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왕의 꿈을 품은 세 번째 고양이 서사시
이제는 충분한 인지도를 확보해 자리를 잡은 고양이 게임 캣 퀘스트(Cat Quest) 시리즈의 세 번째 게임으로, 북극성의 보물을 발견하기 위해 해적으로서 활약하는 주인공 고양이의 여정을 담은 핵 앤 슬래시 스타일의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다. 같은 시리즈 내의 게임이니만큼 전반적인 게임의 분위기는 두 전작과 매우 흡사하고, 게임 방식 역시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여기에 전작과 마찬가지로 2인 멀티플레이를 지원한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해적이라는 것과 바다의 비율이 크게 늘어 항해의 비중이 커졌다는 것, 그리고 수평선을 바라보듯 카메라 시점이 지면에 가까워졌다는 것 정도가 있겠다. 여기에 일부 던전은 2D에 가까운 구성을 보이고 아이템 수집을 위한 편의성이 한결 좋아지는 등 자잘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한편 전작과 마찬가지로 한국어를 지원하는데, 고양이의 특성을 잘 살린 각종 언어유희를 잘 의역하는 등 번역의 퀄리티는 제법 괜찮은 편이다.
이제는 시리즈의 정체성과도 같은 2등신의 깜찍한 동물 캐릭터, 쉽고 간편한 조작과 묘하게 찰진 타격감, 핵 앤 슬래시에 가까우면서도 약간의 컨트롤을 요구하는 전투는 여전히 건재하다. 이번작에서는 나름 해적이라고 근거리 무기와 원거리 무기를 스왑하며 전투를 치르게 되는데, 칼과 총을 번갈아 활용하는 것이 영락없는 신항로 개척 시절의 해적을 보는 듯하다. 회피로 적의 공격을 피하고 마법과 일반 공격을 퍼부어 적을 처치하는 전투는 여전히 단순하긴 해도 찰진 타격감이 어우러져 꽤나 흥미롭다. 여기에 스토리 전개가 빠른 데다가 그만큼 레벨이 오르는 속도도 제법 빠른 편이다.
배를 타고 바다를 누비는 항해는 (이 시리즈가 늘 그래왔듯) 단순하고 간결하게 진행된다. 배에 오르면 바다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고 대포를 발사해 다른 해적선들을 침몰시킬 수 있다. 오로지 이것 뿐이긴 해서 조금 허전한 감이 있지만 오로지 항해로만 도달할 수 있는 구간도 있고 배를 탄 상태에서 치르는 보스전도 있고 해서 항해를 마냥 배제할 수만은 없다. 그래도 이 정도면 해적이라는 소재를 단순명쾌한 게임 플레이로 잘 풀어냈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전작에 비해 스케일은 조금 줄어들었다. 세계관의 크기는 전작과 비슷하나 항해의 비중이 커진 탓인지 구역이 크고 넓게 나뉘어져있고 메인 스토리 및 서브 퀘스트 역시 그만큼 짧고 적어졌다. 여기에 수집할 수 있는 아이템의 종류도 전작과 비교하면 그다지 많은 편은 아니다. 스케일이 줄어든만큼 플레이 타임도 살짝 줄어들었는데, 2편보다는 확실히 짧고 1편보다는 그래도 긴 편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2회차 요소인 뉴 게임+를 감안하더라도 전작의 볼륨을 생각한 이들이라면 조금은 실망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결론적으로 캣 퀘스트 3는 두 전작을 통해 자리 잡은 시리즈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면서도 해적이라는 새로운 소재를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깜찍하게 풀어낸 괜찮은 액션 롤플레잉 게임이다. 스케일이 줄어든게 조금 아쉽긴 하지만 고양이의 개성을 잘 살린 언어유희와 스토리 전개, 찰진 타격감의 흥미진진한 전투는 여전히 훌륭하다. 두 전작을 플레이해본 이들이라면 이번작 역시도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며, 쉽고 깜찍한 게임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한 번 쯤 반드시 플레이해볼 만한 게임으로 적극 추천한다.
P.S! 결말에서의 언급을 보면 차기작은 뭔가 큰게 올 것 같은 분위기라 왠지 모르게 기대가 좀 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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