풀린 적은 같은 도발이 먹히지 않아서 의외로 (?) 턴제 전투 시스템의 기본기가 있다. 다만, 이 전투 시스템이 뭔가 복합적인 전투로 발전하지는 않고, 다른 게임과 비교하자면 OMORI 의 전투 시스템이 게임에 구현된 정도와 비슷하다. OMORI 도 나름 재미있는 감정 시스템이 있지만, 그 게임을 엔딩까지 해 보았다면, 그러한 시스템이 보스전에서만 잘 쓰이고 잡몹전에서는 큰 의미가 없었던 시스템이라는 걸 알 것이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보스들 및 메인 스토리 관련 전투들은 각각의 개성과 패턴이 뚜렷해서 그나마 전투를 해 보는 맛이 있었지만, 일반 전투들은 첫 한 두번 볼때는 재미있었는데 갈수록 싸우는 방식이 정형화되어서 굳이 일반 전투를 여러 번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 게임이 본격적인 턴제 전투 게임은 아니고, 스토리 및 유머가 더 앞서는 게임이기에 불평하고 싶지는 않았다. 요리 미니게임의 경우는 QTE 를 통해 요리를 완벽하게 만들고, QTE 를 성공할수록 부모님의 인정이 높아져서 요리의 완성도를 높이고 더 품질이 좋은 요리 소모품을 얻을 수 있는 미니 게임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요리를 할 때 본인 스스로 하는 게 아니라 어머니 또는 아버지와 함께 요리하면서 레시피를 배워 나간다는 설정이라 그런가, 요리의 단계를 시작하고 끝날 때마다 대화가 나오며, 이 때문에 처음으로 요리를 하는 과정에서 부모와 주인공 간 만담을 듣는 과정이 재미가 있었다. QTE 가 어려울까봐 걱정을 할 수 있는데, 위의 턴제 전투에서도 QTE 가 나오기는 해서 첫 요리를 해보기 전에 어떠한 QTE 패턴이 나올지 파악하는 게 그리 어렵지는 않고, 의외로 이 QTE 들 자체도 어렵지 않아서 모든 QTE 에 퍼펙트 또는 굿 판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요리 및 전투의 난이도가 사실상 그 시스템의 복잡성이 아니라 QTE 의 성공 및 실패 여부로 갈리는데 – QTE 를 성공하면 차단하는 데미지가 많아져서 아픈 공격도 살살 맞을 수 있다 – 이 때문에 게임의 전체적인 난이도는 쉬운 편이다. 예를 들자면, 3번째로 만나는 보스전에서 발톱 공격을 날리는 호랑이가 나오는데, 이 공격에 직격으로 맞으면 220 데미지 이상이 박혀서 원콤으로 캐릭터가 사망하는 반면, 퍼펙트 가드를 성공하면 약 10 데미지밖에 안 박혀서 몇 대 정도는 탱킹을 할 수 있다. 그래서, 앞 문장에서도 적었듯이 QTE 의 감만 빠르게 익힌다면, 이 게임이 고난이도의 복잡한 게임이 아니라, 유머와 스토리 위주의 게임이라는 걸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다만, 스케이트보드의 경우는 극불호였다. 솔직히 말해 스케이트보드를 타면서 기교를 부리거나 특정 트랙을 완료해야 하는 게임들을 해 본 적이 없기도 하고, 이러한 장르의 게임들이 취향이 아니라서 사실상 이 게임을 통해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걸 처음으로 해 보는 건데, 조작감이 썩 좋지 않고, 콤보를 이어 나가는 양상 중 손이 많이 들어가는 기교는 그리 직관적이지도 않아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약 20종의 챌린지가 해금되면서 다양한 도전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쪽 방면의 컨텐츠가 대충 만들어진 건 아니지만, 조작이 삐걱거리는 와중에 챌린지 S랭 조건들은 개빡세기 때문에 챌린지를 하는 과정이 고역에 가까웠고, S랭을 맞을 때도 내가 잘 해서가 아니라 천운이 더 컸다고 느낀 게임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온전히 게임 진행을 위해 필요한 스케이트보드 조작은 빡세지는 않다는 점이지만, 이 장르를 좋아하지 않는 이상은 이 게임플레이 구간에 그리 만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B. 스토리 / 비주얼 게임의 스토리 주 줄기는 주인공 “잘라” 가 초3부터 고등학생까지 사귄 다양한 애인들을 만나며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주인공의 가족 간 관계도 회복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위에서 말한 보스전들도 – 게임의 말을 빌리자면, “구애자의 내면세계에서 벌어지는 초현실적 턴 기반 사이코 드라마 전투” 는 – 이전 애인들과 대화 및 감정 기복을 통해 화해하는 과정에 더 가까우며, 한 턴이 지날 때마다 서로 대화를 하기 때문에, 턴제 전투의 전략성에서 오는 재미보다는 전투 사이에 벌어지는 대화 및 연출을 보는 맛에 하는 게임이다. 스토리 자체는 사실 그렇게 대단한 내용은 아니다. 줄거리 자체는 가족 간 압력 / 문화의 차이 / LGBT 이슈 / 전 애인들과의 갈등 등등을 유머를 섞어 넣으면서 이해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어서 혁신적이거나 파격적인 부분은 딱히 없었다. 스토리가 파격적이기 보다는 이 게임에 나오는 캐릭터들의 비주얼이나 연출이 더 충격적인데, 거짓말이 아니라 게임 시작에는 주인공이 그리 안 예뻐 보였는데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점 다른 충격적인 인물들의 비주얼 때문에 “이 정도면 솔직히 미인인 거 같은데?” 라고 세뇌될 정도였으니 말이다. 스토리의 전개도 사실 논리적이기 보다는 갑작스러우며 빠르게 흘러가기 때문에 당황스러운 스토리 포인트가 몇 개 있었고, 마지막 보스전의 경우 연출이나 몇몇 대사는 마음에 드는데 진행이 조금 늘어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도 게임 내 유머 및 텍스트를 읽는 재미가 있었고, 결말도 매우 억지로 낸 것 같지는 않아 그럭저럭 괜찮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 게임의 감초는 스토리가 아니라 게임 내 나오는 연출들인데, 주인공이나 등장인물들이 등장 및 행동을 할 때마다 온갖 꼴깝을 떨면서 행하는 걸 보고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나올 것이다. 게임 시작할 때 강아지를 쓰다듬는 데 무슨 QTE 5단계를 걸쳐가며 매우 복잡한 쓰다듬기를 행한다던가, 손을 씻으려 하는데 몸을 360도 회전하면서 수도꼭지를 튼다던가 등등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온갖 과장된 연출들 및 개그씬들이 나와서 게임의 유머를 한 층 더 강화해준다. 게임의 몰입도가 늘어질 때마다 등장하는 컷씬들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면서 눈이 지루한 면은 거의 없었고, 그 와중에 대사들도 전혀 평범하지 않아서 이러한 개그 분위기가 이 게임에 과분하지 않게 느껴지게 만든다. 결론적으로, 유머랑 진지함의 밸런스를 잘 맞추면서 위에서 말한 스토리의 메인 소재들에 대해 너무 강압적 / 교훈적으로 서술하지 않아 플레이어에게 나름 자연스레 받아 들여질 수 있도록 쓰여진 이야기와, 난이도가 어렵지는 않고 가볍지만 시각적으로는 감상하는 맛이 있는 게임플레이를 섞어 넣은 게임이라,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서 자신만의 매력이 있는 단편 게임을 즐기고 싶으면 추천. 다만, 게임의 플레이타임이 업적을 상관하지 않고 클리어를 할 거면 약 6 ~ 8 시간으로 그리 긴 게임은 아니며, 이 때문에 게임의 가격 대비 플레이타임이 그리 좋은 건 아니라 어느 정도 할인을 할 때 해 보는 걸 권장한다. 여담) 업적의 경우, “전투 중 1000 의 체력 회복” 및 “50 번의 전투에서 이기기” 등의 약 노가다성 업적들이 있긴 한데, 다행히 게임의 엔딩을 본 이후에도 자유 탐험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2회차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